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급 당 학생 수 적을수록 참여도‧사제관계 좋아”
학부모 “학급 당 학생 수 적을수록 참여도‧사제관계 좋아”
  • 임지영 기자
  • 승인 2023.02.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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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학교 교육 학부모 인식 조사 결과 발표
학교 교육 창의적 인간상 구현 못 해…학업성취 중심 교육평가 탓
교육의 질적 향상과 다양성을 위해 과밀학급 해결돼야
(자료=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베이비타임즈=임지영 기자] 아동전문기관 세이브더칠드런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해 교육목표 달성‧창의적 발달 등에서 부정적 인식 결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해 다양한 수업과 아동의 전인적 성장을 이루는 교육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은 지식·정보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단편적인 지식 습득보다 학습한 내용을 생활에 적용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중요시하고 있다. 아동의 발달을 위해서는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창의적, 정서적 역량이 균형 있게 작용하고, 각 역량이 상호 영향 속에 발달할 수 있도록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교육목표가 달성되고 있다는 응답에 학부모 26%만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28.1%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부정 인식이 소폭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발달 면에서 내 아이가 균형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인식은 평균 4점 만점에 2.65에 그쳤다. 특히, 사회적 발달(89.2%), 인지적 발달(87.9%)은 매우 높은 데 비해 창의적 발달(59.1%)은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여 균형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교육과정의 인간상과 학교 교육의 달성 정도는 의사소통(39%) 및 지식 정보 처리(35.8%) 역량, 공동체(32.3%) 속 협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성과 인식은 긍정적이나, 자기 관리(28.3%), 교양 함양(28.2%), 창의적 사고(26.4%)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균형 있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로 ‘학업성취에 초점을 둔 교육평가’ 때문으로 보았다. 자녀의 학습 과정에 있어 학습 결과를 중심으로 한 평가가 주가 되고 있음을 문제점으로 꼽은 것이다.

교육과정 목표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식 전달 중심의 학습 형태가 이어지며 아동의 다양한 역량을 계발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 교육의 질적 향상 및 교육 내용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학급 당 학생 수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학급 당 학생 수는 교육의 질적 향상 및 교육 내용의 다양화를 위한 환경과 연결돼 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아동과 교사의 비율이 낮을 때 아동의 참여도와 협동 등과 같은 관계에서 좋은 수행을 보인다.

이번 학부모 학교 교육 인식 조사에서도 학급 당 학생 수는 학생들의 학급 생활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응답자의 자녀 중 31명 이상의 과밀학급에서 학교 교육을 받는 경우 ‘학습 결과물에 대한 선생님의 상세한 피드백을 받고 있다’는 동의율이 20명 이하 학급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4%가 현재 학생 수보다 감소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세했으며, 학급 당 학생 수가 적을수록 수업 참여와 교사와의 관계가 좋고, 많을수록 강의식 수업 형태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답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2년 전국 초중고 일반학급 평균 학급 당 학생 수’는 23.2명으로, OECD 평균 21.1명에 비해 높다. 초등학교 학급 4개 중 1개(26.5%)는 학급 인원이 25명을 초과하며, 중·고등학교를 포함하면 25명을 초과하는 학급은 3분의 1 이상이다. 특히 가장 많은 학생이 거주하는 경기도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53.2%에 달한다.

현직 교사와 전문가들은 학생과 교사가 유대를 쌓고, 다양한 형태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려면 15명 내외의 학급 규모가 적정하다고 말한다.

이번 인식 조사에서 학부모들은 자녀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요구로 ‘다양한 협력 및 문제해결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 가능하도록 과밀학급 해소(23.1%)’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어 ‘다양한 경험’, ‘학생 맞춤형 교수학습 방법’을 원해 적정한 학생과 교사 비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과밀학급 해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사가 아동 개개인을 잘 알고 아동이 다양한 수업 방식 속에서 신체와 정서, 창의, 사회적 발달을 골고루 성취하기 위한 교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을 통해 학급 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제한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 더불어 아동의 전인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수업 및 평가 방법 개선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가 대책 마련을 위해 ‘모모모학교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CEO 정태영 총장은 “교육의 돌봄 공백을 메우고 양질의 공교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 방식 속에서 신체와 정서, 창의, 사회적 발달을 골고루 성취하기 위한 교실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모든 교육현장에서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교육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성찰과 연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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