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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오피니언 여덟 번째 이야기 소아비만 국가적으로 큰 관심 가져야 할 때 아이들 성장상태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0~3세 육아 핵심 가이드북‘ 도움 되길 기대
[인터뷰] 서울성모 류인혁 교수 “우리 아이 잘 먹고 잘 살자“
2021. 07. 05 by 유경수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인혁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류인혁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최근 들어 지구촌은 간편하게 먹을수 있는 먹거리, 간편하게 시간을 보낼수 있는 놀이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콘텐츠들이 증가하고 있다.

‘더 맛있고, 더 빠르고, 더 간편한 세상’

정해진 24시간 속에서 증가하는 콘텐츠들을 통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과도 같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돈’과도 같으며 ‘미래’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인류는 분명히 문명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는 법.

위에 언급한 3가지를 얻는 조건에는 치명적인 담보가 필요하다. ‘건강’이다. 세 가지를 반대로 보자면 ‘더 자극적, 더 느리게, 더 게으르게’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대문화, 식습관 문제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성인비만의 문제보다도 이 질환으로 인해 생기는 합병증이 사실은 더 무섭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대표적 단골손님이며 많은 현대인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최근 들어 ‘비만‘은 성인을 넘어서 소아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아비만의 증가 원인으로 늘어난 패스트 음식, 스마트 폰의 높아진 의존도가 주된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또한 코로나19로 작년에 모든 수업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며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병원의 영양사는 “저학년일수록 기본적으로 균형이 골고루 이루어진 식단 속에서 천천히 소화시키며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는 성인에서의 식습관과 연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기름진 음식, 스마트폰 게임, 앉아서 하는 PC 게임 등 즉 야외활동이 점점 줄어드니 결과적으로 비만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의료 전문가는 “소아비만은 결국 성인병이라고 불리우는 여러 증상들이 이른 시기에 다양하게 노출된 것“이라며 “따지고 보면 성인병이 걸리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아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사성증후군은 성인 시기의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에 미치게 된다. 특히 몸이 완전히 자라지 않은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 비만이 발생하게 되면 성조숙증, 성장장애 등의 신체적 문제와 함께 학습장애, 자신감 상실,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현대인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아비만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했다. 소아청소년 전문의 서울성모병원 류인혁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 시간을 빌려 바쁜 일상으로 소홀했던 아이들의 건강을 체크해보자.

Q. 최근 소아비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아비만이란 무엇인가요? 

소아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소아비만의 환자수가 전체 소아의 20%가 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소아비만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소아비만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성인비만과 비만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아비만인 아이들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게 될 확률은 5배 이상이며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염, 당뇨 등의 합병증의 위험도 매우 높아집니다. 실제로 ‘The harvard growth study‘의 연구에서 소아, 청소년기에 비만인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과체중 또는 비만의 기준에 들어간다면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더 늦기 전에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소아비만에 해당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비만을 얘기할 때는 키와 몸무게, 연령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키가 크면 당연히 몸무게가 더 나갈 수 있고 나이에 따른 평균치도 당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부모님들이나 주변 어른들의 기준과는 조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령과 키를 고려한다면 생각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생각보다 많이 나가는 경우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소아비만은 신장별 체중이나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정의합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성장상태 측정 계산기를 통해 기본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자료=질병관리청 갈무리)
아이들의 성장 상태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측정 계산기를 통해 기본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자료=질병관리청 갈무리)

2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비만’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으며, 신장별 체중이 95백분위 수 이상이면 ‘과체중’이라고 합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2세 이상의 소아에서는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85~95백분위수이면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합니다. 또한 체질량 지수가 95백분위수의 1.2배 이상일 때 ‘고도비만’이라고 정의합니다.

Q. 소아비만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합병증은 무엇이 있나요? 

소아비만이 늘고 심해지면서 이전에는 소아 시기에는 보기 어려웠던 비만 합병증이 이른 시기에 벌써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성인병이라고만 생각하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염 등이 소아 시기에서 이미 발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외래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진료하다 보면 지방간염, 고지혈증 등이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하며, 그 이하의 연령에서도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적극적인 생활 습관 교정을 하며 추적관찰을 하면 되지만 그 정도가 심한 경우라면 약물 치료 등을 시작하는 수도 있습니다.

또한 비만이 심한 아이들은 자신이 클 수 있는 키보다 더 성장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100%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충분한 주의는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어렸을 때는 또래 아이들보다 덩치와 키가 컸지만 나중에 커서 보니 키가 생각보다 많이 안 큰 아이들이 그런 케이스인데요.

과거 영양 결핍이 많은 시기에는 ”잘 먹으면 키로 간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의 현실과는 맞지 않습니다. 지금은 영양이 부족해서 키가 안 크는 아이들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빨리 크다가 나중에는 클 수 있는 키보다 작게 크게 되니 큰 손해를 입게됨으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Q. 이 질환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섭취,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인해 줄어드는 야외활동 등이 '뚱뚱'해지는 길로 안내하는 것이지요. 간단하게 말해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들을 빠른 속도로 먹고 바로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는 행위가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것입니다.

결국 소아비만은 몸에서 보내고 있는 ‘괴로움‘의 적신호입니다.

또한 소아비만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1% 미만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식습관, 운동부족이 원인이 아니라 다른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증상이나 위험 요인이 있거나 특히 저신장과 동반해 비만이 있는 경우는 내분비적 문제를 포함해 기본 검사가 필요합니다.

Q. 대표적인 검사방법 및 치료방법을 소개해 주신다면?

최초 한번 진료를 통해 위험요인 평가, 비만 합병증 검사를 할 것을 권고드립니다. 전반적인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검사를 통해 위험도가 높거나 비만을 판정받게 되면 기본적인 치료부터 진행합니다.

소아소화기영양학회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신체활동을 늘리고 누워 있는 시간을 1~2시간 이내로 줄이며, 수면시간 외에는 누워 있는 것을 가급적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가당음료 줄이기, 패스트푸드 섭취 줄이기, 작은 그릇·접시를 사용하는 등의 식이조절 방법이 있습니다. 올바른 식습관 조정을 통해서도 체중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콜라와 기름진 음식들은 소아비만의 원인으로 꼽히는 1순위입니다.

말씀드린 음식들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보호자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의지의 문제인 것이겠죠. 결국 이러한 습관들을 자녀들에게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습관도 같이 고쳐야 효과적입니다.

추천하는 운동으로는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하루 20분 이상 일주일에 5번 정도 하거나 빠르게 뛰기, 줄넘기 등을 일주일에 3번 이상 진행하는 것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무리하게 강도를 올리는 것보다는 차츰 횟수와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특히 고도비만인 경우에는 줄넘기와 같은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가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운동이라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꾸준하게 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지 계획 없이 어떤 날은 강도 있게 하고, 어느 날은 안 하는 식의 운동은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식사량은 줄이며 건강하게 활동을 늘리는 것이 소아비만을 벗어나게 되는 가장 큰 지름길입니다.

Q. 그밖에 소아비만에 대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모님께서 소아비만의 위험성을 확실히 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약간 통통한 정도인지, 진짜 소아비만의 기준에 들어가는 정도인지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소아비만의 기준에 들어가면 전문의료인과의 상담을 통해 개선될 수 있으니 늦지 말고 병원에 방문할 것을 권유합니다.

또 현재 기본적인 국가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하듯 소아비만도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적으로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관심을 가진다면 아이들의 건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 큰 효과를 볼 것입니다. 한 나라를 책임지는 건강한 아이들을 보유하는 것이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0~3세 육아 핵심 가이드북’이란 책을 발간하셨는데요.

소아과 의사가 된 후 어느 순간부터 친구와 주변 지인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질병, 육아 관련 궁금증, 아이가 받아야 할 검사 등 범위가 넓었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대답해줬지만 하다 보니 중복되는 질문이 많아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문득 들었던 생각이 ‘이걸 잘 정리해놓았다가 누군가가 물어보면 줘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0-3세 육아 핵심 가이드 북'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0-3세 육아 핵심 가이드 북'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그렇게 조금씩 하다 보니 입소문이 퍼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N포탈 측에서 ‘부모i‘라는 탭에 정기적으로 노출시키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때부터 저도 더 공부하며 책임감 있게 포스팅을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정보들이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어서 책임감이 더 막중했던 것 같아요. 그 후 기회가 닿아 작성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가이드북을 발간하게 됐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고 알고 있는 것들을 핵심적으로 모은 가이드북이 육아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Q. 2021년 벌써 반이 지나갔습니다. 남은 하반기의 계획 및 목표가 있다면?

꾸준하게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현재 제가 소속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영양분과에서 하고 있는 일과 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진료를 할 것입니다.

또 장기적으로 소아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도 늘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0~3세 가이드북 이외에도 포스팅을 많이 해서 다른 연령대의 가이드북을 발간해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기를 키우는 부모의 권익과 바른 육아, 보육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베이비타임즈 독자들과 만나게 되어 반가웠고, 독자 여러분 모두 항상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이 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류인혁 교수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수료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

현,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임상진료조교수

대한소아과학회 정회원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정회원

소아소화기영양분과 세부전문의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진료분야

급만성복통, 구토, 설사, 혈변, 변비,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간담도질환, 췌장질환, 저체중, 비만, 소아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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