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졸업에 대한 생각
[교육칼럼] 졸업에 대한 생각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3.01.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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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TV에서 2022년이 시작된다는 보신각 종소리를 들은 것이 3~4달 정도 된 것 같았는데, 어느덧 2023년 새해가 밝았다.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2023년에는 즐거운 일이 많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원래 학교 현장에서 1월은 겨울 방학의 달로, 학생들은 체력을 보충하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활동 등을 하면서 보내곤 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학교 현장에서 1월의 모습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1월 초반까지 등교해서 아예 학년을 마치거나 이르게 졸업식을 하는 학교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졸업식도 예전처럼 2월에 하는 학교와 이미 1월에 졸업식을 하는 학교로 나뉜다.

또 지난 2년 동안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졸업식의 모습도 약간 달랐다. 방역을 위해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들어오지 못했고 학생들이 다 같이 강당 등에 모여서 졸업식을 하지 않고 각자 교실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간단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기에 예전과 같은 졸업식의 모습이 되리라 생각한다.

시대에 따라 졸업식 문화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필자가 학교에 다녔을 때는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졸업식장에 밀가루를 가지고 오는 학생들이 있었다. 졸업식을 하고 나면 이런 현상과 관련하여 뉴스에서 문제로 항상 보도되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또 요즘 졸업식은 하나의 축제로 변화된 것 같다. 예전에는 졸업식 때 학생들이 많이 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예전보다 많이 울지 않는다.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SNS가 많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졸업할 때만 하더라도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고, SNS도 ‘버디버디’ 정도만 있었었다. 그래서 졸업하고 나면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상 만나기 어려웠다. 그래서 아쉬움에 학생들이 많이 울었지만, 지금은 메신저 앱과 SNS 등으로 같이 학교 다닐 때처럼 자주 연락한다고 한다.

매년 경험하는 종업식과는 다르게 학생들에게 있어 졸업식은 특별한 행사이다. 누구에게나 있어서 졸업식은 하나의 과정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나아가는 축하 자리이기에 많은 축하를 받는다.

졸업식 날이 되면 학교의 풍경도 평소와 다르다. 학생들의 졸업을 축하하러 오는 많은 가족과 졸업을 축하하는 꽃들을 볼 수 있다. 졸업식이 시작되면 학생들은 졸업식 노래를 부르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졸업장을 받는다.

최근 초등학교 졸업식에서는 영상을 만들어 지난 6년간의 추억을 상기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졸업식이 끝난 후에는 담임 선생님과 사진을 찍거나 친한 친구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학교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공유하면서 즐거우면서도 슬픈 감정을 나누기도 한다.

필자도 졸업식을 생각해보면 많은 추억이 떠오른다. 졸업식 당일까지는 함께했던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움이 매우 컸던 것 같다. 친구들뿐만 아니라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선생님들과 필자에게 익숙한 학교하고도 헤어져야만 하는 것도 슬펐었던 것 같다.

또 졸업식을 생각하면 졸업식 가운을 잘 챙겨 입었던 모습이 생각난다. 졸업식 가운은 졸업식에만 입을 수 있었다. 졸업식장에서 찍은 사진들은 졸업 앨범에 있는 사진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가끔 시간이 있을 때 졸업식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곤 한다. 그러면 졸업식 때 느꼈던 즐겁고 슬픈 감정이 다시 떠오른다.

‘졸업’이라고 하면 그동안 배워왔던 모든 것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물론 졸업하고 난 후에는 해당 학교를 더 다니지 않기에 끝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졸업했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초등학교 때 배운 것이 끝나는 게 아니다. 중학교에 가더라도 초등학교 때 익힌 습관이나 학습들이 이어지고 많은 영향을 준다. 따라서 졸업했다고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간 배우고 익힌 것을 기초로 다음 학교에서 이어간다고 생각하며 생활할 필요가 있다.

졸업식은 단순히 축하의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책임감을 부여받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초등학교에서 배울 것을 모두 배우고 새로운 학교인 중학교에 가서 새로이 중학생이 된다. 즉, 졸업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며, 책임감을 부여받는 첫 자리이다. 이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졸업식을 하고 난 뒤에는 새로운 학교에 대해 적응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실 환경이나 모습은 매우 다르다. 담임 선생님과 교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초등학교와는 달리 중학교는 담임 선생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처음 중학교에 입학하면 초등학교와 많이 다른 환경으로 인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의 모습만 생각하면 중학교에 다니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졸업식을 하고 난 후 입학까지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는데, 이 동안 중학교의 환경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졸업식을 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졸업식을 할 때까지 6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학습에 대한 기본자세를 익히느라 고생이 매우 많았을 것이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중학교에 가서 새롭고 재미있는 중학교 생활을 하기 바란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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