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완벽한 좌우대칭을 꿈꾸는 이들에게
[건강칼럼] 완벽한 좌우대칭을 꿈꾸는 이들에게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8.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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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칼럼 열다섯 번째 시간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요즘에는 얼굴 및 몸의 좌우대칭을 위한 몸의 교정이 매스컴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인체의 좌측 절반과 우측 절반이, 그 사이에 거울을 댄 것처럼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것이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인터넷에서는 연예인들의 얼굴 사진 반쪽을 정확하게 잘라 다른 반대쪽으로 데칼코마니처럼 펼쳐놓았을 때 본디 그 사람의 얼굴로 보이는지를 보는 놀이가 유행했던 적이 있고, 사진 찍을 때마다 같은 쪽으로 비슷한 정도의 각도로 몸통을 기울이는 유명 가수에 대한 사진도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이렇듯 좌우대칭 및 자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겁다.

허나 인간의 몸은 결코 완벽한 좌우대칭이 아니다. 인체 전시회나 교육용 해부 사진 상의 머리뼈를 들여다보면, 뼈 표면의 들어가고 나옴이 양쪽이 서로 다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 쪽은 뒷머리 뼈가 많이 튀어나온 반면 다른 쪽은 상대적으로 평평하기도 하다. 머리뼈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고, 팔, 다리의 뼈의 길이도 약간씩은 차이가 난다. 뿐만 아니라 좌뇌와 우뇌가 담당하는 일이 다르며, 간은 몸통의 우측에, 췌장은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근육 발달을 살펴봐도 좌우 차이가 난다. 우리는 모두 오른손잡이 또는 왼손잡이로 살아가고 있으며, 한쪽 근육을 상대적으로 더 빈번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좌우 근육 비대칭은 기본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양손잡이의 경우, 원래는 왼손잡이인데 부모의 지도에 따라 오른손을 쓰다보니 결국 양손을 다 쓸 수 있게 된 경우가 많다. 칼질이나 가위질 등 위험한 동작을 할 때에 좌측 손을 쓰는 것이 확인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사람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웃을 때 양쪽 입꼬리를 똑같이 올리는 만화 주인공보다 한쪽 입꼬리가 더 올라가는 캐릭터가 더 현실감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좌우비대칭에도 정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았을 때 ‘비대칭’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몸이 틀어진 사람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두드러진 비대칭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흔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어려서 한쪽 발목이나 무릎을 다쳐서 일정기간 절룩거리는 걸음으로 걸은 경우, 다리를 꼬고 앉거나 한쪽으로만 눕는 자세(이 경우는 사실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자 악화요인이다), 한쪽으로 하는 활동의 지속, 심리적 불안감 등이다.

전문적인 문헌에서는,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뇌나 척수에서 생성된 비대칭적인 신호로 인해 근육 긴장도의 좌우 차이가 발생되는 것을 하나의 가설로 들기도 한다. 이러한 몸의 비대칭을 바로잡으려면 골반에 대한 교정과 정확한 움직임에 대한 재교육이 필수다. 그러나 학교와 학원을 바쁘게 오가는 아이들이 치료를 받고 스스로 운동을 하는 등 자신의 몸에 대해 온전하게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치료를 잘 받아도 하루에 수 시간씩 앉아 공부에 집중하다보면 삐딱하고 구부러진 본인의 자세로 돌아가기 일쑤다. 이럴 때의 치료는 좌우 불균형이 더 진행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며, 치료와 더불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을 숙제로 내준다. 바로 조깅이다.

특별한 스트레칭이나 뭔가 색다른 운동이 처방될 줄 알았던 이들은 조깅이 체형교정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며 실망하지만, 천천히 뛰는 것은 우리의 양쪽 몸을 적절하게 이완시켰다가 수축시키는 기본적이면서도 뛰어난 운동이다. 한쪽 몸의 근육을 긴장시킨 상태에서도 빠르게 걷기는 가능하지만, 천천히 뛰기는 어느 한쪽 근육에 긴장을 한 채로 지속하기는 어렵다. 즉, 양쪽의 근육을 고르게 이완·수축시키는 좌우 대칭의 고른 운동인 것이다.

〈경희대한방병원 김형석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석·박사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임상조교수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한방재활의학과학회 이사

-한방비만학회 이사

-추나의학 교수협의회 간사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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