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김애순 이사장 “영유아기, 아이가 가장 행복한 교육으로”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김애순 이사장 “영유아기, 아이가 가장 행복한 교육으로”
  • 장선희 기자
  • 승인 2023.04.0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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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 하향평준화 우려… “유치원 중심의 유보통합 이룰 것”
나이스 도입 “교육의 질 떨어뜨려…헌법의 기본권 침해에 해당”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김애순 이사장 (사진=장선희 기자)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 김애순 이사장 (사진=장선희 기자)

[베이비타임즈=장선희 기자] “가장 행복해야 하는 영유아기, 교육현장이 즐겁고 행복해야 합니다”

사립유치원의 권익 보호와 한국 유아교육 발전을 위해 설립한 (사)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제11대 김애순 이사장이 지난 21일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한유총 최초로 회원 직선제로 선출됐다. 취임 축하 인사를 전하는 기자에게 “축하받아야 할 자리인가 싶다”며 미소를 띄었지만 그의 표정에선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특히 교육부가 영유아들의 발달 격차를 해소하고 부모들의 교육 부담을 덜기 위해 영유아교육·보육통합(이하 유보통합)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그는 취임 후 가장 먼저 유보통합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지난 4일 유보통합 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돼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베이비타임즈는 김애순 이사장을 만나 공약사항에 대한 설명과 사립유치원이 앞으로 정부와 풀어가야 할 과제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유보통합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가.

A. 유치원 교육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사립유치원은 120년의 희생과 노력으로 한국 유아교육 발전에 기여해왔다. 국공립은 불과 2~30년전부터 복지 차원으로 설립됐는데 교육부는 현장과의 사전 협의도 없이 2025년까지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통합대상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비교할 때 교육적으로나 시설·환경적으로나 교사의 수준 등 모든 부분에서 어린이집보다 유치원이 질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무리하게 통합을 한다면 하향평준화가 우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0세~2세는 돌봄기능이 더 많고, 만3세~5세는 교육기능이 많다. 발달상황에 차이가 있고 환경적·기능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로 전체적인 교육의 질 저하는 당연하다. 예측되는 부작용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수준을 맞춰가면서 유치원 중심의 유보통합을 이루는데 전력을 다하겠다.

Q. 사립유치원 행정 업무를 가중시키는 ‘나이스’ 도입을 막겠다고 공약했는데?

A. 사립유치원은 태생부터 자생적으로 시작됐는데 2004년 1월 유아교육법이 제정되면서 제도권 안에 들어가게 됐다. 현재 120년 역사를 주도해왔던 사립유치원이 현장을 외면한 행정으로 온갖 부작용과 처벌 규제만 남게 됐다. 누리과정비 지원은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것인데 마치 유치원에 지원한 것처럼 하면서 정부에서 ‘투명성’을 강조했고 그러면서 ‘회계를 적법하게 해야 한다’, ‘공립유치원에 실행하는 회계 법칙을 사립에도 준용해야 된다’ 며 유치원 회계 관리 프로그램인 ‘에듀파인’ 도입 등 행정 규제를 시작하게 된 것에 이어 정부는 초·중·고에서 교육행정·교무·인사 등 세부업무를 전산으로 처리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를 전국 유치원에도 도입한다고 했다. 국공립유치원은 교사 수에 비례하는 행정 직원이 있지만 사립유치원은 행정직원이 없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행정 업무 부담이 증가되면 아이에게 갈 재정을 인건비로 소요하는 등 교육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력충원에 대한 인건비 지원 등 대안 없는 나이스 도입을 반대한다.

또한 결국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운영의 자율성을 주지 않고 인사·복무·행정 등 모든 것을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것은 헌법의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며 사립유치원을 민간 기관으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나이스 도입은 단순 행정 시스템 변동이 아닌 유치원 설립자의 설립이념, 사립유치원의 정체성이 달린 문제다.

Q. 학급당 원아 수 감축 무산과 무상교육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은?

A. 유치원 원비는 유치원 경영 재원이다. 학급당 원아 수가 줄어든다면 유치원 운영 경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는 유치원의 존폐위기로 이어진다. 원아 수가 적으면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에 대한 경영비 지원이나 대책 없이 감축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정부는 대안 제시와 함께 원아 수 감축을 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표준유아교육비 산정은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지원받는 유아교육비는 공립유치원은 1인당 140만원정도, 사립유치원은 70만원정도로 사립유치원은 공립유치원의 반값이다. 이런 격차를 없애야 교육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표준유아교육비 대비 지원액이 부족해 학부모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유아교육비 지원은 무상교육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Q. 앞으로의 계획, 하고싶은말은?

A.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 기쁘고 즐겁고 지속 가능한 터전의 유치원을 만들고 싶다. 정부는 획일화, 규제가 아닌 사립유치원 경영의 자율권을 보장해줘서 아이들이 무한한 창의성과 역량을 펼쳐낼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몬테소리 교육법은 아이들이 자신의 속도로 주변 세계를 탐험하고 발견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배운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교육현장의 자율성이 보장됐을 때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고 창의적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전세계로 K유아교육의 역수출도 가능하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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