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발달 느린 아기를 위한 뇌 발달놀이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발달 느린 아기를 위한 뇌 발달놀이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2.07.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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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뇌 과학이 크게 발달하면서 건강한 육체는 건강한 정신을 만들 뿐 아니라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어떻게 하면 발달이 느린 아기들이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자라도록 도울 수 있을까? 신생아와 영아는 성인에 비해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로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 있어 몸이 어떤 자극을 받는지에 따라 두뇌가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아기들의 발달 수준에 맞는 신체놀이를 꾸준히 하면 아기들은 더 똑똑하고 지혜롭게 자라게 된다.

정신운동교육이란?

학습이 떨어지거나 발달이 느린 아이의 운동능력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아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손가락에 힘이 떨어져 숟가락이나 연필을 잘 잡지 못하고, 자라서 쓰기를 할 때도 필압이 낮거나 필체가 비뚤어진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소근육 발달이 또래보다 더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발달이 느린 아이들은 몸 움직임도 굼떠서 리듬에 맞춰 걷기 같은 기초적인 몸짓 수행 능력도 또래에 비해 뒤떨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몸 움직임도 어딘지 모르게 어설퍼 보일 뿐 아니라 보고 따라 하는 운동능력도 뒤처져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뒤떨어진 운동능력을 키움으로써 학습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정신운동교육의 원리다.

3살까지의 운동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지능발달과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뇌는 생후 3년 내 기본골격과 회로를 만들어 신경발달이 거의 다 이루어진다. 때문이 이 시기에 오감을 통한 여러 가지 자극이 필수적이다.

보통 아이들은 어른의 도움이 없어도 스스로 몸을 움직여 자연스럽게 자신의 뇌를 자극한다. 하지만 미숙아나 조산아로 태어나는 경우 이런 움직임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부족하다.

아기의 신체활동이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한 연구를 위해 신생아 병동의 미숙아들을 대상으로 하루 세 번 15분씩 몸을 문지르고 팔다리를 움직여줬다. 이러한 신체적 보살핌을 받은 아기들은 신체운동을 받지 않은 아기들에 비해 성장속도가 50%나 증가했다.

이런 사실은 뇌 발달과 신체의 움직임이 깊은 연관이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기의 신체운동은 아무리 단순한 동작이라도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아이의 지능발달에 여러 도움이 된다.

영아기는 몇 가지 기능을 키우기보다는 뇌 전체 용량을 키워야 하는 시기다. 두뇌 용량은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놀이를 통해 커진다. 뭔가 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면 용량이 커지지 못한 채 한 가지 기능만 발달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뇌는 자라서도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뇌 발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영양공급과 애착놀이

영유아 시기의 아기 뇌 발달에는 충분히 보호받는 환경에서 영양공급이 잘 이루어지고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애정을 주고받는 놀이다.

아기의 뇌는 2살까지 감정을 다루는 기능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만 2살까지 엄마와의 애착 관계 형성이 뇌 기능 발달에 아주 중요하다. 감정 뇌와 전두엽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감정 기능이 안정되어야 뇌 전체를 통합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의 기능이 더 잘 이루어진다.

그래서 놀이를 할 때도 아기는 부모와 안정된 애착을 느끼면서 해야 뇌가 더 잘 발달하게 된다. 안정된 애착은 부모가 매일 아기와 즐거운 마음으로 놀아주고 자주 안아주고 뺨을 비비는 등의 스킨십을 통해 만들어진다.

몸을 써야 머리가 좋아진다

‘0교시 체육수업’ 도입을 주장하고 세계적으로 학생들에게 운동 기반교육(movement-based learning)의 중요성을 주장한 존 레이티 하버드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교육 방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존 레이티 교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가만히 앉혀놓고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 방식에 충격을 받았다. 한국 학생들처럼 학교와 학원에서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면 뇌 기능이 저하돼 오히려 성적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레이티 교수는 체육수업을 통해 뇌로 공급되는 피와 산소량을 늘리고 뇌 신경세포가 더 활기차게 기능하게 해야 집중력과 성취욕·창의성이 증가하고 학습 능력이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모든 아이에게 공부 잘하는 방법으로 매일 최소 40분 신체운동을 권장했다.

손과 발을 움직이는 ‘소근육 운동’으로 뇌 자극

우리 몸에서 뇌에 가장 많은 자극을 주는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 뇌의 중추신경 중 30%는 손의 움직임에 반응해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손을 정밀하게 많이 움직이면 뇌의 넓은 부위가 자극받아 발달하게 된다.

사람의 총 206개 뼈 중 4분의 1에 달하는 54개가 양손에 있으며 관절이 많고 세밀하고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손은 뇌의 다양한 영역을 골고루 자극한다. 따라서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지능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배운 것을 표현하는 과제를 줬을 때 손동작을 곁들여 기억하게 하는 경우, 입으로만 말하게 한 것보다 3배 높게 기억해내는 효과를 보였다.

<시기별로 하는 뇌 발달 놀이>

6~12개월

엄마 아빠 몸 위에 오르기 : 이 시기는 대근육 발달이 활발하고 기어 다니며 모든 것에 호기심을 보인다. 엄마 아빠의 몸 위로 올라오도록 하고 마음껏 만지도록 한다.

공 굴려주기 : 다양한 감각을 발달시키는 놀이가 필요한 시기로 다양한 재질로 된 장난감을 만져보게 하고 공을 굴려서 아기 몸에 닿게 해 감촉을 느끼도록 한다.

12~18개월

이불 놀이 : 이불을 펼쳐두고 아기가 가운데 앉게 한 후 엄마 아빠가 양쪽에서 이불 모서리를 쥐고 당기며 흔들어 준다. 이불 놀이는 신체 자극을 통해 감각을 발달 통합시키는 훌륭한 뇌 발달 놀이다.

까꿍 놀이 : 숨어 있다가 나타나며 “까꿍” 하면 아기들이 놀라면서도 무척 즐거워한다. 까꿍 놀이를 통해 부모가 항상 곁에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고 또한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 사물이 없다고 생각하는 아기들의 인지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죔죔(잼잼), 짝짜꿍, 도리도리, 곤지곤지 놀이 : 갓 돌이 된 아기들에게 가르치는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놀이다. 아기의 뇌 발달을 위해 이보다 더 바람직한 놀이는 없을 것이다. 아기의 소근육 발달을 촉진하고 부모와 애착을 증진시키는 과학적인 놀이다.

18~28개월

간지럼 태우기 : 아기 몸에 간지럼을 태우는 것은 신체 감각을 자극하고 감각적인 재미를 느끼게 한다.

발바닥 문지르고 로션 바르기 놀이 : 아기의 발바닥을 간질이면서 로션을 바르며 신체 접촉과 감각자극을 시킨다.

손발 그리기 놀이 : 2세 정도가 되면 아기들은 자신의 신체를 탐색하고 호기심을 보인다. 커가란 종이에 아기의 손발을 대고 그려보고, 엄마 아빠 손도 아기와 함께 그려서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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