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보다]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요” 《날아라 미스터 타이거》
[그림책을 보다]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요” 《날아라 미스터 타이거》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8.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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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칼리 글, 미겔 탕코 그림, 김세실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2년 6월
다비드 칼리 글, 미겔 탕코 그림, 김세실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2년 6월

미스터 타이거는 천하무적 레슬링 선수입니다. 칼바람 펀치, 타이거 불꽃 점프 같은 최고의 기술로 링 위를 날아다니며 강력한 맞수를 무찌르지요. 하지만 경기장 밖으로 나오면 무례한 사람에게 말 한마디 못 하는 소심한 사람이 됩니다. 미스터 타이거에게는 강아지 삐삐만이 유일한 친구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릴리를 만났어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걸 한눈에 알았죠. 말을 걸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말솜씨가 없어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일까요? 링 위에서의 미스터 타이거는 전과 같지 않게 형편없습니다.

릴리가 레슬링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미스터 타이거의 불꽃 점프는 더 이상 날아오르지 못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니 용기도 자신감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보다 못한 동료 선수들이 릴리를 경기장에 초대하라고 말합니다.

미스터 타이거, 네가 가장 잘하는 것은 바로 레슬링이야, 릴리가 널 좋아하게 하려고 너 자신을 바꿀 수는 없어, 넌 링 위에서 날아올라야 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릴리에게 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고민만 쌓여갑니다. 릴리 주변을 서성이지만 다가가지 못합니다. 링 위에서의 멋진 모습은 어디로 가고 부끄럼쟁이만 남았습니다. 삐삐와 산책하다 우연히 릴리와 마주치자 수줍게 표를 건넨 미스터 타이거, 릴리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자료=위즈덤하우스 제공)
(자료=위즈덤하우스 제공)

친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미스터 타이거는 링 위에서 인생 최고의 순간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바로 릴리 앞에서요. 몸은 상대 선수를 향해 날아가지만 그가 보고 있는 건 릴리의 사랑입니다. 용기는 악당과 싸울 때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꾸밈없이 솔직한 모습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드러낼 때 나오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입니다.

노래 경연 프로그램 복면가왕도 생각나고 영화 복면달호도 떠오릅니다. 주인공이 자신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을 때보다 가면을 벗고 진심으로 사람들과 마주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가식적으로 꾸민 모습보다 있는 그대로의 주인공 모습이 훨씬 더 좋거든요.

가면이란 나를 감추는 도구이니 더 과감해질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인 척 행동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가면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일은 무척이나 용기가 많이 필요한 일이 확실합니다.

(자료=위즈덤하우스 제공)
(자료=위즈덤하우스 제공)

작가는 헌사를 통해 인생에서 한 번도 날아오르지 못한 이들을 위하여라며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혔습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는 일뿐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앞에서 주저하지 말고, 꾸밈없는 솔직한 내 모습이 최고의 용기가 될 수 있으니 걱정 말고 날아오르라고 말합니다. 무엇을 하기도 전에 포기해버리고, 해 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알려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한다는 건 자신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어요. 미스터 타이거가 릴리가 눈을 맞추며 음료 한 잔을 두 개의 빨대로 나누어 마시는 것은 이젠 나의 사랑을 릴리에게 나누어주고 싶다는 의미일 거예요. 자신도, 릴리도 똑같이 사랑하는 미스터 타이거의 용기가 인생에서 한 번도 날아오르지 못한 모든 이들에게로 전해집니다.

주저하고 망설이는 일이 있다면 미스터 타이거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불꽃처럼 날아와 당신의 어깨에 용기를 나누어 줄 거예요. 미스터 타이거처럼 당신도 있는 그대로가 정말 좋은 사람이랍니다.

 

 

글쓴이·김선아

그림책씨앗교육연구소 대표

그림책을 좋아하여 여러 사람들과 그림책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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