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칼럼] 워킹맘이 알아야 할 애착육아
[김영화칼럼] 워킹맘이 알아야 할 애착육아
  • 송지나 기자
  • 승인 2015.12.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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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화 강동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요즘 부모들은 아이 키우는 것을 무척 어렵게 여깁니다. 왜 그럴까요?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보고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잠투정을 하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것 같이 사소한 문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부모가 있습니다.

반면, 말하기가 늦고 사람이 불러도 반응이 없는 행동은 꼭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한 문제인데도 자라면 나아지겠지 하고 무시하는 바람에 치료시기를 놓쳐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자신의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가 잘 자라서 성인이 되어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보내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는 자녀를 행복하게 만드는 성공적인 양육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 입장에서 자신이 부모에게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으려면 부모는 자녀에 대한 ‘사랑의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저는 20년 이상 소아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문제를 가진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많이 만나왔습니다. 앞으로 베이비타임즈 지면을 통해 많은 부모들이 진료실 문을 두드리지 않고도 자녀의 문제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과 기술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부모로서 더욱 행복하고 내 아이의 부모라는 사실에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고 사랑으로 산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아이들은 우유만으로 살 수 없다’고 한 할로의 새끼원숭이 실험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은 왜 엄마를 따르는 것일까요? 엄마가 먹을 것을 주기 때문에? 60년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의 엄마에 대한 애착은 오로지 음식에 의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할로의 원숭이 애착 실험

하지만 할로는 원숭이에게 그림에서처럼 두 가지 형태의 어미 대용물을 주었습니다. 한 대용물은 철로 된 몸체에 젖병을 달아두고, 다른 대용물에는 젖병 없이 타월로 몸을 감싸두었습니다. 그리고 새끼원숭이들이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 누구를 선택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새끼원숭이들은 젖을 주는 어미가 아니라 타월 천으로 만든 어미를 선택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아이들이 엄마를 사랑하는 것은 엄마가 달라붙을 수 있는 부드러운 존재이기 때문에, 즉 자신을 사랑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새끼원숭이를 어미 품에서 떼어내고 격리시키면 이는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어 새끼는 큰 슬픔에 잠기고 이후 오랜 기간 고통을 받게 됩니다. 할로의 실험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인 것 같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놀라운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요즘 육아 서적의 키워드는 ‘애착육아’입니다. 제가 새끼원숭이 실험을 길게 설명한 것은 사실 ‘애착육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애착이란 엄마와 아기가 생후 2~3년간 서로 따뜻한 신체적 접촉을 통해 만들어지는 끈끈한 정입니다. 그리고 이 애착이 건강하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이는 자라면서 많은 문제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0~3세 아이에게 꼭 필요한 애착형성

애착은 아기가 태어난 후 정상적 발달을 하기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것입니다. 애착형성이 제대로 되지 못할 경우, 아이는 자라서 다른 사람을 불신하게 되고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초도 마련되지 않습니다.

애착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마음입니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고, 우울하거나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느라 아이 양육을 소홀히 하면 불안정한 애착이 만들어집니다. 건강한 애착 형성은 부모와 아이와 하루 종일 같이 있다고 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에 90분 이상이면 애착형성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고, 30분 정도 시간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아이와 함께 몸을 부비며 놀아주면 건강한 애착이 만들어집니다. 안아주고 뺨을 만져주는 스킨십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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