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순실 국정농단’ 하나은행 본격 수사하나
특검, ‘최순실 국정농단’ 하나은행 본격 수사하나
  • 김복만
  • 승인 2017.02.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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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부위원장실 압수수색…이상화 본부장 특혜승진 조사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KEB하나은행을 겨냥한 게 아니냐 하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금융위 부위원장실과 자본시장국·금융정책국의 컴퓨터 내 자료를 전방위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순실씨를 도운 하나은행 이상화 본부장의 승진에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정찬우 현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부위원장실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이상화 하나은행 본부장은 독일법인장(지점장급)으로 근무할 당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대출을 도운 것으로 금융감독원의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독일 법인은 보증신용장을 근거로 정씨에게 25만유로(약 3억1,000만원)를 0% 후반대 금리로 대출을 해줬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특혜 의혹은 0%대 대출 금리와 대학생인 정씨가 어떻게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보증신용장으로 저리의 대출을 받았는지에 집중됐다. 보증신용장 대출은 일반대출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금리·수수료도 낮다.

▲ 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을 받은 금융위원회.

 


금감원과 하나은행은 독일 법인의 정씨에 대한 대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학생인 정씨가 일반 고객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씨의 거래를 담당했던 이 본부장이 귀국 후 승진을 거듭했다는 점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다.

이 본부장은 올해 1월, 7년간의 독일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았고, 이후 한 달 만인 2월에는 임원급인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수석이 금융위에 압력을 넣었고, 정찬우 전 부위원장(현 KRX 이사장)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인사 청탁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본부장은 또 최씨가 이권을 노리고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미얀마의 ‘K타운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유재경 현 대사를 최씨에게 소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본부장과 유 대사는 독일 근무 이력이 있고, 당시 같은 친목단체에서 활동하며 가까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본부장은 특검이 추가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인사 혜택 등을 통해 박 대통령 측이 최씨의 미얀마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달 9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의사진행발언에서 “당시 KEB하나은행 이상화 현지법인장이 최순실의 부동산 구입 및 은행 전담 업무를 담당했다”면서 이 본부장에 대한 특검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초 최씨의 딸 정씨에게 ‘특혜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을 받아온 하나은행에 대해 종합검사를 벌였다.

정씨가 연리 0% 후반대의 특혜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28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처음 제기했다.

정씨는 2015년에 어머니 최씨와 공동명의로 된 평창 땅을 담보로 잡고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보증신용장을 발급받아 독일에서 0% 후반대 금리로 3억원 넘는 대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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