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눈 깜빡이는 아이, 버릇일까 틱 장애일까?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눈 깜빡이는 아이, 버릇일까 틱 장애일까?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10.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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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상한 버릇을 보일 때가 있다. 눈을 깜빡이고 코를 훌쩍이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버릇은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행동과 비슷한 점이 많아 처음에는 눈의 알레르기 증상이나 감기 증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속적인 감기 치료나 알레르기 치료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면 혹시 틱 장애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대게 부모들은 나쁜 버릇이라며 혼내고 주의시켜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버릇일까 틱 장애일까

아동기에는 누구나 한 번씩 이런 버릇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버릇들이 몇 달간 계속되거나 다른 버릇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경우에는 ‘틱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틱 장애는 몸을 움직이는 운동성 틱과 소리를 내는 음성 틱으로 나뉜다. 틱 장애로 인한 증상은 대부분 얼굴에서 먼저 시작되어 몸 아래로 진행된다. 흔한 증상은 눈을 깜빡이거나 코나 얼굴을 찡그리고, 입을 오물거리고 눈을 흘기며, 눈알을 굴리는 버릇 등이다. 아무 의미 없이 ‘음음’ 하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틱 장애 30% 정도는 1년 이내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진다. 단순히 몸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운동성 틱이 나타나는 것은 5~7세 무렵이다. 반면 음성 틱은 9세 무렵에 나타난다. 틱이 사라지지 않고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화된 것으로, 증상도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버릇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거나 1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눈 깜빡이고 얼굴 찡그리는 ‘틱 장애’, 욕하고 악담하는 ‘뚜렛 증후군’

가장 흔한 운동성 틱은 눈 깜빡임, 어깨 으쓱거리기, 얼굴 찡그리기, 코 씰룩거리기, 목 경련 등이다. 단순 운동성 틱이 지속되다가 복합 운동 틱으로 변하기도 한다. 복합 운동 틱은 동작이 더 느리기 때문에 의도적인 행동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복합 운동 틱은 손으로 반복해서 만지기, 빙글 돌기, 혀 내밀기, 냄새 맡기, 꼬집기, 뛰기, 발 구르기 등이 있다.

음성 틱은 헛기침, 끙끙거리기, 꿀꿀거리기, 혀 차는 소리, 침 뱉는 소리 같은 아무 의미 없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이다. 단순 음성 틱도 복합 음성 틱으로 변할 수 있는데, 복합 음성 틱은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말을 내뱉는 증상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흉내 내는 ‘반향언어증’이나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동어반복증’도 복합 음성 틱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런 버릇들이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태권도 동작 같은 발길질이나 한 바퀴 빙 돌기 등 복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험담과 성적인 욕설을 내뱉는 ‘뚜렛 증후군’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뚜렛 증후군이란 여러 형태의 운동성 틱과 음성 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뜻한다. 특이하고 괴상한 증상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일반인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듣기에 민망할 정도의 과도한 욕설을 하는 버릇도 있는데 이는 ‘강박적 외설어증’으로 복합 음성 틱의 가장 심한 증상이다.

뚜렛 증후군의 외설어증은 결코 배워서 하는 욕설이 아니다. 음성 틱을 보이는 학생들도 본인들이 내뱉는 욕설을 어디서 듣고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이런 심한 복합 음성 틱을 가진 경우는 틱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 중 10% 정도에서 나타난다.

스트레스받으면 틱 장애 심해진다

뇌 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틱 장애’나 ‘뚜렛 증후군’의 원인도 밝혀지고 있다. 대뇌 깊숙한 곳에서 운동개시와 복잡한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대뇌 기저핵)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교란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틱 장애’가 시작된 지 일 년이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거나 더 심한 ‘뚜렛 증후군’으로 발전하면 도파민을 조절해주는 약물치료를 1~2년 정도 해줘야 한다. 부모는 틱 장애가 아이들의 반항적인 의도나 나쁜 버릇, 귀신이 쓰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틱 장애 학생의 부모 또한 틱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부모가 자신의 틱 증상을 깨닫지 못하고 단순한 습관으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나 친척 중에 틱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답한 환아의 아버지가 끊임없이 눈을 깜빡거리는 예도 있었다.

틱 장애가 있는 아이, 집에서 돕는 방법

1. 일단 무시하기

아이의 틱 증상에 대해 놀리거나 벌을 주거나 지적하면 불안해져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다. 일단 ‘무시’해야 한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일과성 틱은 저절로 좋아진다.

대개 부모들은 틱장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자녀가 이상한 버릇을 가지면 그 버릇을 금지하려고 한다. 야단치고 꾸짖고 해서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려다 보면 아이들은 대개 자기 증상을 숨기거나 억누르려고 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

2. 공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직전 부모의 끊임없는 간섭과 공부에 대한 압박으로 틱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다. 이 경우에 공부를 절반으로 줄이고 공부에 대한 압박감만 줄여줘도 증상이 훨씬 호전된다. 틱 증상은 새 학기를 맞는 3월과 9월에 많이 발생하고 어려운 공부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악화되기도 한다.

3.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운동하기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축구나 농구 같은 조직화된 신체 활동이 틱 장애 학생의 틱 증상을 호전시킨다.

틱 증상은 대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다른 신체 활동을 통해서 틱 증상을 억누를 수 있고, 적절한 신체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어 이중으로 도움이 된다. 틱으로 인해 소진되었던 에너지와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방출함으로써 아이들은 틱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분노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4. 즐거워하는 활동하기

틱 증상을 줄이는 데 있어 아이가 이완하도록 돕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마사지, 목욕이나 아이가 즐거워하는 활동하기와 같은 단순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5. 기다림과 인내심 가지기

틱 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의 기다림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사실 틱 장애가 있는 아이보다 이를 바라보는 부모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동에게 스트레스를 더해주게 된다. 따라서 부모 또한 스스로 이완활동을 함으로써 아동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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