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교육칼럼]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12.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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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2022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한 해를 돌아보면 2022년은 교육 현장에 있어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2022학년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5월까지 학교 현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의 여파로 2020년, 2021년과 또 다르게 운영이 됐었다. 그리고 2학기부터는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교육 정상화를 시도했고, 약 3년 만에 현장 체험학습을 가는 등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현재 학교 현장은 코로나 시절의 장점(예를 들면 원격 수업 등)과 예전 모습의 장점(현장체험학습, 소규모 테마여행 등)을 섞은 새로운 교육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2년은 교육에 있어서 의미 있는 해로 기억될 것이다.

2022년이 끝나가면서 학교도 겨울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겨울 방학이 되면 겨울 스포츠 체험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학교에 있는 청소년 단체에서 겨울에 스키장을 가는 경우가 많았었다. 태권도 등 운동 학원에서도 학생들을 데리고 스키장에 가서 2박 3일 정도 스키 캠프를 하곤 했다.

필자도 초등학생 때 태권도 학원에서 계획한 스키 캠프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2박 3일 동안 스키를 집중적으로 배우며 친구들과 함께 탔었다. 처음에는 항상 초보반에서 시작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중급반에서 탔던 것 같다. 스키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스키를 타면서 더 친해질 기회가 있어서 즐거웠던 기억이다. 또 아무런 기술이 없어도 탈 수 있는 눈썰매의 기억은 지금도 정말 재밌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예전에는 겨울 방학이 빠른 학교는 12월 초부터 시작했던 곳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12월 중순부터 겨울 방학이 시작됐던 것 같다. 길고 긴 겨울 방학이 끝나고 2월에 약 1주일 정도 등교한 후 다시 봄 방학을 했던 것 같다. 그때는 학교를 토요일까지 나가던 시기여서 겨울 방학이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길었었다.

요즘 초등학교 겨울 방학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겨울 방학을 하고, 1월에 개학을 한 후에 약 2주 정도 학교를 다시 나오고 봄 방학에 들어가는 경우와 1월 초반까지 학교를 나가 학년을 마치고 방학한 뒤 3월에 등교하는 경우다.

학생과 학부모님들은 겨울 방학을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겨울 방학이 되기 전부터 새 학년을 시작하는 것처럼 방학 기간에 여러 가지를 계획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필자는 겨울 방학식 날이 되면 먼저 학생들과 교실 청소를 한다. 긴 시간 동안 교실을 비우기 때문에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교실에 있는 개인 사물이나 책 등을 집에 가지고 가게 한다. 방학 동안 교실에서 다른 학생들이 방과후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아무 일이 발생하지 않지만 아주 가끔 교실의 물품들이 분실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방지하려는 조치다.

겨울 방학 시기가 오면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강하게 지내기’이다. 건강은 계속 이야기해도 다시 말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 방학 동안 학업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업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학생들에게 긴 겨울 방학 동안 꼭 해야 하는 숙제 1번은 언제나 ‘건강하게 지내기’이다. 건강을 잃기는 쉽지만 건강을 유지하거나 건강하게 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겨울 방학과 봄 방학을 전부 합하면 약 두 달이다. 그동안 잘 지내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도 항상 하는 말 중에 하나다. 방학은 계속되는 휴일로 생각하고 평소 학기보다 늦게 일어나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학기 중에 규칙적인 생활을 기억하고 있는 몸은 갑자기 변한 생활 리듬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게다가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방학이 끝나고 난 후 개학할 때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방학 때 불규칙한 생활에 익숙해진 몸이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오기까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방학에도 늦은 기상은 지양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학생들에게 방학 중 계획을 무리하게 세우지 말라고 조언한다. 예전에 지도했던 학생 한 명은 방학 동안 매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문제집을 1권씩 풀 예정이라고 말했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1일에 1권 이상 문제집을 끝내야 하는 것이다.

학업에 대한 열정은 이해하고 칭찬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무리한 계획이다. 종일 학교 수업 시간처럼 계획을 세워서 방학 중에 실천하기란 무척 어렵다. 하루 이틀은 실천하겠지만 길어지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학업 공부는 단기 레이스가 아닌 장기 레이스다.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조언을 해줄 필요가 있다.

퇴근길에 겨울 방학 학원 광고물 등을 보면 주로 예습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실려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이 겨울 방학에 새로운 학기를 대비하여 예습을 한다. 물론 먼저 예습하고 난 후 학교에서 다시 학습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예습만큼 중요한 것은 복습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나선형 교육과정이기에 학습이 모두 이어져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한 예습은 그전 학년에서 배운 것의 복습에서 시작된다. 겨울 방학에는 1년간 자신이 했던 것들을 살펴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복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복습을 통해 자신의 학업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방학은 방학 중 제일 긴 방학이고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기도 하기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중요히 생각한다. 스키 등 겨울 방학에만 할 수 있는 체험들도 많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많은 체험이 풍부한 삶의 질을 높일 기회이기도 하다. 겨울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 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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