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마음의 온도’ -13.7℃…경제 불황 걱정
한국인 ‘마음의 온도’ -13.7℃…경제 불황 걱정
  • 송지나
  • 승인 2016.10.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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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마음의 온도 영하 20.7도로 가장 낮아
“경제 불황으로 마음의 온도 더 낮아질 것” 응답 가장 많아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 요즘. 한낮의 날씨는 여전히 열기를 품어내고 있지만 뉴스에서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과 경제 불황으로 인해 한국인들의 ‘마음의 온도’는 영하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10명중 7.5명은 계절적 추위보다 심리적 추위를 더 크게 느끼고 있으며, 심리적 체감온도라 할 수 있는 ‘마음의 온도’는 영하 13.7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마음의 온도’는 해가 갈수록 더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76%에 달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가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세대별(고등학생, 대학생(취업 준비생 포함), 2030직장인, 40대 직장인, 50대 직장인)로 5개 그룹 각 200명씩, 총 1천 명을 대상으로 ‘마음의 온도’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네파의 조사 결과,  또 자신의 타인들에 대한 배려 점수는 63.2점에 불과한 것으로 응답해 어려운 경제 여건 탓에 스스로를 챙기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사회적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준생, 영하 20.7도…심리적 추위 심각

‘심리적 추위’와 ‘계절적 추위’ 중 어느 것이 더 견디기 힘든 추위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5%가 ‘심리적 추위’가 더 춥다고 답했으며, ‘계절적 추위’라고 답한 응답자는 9.2%에 불과했다. (같다는 응답자 15.8%) 

각 세대별로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 전체 평균은 영하 13.7도로 조사됐다. 지난해(영하 14도)보다는 0.3도 올랐으나, 여전히 한국인의 심리적 온도는 강추위를 체감하고 있었다.

세대별 ‘마음의 온도’를 보면 취업 대란 시대의 대학생 및 취업 준비생 그룹이 영하 17.3도로 심리적 추위를 가장 많이 느끼고 있으며, 특히 취업 준비생 그룹만의 마음의 온도를 따로 조사했을 때 영하 20.7도로 나타나 취준생들이 느끼는 심리적 추위가 가장 심했다. 

뒤를 이어 고등학생 그룹 영하 15.7도, 2030 직장인 영하 12.9도, 50대 직장인 영하 12.1도, 40대 직장인이 영하 10.7도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학생(고교생·대학생·취준생) 그룹의 평균 온도는 영하 16.5도로 영하 11.9도인 직장인 그룹 평균보다 4.6도 낮게 나타나,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세대의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심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들에 대한 현실적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응답자 76%, “마음의 온도 더 낮아질 것”…‘경제 불황’ 이유 1순위

앞으로 ‘마음의 온도’가 높아질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76%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 응답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13.3%)보다 훨씬 더 많았다. (변화 없음은 10.7%) 

마음의 온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이유로는 ‘불황으로 인해 경제전망이 밝지 않아서’(36.3%)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갈수록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세상이 될 것 같아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31.4%로 나타나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여가 및 휴식이 부족’(12.9%), ‘세상 인심이 더 각박해질 것 같아서’(10.0%),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소통 부족 등 대인관계 축소’(6.2%), ‘안보 및 재난문제’(3.1%) 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보면 마음의 온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해(79.1%) 보다 3.1% 줄었고 마음의 온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해(11.4%)보다 1.9% 늘었다.

또 지난해는 ‘치열한 경쟁(39.9%)’이 ‘경제 불황(36.5%)’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올해는 경제 불황을 가장 많이 꼽아 국민들이 경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려심 착시 점수 8.9점… 2030세대 “배려하지도, 받지도 못해”

한편 네파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더 훈훈하고 따뜻한 세상이 되기 위해 사회 구성원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1위로 ‘배려’가 뽑힌 바 있다. 이에 네파는 한국인의 배려 점수도 올해 처음으로 조사했다.

일상에서 ‘타인이 나를 대할 때의 배려 점수는 몇 점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평균 점수가 54.3점으로 집계됐다. 반면 ‘내가 타인을 대할 때의 배려 점수는 몇 점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평균 점수가 63.2점으로 나타났다. 

개개인의 집합이 공동체라 할 때 내가 실천하는 배려심과 타인으로부터 받는 배려심의 차이인 ‘한국인의 배려심 착시’ 점수는 8.9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2030세대 직장인의 경우 ‘자신의 타인에 대한 배려 점수’(59.1점)나 ‘자신에 대한 타인의 배려 점수’(50.3점) 모두 조사 대상 세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다른 세대에 비해 배려를 하지도, 배려를 받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8만원 세대’와 ‘N포 세대’로 대변되는 무력감, ‘흙수저’로 상징되는 자조감 등 현재 대한민국 20~30대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치열한 경쟁과 빠듯한 경제 환경으로 인해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국민 10명 중 7명, “미담 접할 때 ‘마음의 온도’ 올라가”

응답자들의 70.5%는 주변에서 미담이나 선행 등 따뜻한 이야기(뉴스)를 접할 때 마음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응답해, 국민들은 따뜻하고 감동적인 미담을 통해 작은 위로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그렇지 않다 10%, 모르겠다 19.5%).

어떤 미담을 통해 가장 감동을 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올해 추석 명절까지 접한 뉴스 중 가장 따뜻한 뉴스와 마음을 더 춥게 만든 가장 차가운 뉴스는 무엇일까?

화재로 집안 곳곳이 타고 그을렸으나 피해를 복구할 형편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조손 가정을 위해 자비를 들여 직접 집수리를 해준 서울 송파소방서 장형덕 소방경과 6명의 천사 소방대원들의 선행이 17.3%의 지지를 얻어 가장 따뜻한 뉴스로 선정됐다. 

이어 부산 기장군 곰내터널에서 유치원 버스가 전복되자 유치원생을 안전하게 구해내 ‘곰내터널의 기적’을 만든 ‘아재 구조단’(16.1%), 폭염에 고생하는 경비원, 택배기사 등을 위해 얼린 생수를 기부한 ‘냉수 천사’ 이재형 씨(12.5%) 순으로 공감을 받았다.

반면 올해 가장 마음을 춥게 한 ‘차가운 뉴스 유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8.1%가 심정지로 쓰러진 택시 기사를 그대로 두고 골프여행을 떠난 승객 등 주변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각박해진 사회의 모습을 드러낸 뉴스라고 답했다.

두 번째로는 아파트 경비원이나 아르바이트생 등에 대한 폭언이나 폭행 등 ‘갑질’형 뉴스(14.7%)가 꼽혔으며, 아동 학대 뉴스가 13.9%로 3위에 선정됐다.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신호창 교수는 “저성장, 부의 격차 증대 등으로 인해 자기중심적 삶이 강화되면서 사회적 관계가 배려심보다는 갈등 프레임에 갇히고 있다”며 “사회적 연대감이 높을수록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로 발전할 수 있기에 주변을 좀 더 배려하는 상생의 정신이 실천될 때 ‘마음의 온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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