국가가 ‘영유아 교육 교과서’ 만들어야 한다…미래유아교육 기획①
국가가 ‘영유아 교육 교과서’ 만들어야 한다…미래유아교육 기획①
  • 백지선
  • 승인 2014.05.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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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프로그램 필요성 절실

한국의 어린이집(보육기관)ㆍ유치원(교육기관) 교사는 바쁘다.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고 생활지도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을 가르칠 때 사용할 교구ㆍ교재,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보육ㆍ유아교육 교사가 교재를 만드는 일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 정작 돌보고 가르치는 일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직접 교구ㆍ교재, 프로그램을 만드는 이유는 한국에 ‘영유아 교육 교과서’가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교육과정에 속해 있으나 공교육의 범주가 아니기에 국가에서 유아교과서를 따로 만들지 않는다.

결국 이 피해는 고스란히 ‘내 아이’에게 돌아온다. 이는 국가적 손해고 나아가 국가 인재 양성에 저해가 된다.

미래유아교육학회 이영석 회장은 교사가 현장에서 아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학회를 지원해 영유아 공통교육과정 교과서, 즉 ‘누리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비타임즈는 보육ㆍ유아교육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각별히 필요하다는 이 회장을 만나 누리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 미래유아교육학회 이영석 회장(유아교육학 박사)

 


◇현재 영유아교육의 질ㆍ편차 기관마다 제각각

Q. 미래유아교육학회에 대해 소개해달라.

A. 이 회장 : 미래유아교육학회의 미래는 ‘어린이가 어른의 희망이자 비전이다’라는 것과 ‘변화와 혁신을 통한 창조다’라는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미래유아교육학회는 유아교육학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비영리 학술단체다. 유아교육이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도모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토론과 연구의 장을 열어 우수 연구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국내외 유아교육 학문을 교류하며 발전해나가고 있다.

유아교육은 이론이면서 동시에 응용사회과학 성격을 띤다. 현장 교육이 중시되는 학문이기에 현장 교육에 도움이 되는 세미나도 자주 열린다.

Q. 정부에서 유아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유아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제공한 적이 없다고 알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유아교육학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A. 이 회장 : 한국의 초중고교 과정은 정부에서 관리한다. 각 학문 분야의 전문가가 교과서를 집필하고 전문가가 만든 책으로 교사는 수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교육과정에 있으면서도 공교육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아교과서가 따로 없다. 유아교과서라면 교구와 교재, 프로그램을 말한다. 즉 매일, 매주, 매월, 어떤 교구와 교재,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지 기준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가 현장에서 영유아 전문가로서의 품성과 역량을 발휘하기 보다는 책과 실기수업연구 몰두에 힘을 쏟고 있다.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면 그 피해는 영유아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또 유아교육이 공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저마다 다른 지식을 갖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는 빈부격차와 지역차를 유발하게 된다. 공통교육을 하지 않으니 아이마다 발달수준이 천차만별이다.

결국 2012년 어린이집과 유치원 관계자들이 모여 교육과정을 통일해 누리과정이 탄생했다.


▲ 출처 = 아가월드

 


◇유아교육 전문가가 누리과정 프로그램 만들어야

Q. 그렇다면 누리과정 교구와 교재, 즉 프로그램은?

A. 이 회장 : 하지만 누리과정만 있을 뿐 누리과정 교구와 교재, 프로그램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자료집만 있고 아이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은 없다.

누리과정 교구와 교재 및 프로그램은 유아교육 전문가인 교수진과 단체가 힘을 모아 만들어야 한다.

교사는 유아교육 현장의 전문가이지만 교과서를 집필하고 검수하는 부분에서 편향된 사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학회는 비영리단체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성을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학회가 누리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Q. 누리과정 프로그램 만들기 진행상황은?

A. 이 회장 : 보육기관인 어린이집과 교육기관인 유치원의 과정을 합해 ‘2012 누리과정 만5세 기준’이 탄생됐다. 누리과정 지침서 11개도 함께 만들어 법으로 공포했다. 이후 ‘2013 누리과정 만3세 기준’도 만들었다.

현재 정부는 2012년부터 누리과정을 받을 수 있는 연령대 아이들을 둔 학부모에게 쿠폰을 발행해 보육ㆍ교육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누리과정은 겨우 만들어졌지만 누리과정 프로그램은 아직 만들지 못한 상황이다. 현장에 누리과정 프로그램이 빨리 공급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하야 한다.

그래야 교사가 교육과 생활지도에 힘쓸 수 있다. 교사가 현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정부의 지원 없이는 힘들다.

▲ 출처 = 아가월드

 


◇보육ㆍ교육기관이 부모의 믿음을 얻어야

Q. 누리과정 프로그램이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A. 이 회장 : 아이들의 문제행동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집단생활에 문제를 겪는 아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아이, 소외아동 등 무척 다양하다. 부모는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 부모 대신 아이들이 문제행동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보육ㆍ유아교육 교사다.

그래서 정부는 법을 만들어 누리과정 프로그램 만들기 지원을 해야 하고 학회는 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교사는 전문가 집단이 만든 프로그램을 현장에 도입해 아이들을 지도하면 된다.

현재는 교사에게 모든 짐이 지워져 있다. 교사의 업무가 너무 과정하고 환경도 열악하다.

누리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부모가 고민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

영유아의 부모는 20-30대로, 한창 일할 나이다. 이들이 일ㆍ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국가가 최대한 지원해야 저출산시대를 돌파할 수 있다.

보육 및 교육기관은 부모가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을 부모에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영유아들의 부모세대는 국가 존립을 결정하는 젊은 층이다. 이들이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조성해야 한국에도 미래가 있다.

▲ 미래유아교육학회 이영석 회장(유아교육학 박사)

 


◇누리프로그램 심화과정, 아이의 능력 골고루 발달시켜

Q. 누리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알려달라.

A. 이 회장 : 만3세 때 아이의 발달이 잘 이루어져야 만4세 때도 해당 나이에 이루어져야 하는 발달이 잘 이루어질 수 있다. 나이에 따른 기초를 완벽하게 다져야 한다. 누리프로그램에는 각 시기에 완성돼야 하는 발달과업(10~12개월)이 지정돼 담겨 있다.

물론 아이마다 언어나 감각이나 도형 등 각 분야별로 뛰어남, 부족함을 보인다.

예를 들어 언어에 소질이 있는 아이라면 오후 특별반 심화활동을 통해 해당 능력을 더욱 발달시킬 수 있다. 이는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능력도 발달시킬 수 있다.

다른 분야는 다 잘 따라오지만 유독 정서 발달이 느린 아이라면 역시 추후 활동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각 분야 능력이 골고루 발달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된다.

즉 유아교육의 핵심인 정서, 신체 인지, 언어, 사회 능력 등을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게 누리프로그램의 목적이다.

누리프로그램의 큰 뜻은 아이 개별마다 능력 차이가 있을 때 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다. 만약 특정 분야에 뛰어남이나 부족함을 보이면 각 분야가 고르게 발달할 수 있도록 연장.심화.보충을 시켜주는 심화 및 보충과정도 이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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