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물가” 재차 강조한 한은...추가 빅스텝은?
“지금은 물가” 재차 강조한 한은...추가 빅스텝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7.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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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6%...연말 기준금리 2.75~3% 기대 합리적
물가 흐름 예상대로 가면 당분간 25bp 인상 바람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6%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계속되면 물가에 먼저 중점을 두고 잡는 것이 거시적으로도 좋다고 본다”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금통위는 신중하지만 분명한 신호를 재차 던졌다. ‘지금은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는 신호다. 지난 5월 발표문과 달리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말이 빠져서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지만 이 총재는 “물가 상승이 오히려 예상보다 빨라 거기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며 “오히려 (물가 대응이) 더 강화됐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에도 이처럼 ‘물가가 먼저’라는 금통위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경기 침체는 아직 속단할 수 없는 문제지만 물가상승률은 이미 눈에 띄게 높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경기 상황은 연말로 갈수록 하방 위험이 커지는 게 사실이다. 지난 5월에 예측한 성장률보다는 분명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올해 성장률은 2% 중반 정도로 유지되고 내년에는 2% 초반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쪽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이 6%이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이 4%까지 가는 상황은 경기와 상관없이 너무 높다”며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물가가 계속 오르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물가상승률이 6%를 넘었고, 가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75~3% 선일 것이라는 예측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인정했다.

다만 불확실성을 재차 강조했다. 주요 선진국의 금리 정책, 유가 변동 등을 언급하며 어디까지나 ‘지금의 기대 수준에서’ 합리적인 예측임을 덧붙였다.

올해 추가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과 상황이 달라진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 총재는 “물가가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하게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당분간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플레가 더 가속되거나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정책 대응 시기와 폭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말에 근접할수록 물가상승률은 4% 내외로 둔화하고 국내외 요인에 의해 경기하강 압력도 커질 것이기에 한국은행 금리인상은 2.75%에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달러 강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흐름이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최근 달러 강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흐름이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 “한미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는 아냐”

앞서 미국이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재차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보통 한미 금리 역전은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투자자들은 미국 밖 시장 투자보다 안전자산인 달러를 들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유인을 받게 된다. 이는 곧 신흥국 시장 등에서 달러 자금이 철수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총재는 “금리 역전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갔을 때 우리만 영향을 받는지, 아니면 자본유출이 전 세계에서 같이 일어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강세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달러 가격은 원화로 1300원을 웃돌고 있으며 달러/유로 환율도 1:1에 도달한 상태다.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달러를 제외한 환율이 절하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우리가 어떤지를 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잘하고 있다면 예전처럼 큰 위기가 온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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