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 “음악 통해 어린이 정서를 밝게”
[인터뷰]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 “음악 통해 어린이 정서를 밝게”
  • 송지나
  • 승인 2015.05.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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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
“음악은 매끈하게 뻗은 산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하다”

[베이비타임즈=송지나 기자] “세 아이 키운 엄마로서 불우아동들을 위한 자선음악회 열고 싶었다.”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이 아동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주최하고, 또 ‘소프라노 유미자’로서 직접 공연에 참여해 열연하는 이유다.

세계적인 성악가로 꼽히는 소프라노 유미자 교수는 아르트예술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음악을 통해 남을 돕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고 한다.

유미자 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와 인천대학교 초빙교수를 역임한 뒤 지금은 아르트 예술단 단장과 로사리오 성가단 지휘자, 재단법인 한국상담교육원 교수를 맡고 있다.

베이비타임즈는 천상의 목소리와 천사의 마음을 가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을 만나 아동들을 위한 음악활동과 비전을 들어봤다.

▲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이 베이비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래를 통해 고아나 불우아동을 도우면서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아르트예술단은 어떤 곳인가.

아르트예술단은 지난 2003년에 국제하남오페라단으로 창단해 지역 클래식 발전에 기여해 왔으며 최근 그 명칭을 바꿨다. 오페라단 외에 오케스트라와 무용, 뮤지컬 등을 다양하게 제작해 공연하고 있다.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를 만들어 대중들이 즐겁게 콘서트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하고 공연하고 있으며 전문예술가는 물론 아마추어 음악인도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세계적인 성악가로 알려져 있는데.

과찬의 말씀이다. 세계적인 성악가의 실력을 가지고 싶은 성악가일 뿐이다.

이태리 유학 당시 한국에 들어가지 말고 세계무대로 진출하지는 제의를 뒤로 하고 세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돼서 지금보다 많은 명성을 얻는다 해도 내 아이들이 아파하고 엄마의 빈자리로 인해 가슴이 패어 나간다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나의 꿈이 소중해도 그 무엇도 자식과 바꿀 순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점에 있어서는 한 치도 변함없다. 세계적인 성악가라기보다는 그저 노래로 행복한 성악가로 봐주면 좋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을 꼽는다면.

역시 이태리에서 처음 공연했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를 꼽고 싶다. 루치아로 주역을 맡았을 때 그 감동과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루치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역이기도 하다.

이태리 공연 후 “제일 슬픈 루치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루치아의 섬세함과 가련함 그리고 무엇보다 극심한 감정 변화가 매우 좋다. 특히 루치아가 실성해서 부르는 아리아인 ‘광란의 아리아’는 더욱 그렇다. 현실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맘껏 표현하는 시원함이라고 할까. 단순한 것보다는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정신 나간 여인의 역할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 새로운 음악세계를 담은 음반을 냈다고 들었다.

2004년 ‘아베 마리아(Ave Maria)’ 음반을 냈다. 음악감독을 맡았던 김용운(실명 전유성)씨에게 뮤지션 섭외와 전체 기획을 맡겼고 억대 제작비가 들어갔다. 그 당시 유학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돈의 가치도 잘 인식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자가 하자는대로 따라했던 음반이다.

대중들이 선호하는 곡 13곡을 선정해 편곡을 했고 모든 뮤지션들을 초청해 라이브로 녹음했다. 반주부는 팝, 노래는 벨칸토이지만 곡마다 색다를 분위기 연출했다. 느린 템포로 패스트푸드 시대에 빠른 템포를 삭히는 음악이라고 하고 싶다. 슬픈 땐 울어야 하는데 울 수 있도록 가슴을 깊이 파고드는 음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래식 성악곡을 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와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슈베르트와 카치니, 구노의 ‘아베 마리아’,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사티의 ‘짐노페디’ 등 친숙한 클래식 곡들을 신디사이저, 일렉트릭기타, 12대의 첼로 등을 사용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 자선음악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이 셋을 키웠다. 아이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다. 고아들을 작은 힘으로나마 돕고 싶었다. 나는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다. 달란트를 많이 받았다. 조금이라도 나누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노래뿐이기에 노래를 통해 고아나 불우아동을 돕고 있다. 누구를 돕는다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 행복해지기 때문에 더 열심을 내고 있다. 자선음악회를 하면서 큰 행복을 맛보고 있다. 누굴 도우면서 슬프거나 불편하다면 자신부터 돌보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자선공연의 행복함을 알기에 기회 있을 때마다 자선공연을 기획하고 참여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서울 구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고어헤드와 함께하는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을 가졌다.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공연했다. 또 암 환우와 남양주 지역주민을 위해 ‘제31회 1004클럽 힐링희망나눔콘서트’에도 참여했다.

▲ 아르트예술단(단장 유미자)이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민회관에서 개최한 '라 트라비아타-춘희' 콘서트 오페라 포스터.

 


- 어린이에게 미치는 음악의 영향은 어떻게 보는가.

너무나 많은 학설들이 있기에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클래식은 늘 아름다운 그림처럼 선이 아름답다. 찌르듯이 뾰족하거나 깜짝 놀랄 만큼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경우도 발생하지 않는다. 늘 매끈하게 뻗은 산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편안하다. 간혹 드라마를 보다가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런 일도 없다.

오케스트라의 큰 소리도 음성의 큰 소리도 잘 다듬어진 매끄러운 조각처럼 아름답기에 우리의 마음이 모나지 않고 매끄러워 진다.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르지만 제일 민감하고 느낌이 어른보다 강하다. 어른은 충격으로 울지 않지만 아이들은 운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울 수밖에 없을만큼 충격을 받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어른도 저마다 성향에 따라 충격의 정도가 다르듯이 어른과 아이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면 아이가 더 좋은 환경과 아름다운 음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 아동들을 위한 공연물 제작에 힘쓴다는데.

7세 이하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물 제작,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보통 오페라나 클래식 음악회에서는 7세 이하 아동들은 원천적으로 입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고품격의 음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감수성과 흡수성이 뛰어난 어린아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7세 이하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물 제작에 힘쓰고 있다.

▲ 소프라노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

 


-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싫은 것을 억지로 하지 말고 좋아서 하는 음악이라면 열심히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음악이 아니면 그 무엇도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만 전공을 하기를 권유한다. 할 것 없어서 적당히 하면 적당히 졸업해서 자신의 존재감도 없이 살아가게 된다.

전문음악가로서 90퍼센트 재능이 있으면 나머지 10퍼센트는 채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많이 가질수록 올바른 소리를 찾기가 더 힘들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적당히 내도 웬만큼 소리가 나니까 적당한 소리에 만족하다가 그저 그런 성악가로 살게 된다.

조급해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진짜 소리는 40세부터 이고 음악의 원숙은 50세부터이다. 아주 긴 자신과의 싸움이다. 따라서 강해져야 한다. 약하면 포기하게 된다. 제일 힘든 건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괴감이 들 때면 ‘모든 훌륭한 선배들도 그 언덕을 넘었겠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 남과 비교하지 마라. 내 소리를 남과 비교하지 마라. 나의 소리는 나만이 가진 빛깔에 개성이 중요한 것이다. 다 같으면 매력이 있을까 한번 생각해 봐라. 음악을 섬세히 다루길 권한다. 음악이 좋으면 소리도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책에 쓰인대로 표현하는 게 제일 좋은 음악이다.

<유미자 아르트예술단 단장 프로필>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졸업
-이태리 ‘루이지 보께리니(LUIGI BOCCHERINI)’ 음악원 수석 졸업
-이태리 ‘아이아르트(A.I.ART)’, ‘아이다(AIDA)’ 아카데미아 전문 연주자과 졸업
-이태리 ‘아이아르트(A.I.ART)’ 아카데미아 합창지휘 졸업
-러시아 볼쇼이, 아델라이데 첼로 4중주, KBS, 경기도립오케스트라등과 협연
-KBS 열린음악회, MBC 가곡의 밤, 부천영화제 개막식 콘서트 오페라 등 국내외 주요 오페라단 ‘라보엠’, ‘리골렛또’,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팔리아치’, ‘마술피리’,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등의 주역 가수 출연.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인천대학교 초빙교수 역임.
-현)아르트예술단 단장
-현)로사리오 성가단 지휘자
-현)재단법인 한국상담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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