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컬렉션 ‘이중섭’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서 열려
이건희컬렉션 ‘이중섭’ 특별전, 국립현대미술관서 열려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8.10 16: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12일부터 내년 4월 23일까지
이건희컬렉션 중 80여점, 미술관 소장품 중 10점
이중섭, '가족과 첫눈'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중섭, '가족과 첫눈'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을 이달 12일부터 2023년 4월 23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은 지난해 4월 고(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1488점 중 이중섭의 작품 80여 점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존 소장하고 있던 이중섭 작품 중 10점으로 구성, 총 90여 점의 이중섭 작품만을 선보인다.

기증된 이건희컬렉션에서 이중섭의 작품은 국내외 작가를 통틀어 유영국, 파블로 피카소에 이어 가장 많고 회화 및 드로잉의 비중에 있어서는 가장 높다.

출품작 중에는 <닭과 병아리>(1950년대 전반)와 <물놀이 하는 아이들>(1950년대 전반)과 같이 이건희컬렉션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 2점뿐만 아니라 1980년대 전시된 이후 오랜만에 공개되는 <춤추는 가족>(1950년대 전반)과 <손과 새들>(1950년대 전반) 2점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소장품은 <부부>(1953)와 <투계>(1953) 등 11점의 기 소장에 더해 104점의 이건희컬렉션 기증을 통해 총 115점이 되었다. 특히 1940년대 제작된 엽서화 40점이 대거 소장되어 이번 전시에는 36점이 출품되고, 3점에 머물던 은지화가 총 30점으로 늘어나 전시에는 27점이 출품됐다.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이중섭을 다시 보는 시도다. 오랜 기간 미술관이 축적해온 상당수의 미술품 수집과 조사‧연구 성과를 전시로 풀어낸 것이다.

이중섭(1916년~1956년)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시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는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1940년대와 1950년대로 나누어 소개한다. 1940년대는 이중섭이 일본 유학 시기부터 원산에 머무를 당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를, 1950년대는 제주도, 통영, 서울, 대구에서 그린 전성기의 작품 및 은지화, 편지화 등을 선보인다. 전시는 재료와 연대를 조합해 예술가 이중섭과 인간 이중섭을 고루 반영하고, 그의 면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중섭은 1936년 일본 도쿄 교외에 위치한 제국미술학교에 입학하며 유학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도쿄 문화학원으로 옮겨 1941년까지 수학했다. 이 시기 자유미술가협회전에 <서 있는 소>(1940), <소묘>(1941), <망월>(1943) 등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1950년 한국 전쟁으로 인해 월남하게 되면서 작품 대부분을 원산에 두고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섭, '소와 여인'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중섭, '소와 여인'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1940년대 주요 작품으로 문화학원에서 만나 훗날 부부가 되는 연인 야마모토 마사코(한국이름 이남덕)에게 1940년부터 1943년까지 보낸 엽서화를 비롯하여 여인상과 소년상을 그린 연필화 등이 전시된다. 여인상은 〈소와 여인〉(1942), 〈여인〉(1942)으로 ‘제7회 미술창작가협회전’에 출품한 작품들이다. 〈소년〉(1942-1945)과 〈세 사람〉(1942-1945)은 이중섭이 1945년 10월에 열린 ‘해방기념미술전람회’에 출품하기 위해 원산에서 가져왔으나 시일이 늦어 출품하지 못했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여인상 2점은 이건희컬렉션으로 2021년 소장되었고, 소년상 2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 ‘이중섭, 백년의 신화’ 이후 2017년 소장되었다.

이중섭은 1950년 부산으로 월남한 뒤 1956년 사망하기 전까지 제주도, 통영, 대구, 서울 등지를 옮겨 다니며 작업을 이어갔다. 특히 공예가 유강열의 초청을 받아 옮겨간 통영에서 1953년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머물며 소 연작 등 대표작들을 제작했고 미도파백화점 화랑에서 열린 ‘이중섭 작품전’(1955)을 앞두고는 매일 작품을 그려낼 만큼 열성적이었다. 이때의 왕성했던 창작력은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 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950년대 주요 작품으로 새와 닭, 소, 아이들, 가족을 그린 회화 작품과 더불어 출판미술, 은지화, 편지화, 말년에 그린 풍경화 등을 나누어 소개한다. 대표작으로는〈투계〉(1955), 〈춤추는 가족〉(1950년대 전반), 〈두 아이와 물고기와 게〉(1950년대)가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이 전시해설 오디오가이드 재능기부에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제주는 작가가 1951년 정착하여 가족들과 1년간 지낸 곳으로 이중섭의 작품 세계가 완성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공간이기도 하다. 친근한 목소리로 관람객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전할 고두심 배우의 음성은 AI 성우 ‘타입캐스트’를 활용해 실제 목소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방식으로 학습(딥러닝)해 전시설명 전반에 적용할 예정이다. 전시해설 오디오가이드는 국립현대미술관 모바일 앱(App)과 전시장 내 QR코드를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며 로비 안내데스크에서 오디오가이드 기기 대여도 가능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건희컬렉션으로 증폭된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고 미술관의 한층 심화된 연구를 발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로 이중섭의 삶과 예술세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필 수 있어 또 다른 감동과 의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