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나는 미혼모 아들은 범죄소년"
이정현 "나는 미혼모 아들은 범죄소년"
  • 김아름
  • 승인 2012.10.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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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이정현(32세)이 영화 ‘범죄소년’에서 17세에 아기를 낳고 가출한 미혼모가 됐다.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아들과 엄마의 역할에 마음이 끌렸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범죄소년이나 미혼모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내가 연기한 ‘효승’은 가정환경이 안 좋은 곳에서 자란 범죄소년 출신이다. 또 사회적인 보호를 받지 못해서 세상에 버려지고 미혼모가 된다. 16년 만에 아들을 만났는데 아들이 자신과 똑같은 범죄소년에 여자친구를 미혼모로 만드는 등 안 좋은 상황들이 순환되는 게 마음이 아팠다. 소년원 친구들을 보니 환경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보호자가 없어서 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사회적으로 버려지게 된다면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곳이 소년원밖에 없어서 범죄소녀가 될 것 같다”

이정현은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겪고 아들이 세 살일 때 가출해 13년 동안 가족과 연락을 끊고 살아온 ‘장효승’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아들이 소년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효승은 13년 만에 아들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과 떨어져있는 동안 범죄소년이 돼버린 아들과 동거하면서 처음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만 아들 ‘지구’(서영주)의 여자친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미혼모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미혼모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다큐멘터리도 많이 보고 심정을 느끼면서 연기를 했다”며 “실제 미혼모들을 만나보면 해맑은 학생들 같았다”고 이해했다.

만약 ‘효승’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린 나이에는 순수한 마인드를 가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나의 생명이 몸속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했을 때 가정환경도 그렇고 애를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또 열 명 중 아홉 명이 만삭이 됐을 때야 임신 사실을 안다고 하더라. 나도 그럴 것 같아 낳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소년원에 있는 친구들을 이해하게 됐다”는 마음이다. “소년원 아이들이라고 하면,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서 내면까지 악마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소년원 아이들을 보니 순수하더라. 부모가 이혼하거나 굉장히 고생하면서 아이들을 돌볼 시간이 없거나 부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소년원을 나와서 또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보며 범죄자를 사회가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저 친구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누가 보호할까라는 생각이 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정현은 ‘범죄소년’으로 ‘하피’ 이후 12년 만에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굉장히 떨린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미혼모 역할에 폭발하는 연기, 내면 연기를 12년 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됐다. 출연을 결정하기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끝까지 설득해줘 감사한다”고 전했다.

‘범죄소년’은 소년원을 드나들던 범죄소년이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와 재회하면서 감춰진 냉혹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소년원 아이들의 88%는 상대적 빈곤 탓에 단순범죄를 반복하는 지극히 평범한 소년들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강이관 감독이 실제 3~4개월간 소년원 취재로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11월 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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