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희준 (주)씨에이팜 대표 “사회공헌과 고객감동을 경영한다”
[인터뷰] 박희준 (주)씨에이팜 대표 “사회공헌과 고객감동을 경영한다”
  • 정재민
  • 승인 2015.06.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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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준 (주)씨에이팜 대표. 한국출산장려협회장

 

[베이비타임즈=정재민 기자]  “사회공헌과 고객감동으로 Respected & Loving Company 만들겠다.”

박희준 씨에이팜 대표의 경영 이념이다. 박 대표는 한국출산장려협회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구글이 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이자 유엔미래포럼 이사인 토마스 프레이 박사는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미래에 한국의 발목을 잡는 큰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출산장려를 위해 출산장려지원, 신생아지원, 육아서비스지원 등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딱히 정책이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 듯하다.

민간단체로는 한국출산장려협회(회장 박희준)가 두드러진 활동을 전개 중이다. 협회는 2010년 협회 설립 이후 출산장려구국운동포럼 개최, 자녀많이낳기기원 국토순례지원, 맘비(맘&베이비)스쿨 운영, 다둥이 마라톤대회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박 회장이 한국의 저출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한 것은 (주)씨에이팜을 설립할 2001년 무렵부터였다. 씨에이팜은 임신부들 사이에서 튼살크림인 ‘프라젠트라’ 시리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이 임신부터 출산까지 임산부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된 ‘프라젠트라’의 탄생 배경과 존경 받고 사랑 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씨에이팜 박희준 대표를 찾았다. 

Q : 어떤 계기로 저출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A : 딱히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업(건설업)에 실패하고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다가 다시 재기하는 시점에 사회에 뭔가 기여하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던 때였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는데 이때만 해도 지금처럼 저출산 문제가 두드러지진 않았다. 당시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것이 저출산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거기에 꽂혔는지 모르겠다.(웃음)

Q : 임산부들에게는 ‘씨에이팜’ 하면 튼살크림인 ‘프라젠트라’를 떠올릴 정도로 인기다. ‘프라젠트라’를 만들게 된 계기는?

A : 2000년도에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때 옆 자리에 있던 임신부들이 하는 얘기가 ‘프라젠트라’ 탄생의 계기가 됐다.

배가 불러오면서 자꾸 살이 터져 걱정이라는 얘기였다. 살이 터지니 보기 흉해서 다시 애를 갖기가 무서울 정도라는 것이다. 듣고도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산부인과 의사에게 물어보니, 애를 가지면 거의 누구나 뱃살이 터지는 거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때 ‘바로 이거다’하고 무릎을 쳤다.

뱃살 터지는 게 애 갖기 무서울 정도라면 뱃살 터지지 않게 예방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때부터 산부인과와 피부과 의사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뱃살 터지는 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의사들은 그게 거의 다 유전이다, 임신하면 다 생기는 거다, 옷으로 가려지는데 별 상관없다는 반응이었다. 결론적으로 왜 살이 트는지도 잘 몰랐다. 그만큼 관심 밖의 영역이었던 거다.

하지만 난 살이 터서 고민하는 임산부에게는 그렇게 하찮게 여길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튼살’이라는 명칭도 없었다. 내가 용어를 만든 거다. 그리고 조사해 보니 유전적 요인만도 아니었다.

결국 왜 살이 트는지 알게 됐다. 임신을 하면 몸에서 부신피질호르몬이 나오는데 이는 진피층의 콜라겐․엘라스틴의 두께를 얇게 만든다. 뱃속의 아이가 커지면서 피부가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 피부 두께가 얇아져 튼살이 생기는 거다.

Q : ‘프라젠트라’를 만든 이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A : 시제품을 만들고 나서 산부인과, 피부과,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설명회를 가졌다. ‘튼살’의 원리에 대해 얘기했더니 ‘그거 별것도 아니네’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래서 ‘그럼 전에는 왜 튼살이 유전이라고 했냐’고 반문했다. 사실 원리를 알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콜럼버스 달걀’ 같은 거다. 난 관심이 있었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는 차이 밖에 없다.

‘프라젠트라’는 의료용 화장품이다. 이때부터 ‘코스메슈티컬’(의료용 화장품)이란 단어를 썼다. 코스메틱(화장품)과 의약품(파마슈티컬)의 합성어다. 외국에서는 사용됐지만 국내에선 내가 처음 사용한 것 같다. 2000년에 은행에서 신용자금으로 500만원을 가지고 제품을 생산하고 2001년에 씨에이팜을 만들었다.

Q : 500만원으로 시제품을 만들어 사업을 시작하기엔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지 않았나?

A : 사실 돈 한 푼 없었다. 500만원 은행 융자도 쉽지 않았다. 그 이전에 사업(건설업)을 하다 부도가 나서 신용불량까지 갔던 흔적이 남아 있던 상태였다. 보통 부도가 나면 은행 돈은 떼먹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걸 다 갚았다. 그 점을 은행에서 높이 사서 융자해 준거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을 찾았을 때도 난감했다. 수중에 500만원 밖에 없어서 초도물량 600개(300만원)만 주문했더니 공장장은 물건 주문을 하려면 최소 주문량이 1,000개는 돼야 한다고 거절했다. 그래서 ‘지금은 돈이 없으니 한 번 사정을 봐 달라. 아는 사람 있으면 모 제약회사에 전화 한 번 해 달라. 박희준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믿을 만한 사람인지 물어봐 달라’고 했다. 제약회사에서 근무할 때 회사 사람들에게 쌓아 놓은 신뢰를 마지막 보루로, 공장장에게 제안을 한 것이다.

실낱같은 가능성이 상상 못할 성과로 돌아왔다. 며칠 후에 공장장으로부터 제품을 만들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전에 근무하던 제약회사에 연락을 해서 나에 대해 물어봤던거다. 그렇게 해서 시제품에 300만원 쓰고 200만원이 수중에 남았다. 말하자면 200만원이 운전자금이었다.

자그마한 부스를 얻어 기존에 알고 지내던 지인을 초청했다. 디자인과 문구도 직접 만든 초라한 팸플릿이었지만 지인들에게 열정적으로 제품의 기능과 비전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지인들은 오히려 이런 내 열정에 감동했다고 한다. 그들은 적은 돈이지만 초기 사업비용으로 쓸 돈을 통장으로 보내왔다.

이후 전국에 지사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상품성을 알아 본 사람들이 보증금을 가지고 지사를 신청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 집사람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고 나는 외판을 다니며 사업을 시작했다. 3년이 돼서야 손익분기점을 맞추게 됐다.

Q : 적수공권(赤手空拳)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가진 것 없이 시제품을 만들 때부터 여러 우여곡절 끝에 ‘프라젠트라’라는 독보적 상품을 만들었다. 그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 먼저 ‘성실’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성실한 사람이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실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둘째는 ‘신뢰’다. 은행에서 500만원이나마 융자를 받을 수 있었던 거나, 공장에서 초도물량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신뢰 때문이었다. 회사와 직원에 신뢰를 얻고, 고객에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했고 또 주위에서 그렇게 인정해줬다.

Q : ‘씨에이팜 글로벌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A :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자본과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판로 개척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중소 육아용품업체의 제품을 씨에이팜 브랜드로 유통채널을 공동 활용하는 것이다. 물티슈, 임신부용 속옷, 이유식 용기 등이 있다.

Q : 직원들의 직함이 독특하다고 들었다.

A :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린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후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일본항공 회장 ‘이나모리 가즈오’다. 이 사람이 성공의 방정식에 대해 말한 게 있다. ‘성공=사고방식*열정*능력’이다. 이것은 곱셈이기 때문에 셋 중 하나만 제로가 돼도 성공할 수 없다.

그리고 열정과 능력은 1부터 시작하지만 사고방식의 범위는 마이너스부터 플러스까지다. 열정과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사고방식이 마이너스이면 성공할 수 없다. 열정과 능력보다 사고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 목표는 한국의 ‘경영의 신’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의 이름 뒤에 신(神)을 붙이기로 했다. 김○○神, 이 대리神, 박 과장神 같이 부른다.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의미다.

Q : 씨에이팜의 목표는 무엇인가?

A : 우선 장수기업이 되는 거다. 그러려면 망하지 않아야 한다.(웃음) 회사 설립하기는 어려워도 망하기는 쉽다. 먼저 직원과 고객에 감사하지 않는 회사는 망한다. 그리고 직원들에 교육을 시키지 않는 회사도 망한다. 또 입소문이 안 좋은 회사는 망한다.

씨에이팜은 장수기업에서 멈추지 않고 세계 시장을 공략해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성장할 거다. 그러기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 세계 24개국에 우리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인만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적용된다. 기업의 이윤추구라는 본연의 목적 외에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식과 실천이 필요하다.

‘코스메슈티컬’로 글로컬라이제이션(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과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의 합성어) 경영으로 세계 속의 씨에이팜 그리고 씨에이팜 제품의 세계화를 이뤄내겠다.

또한 사회공헌과 고객감동으로 사회와 고객으로부터 존경 받고 사랑 받는 기업이 되겠다. 박 대표는 사무실 한쪽 벽 상단에 붙어있는 ‘CA PHARM is Respected & Loving Company'라는 문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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