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한방병원 황덕상 교수] 경희야 부탁해 20편 ‘여름과 산후조리’
[경희대한방병원 황덕상 교수] 경희야 부탁해 20편 ‘여름과 산후조리’
  • 최인환 기자
  • 승인 2022.06.20 11: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희대 한방의학여성센터 황덕상 교수와 함께하는 한방 상식
우리가 몰랐던 엄마 건강-매주 3가지 건강 궁금증 싹~
경희대 한방의학여성센터 황덕상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경희대 한방의학여성센터 황덕상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여름이 되면 산후풍을 겪는 산모들에게 ‘덥고 습한 날씨’라는 난관이 찾아온다. 출산을 통해 몸 상태가 말이 아닌데 여름철 한증막같은 더위는 안그래도 지친 산모의 건강에 또 하나의 시련을 안겨준다. 여름, 산후풍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산후조리를 해야 할까? 이번 시간에는 경희대 한방의학여성센터 황덕상 교수와 함께 여름철 산후조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Q1. 산후풍 예방을 위해 한여름에도 난방을 해야 할까?

산후에 땀을 빼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 때문에 산모들은 한여름에도 내복을 껴입어야 한다는 오해가 있다. 더운 여름에도 보일러를 켜서 방을 뜨끈뜨끈하게 하고 산후조리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땀을 억지로 내기 위해서 했던 일들이 오히려 산모의 몸을 더 상하게 하고 산후풍을 유발할 수 있다.

산모의 몸에서 땀은 피와 같은 것이다. 산후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어혈(‘순환하지 않는 나쁜 피’라는 개념)은 배출하면서 충분히 피가 잘 생기게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억지로 땀을 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땀을 배출하고 충분한 수분 보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몸상태에 맞는 적정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차라리 조금 시원한 온도로 맞추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것이 땀도 덜 나고 밤에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이다. 잠을 잘 자는 것은 산후 회복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Q2. 산후에 에어컨 사용 괜찮을까?

우리 몸은 외부 온도에 적응한다. 무더운 열대지방에 살면서 기후에 적응한 몸은 갑자기 귀국한 뒤 우리나라 가을철 온도인 20℃만 되도 춥게 느껴진다. 주위 온도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여름철에 산후조리 중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온도는 습도와 관련돼 매우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산모가 머무는 곳에서 적절한 실내 온도를 조정해서 맞춰서 땀이 안 나면서 동시에 크게 추위를 안 느낄 적정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25도 전후로 습도 40~60%정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외부 날씨에 따라서 유연하게 찾아보는 것이 좋다.

산후에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여름철 에어컨 사용도 가능하지만 직접 차가운 바람이 살에 닿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좋다. 산후풍이라는 명칭에 ‘바람(風)’이 들어가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산후에 회복이 빠른 경우에도 반팔보다는 시원한 소재의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많은 산모들이 컨디션이 좋다가도 잠깐 방심하고 나간 사이 에어컨 바람이나 찬바람을 그대로 피부에 쐰 후에 산후풍 증상을 호소한다. 산후풍 방지를 위해서는 덥지 않게 하면서 피부에 직접 바람을 쐬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관건이다.

모유수유 또는 식사 도중에는 땀이 많이 날 수 있다. 그럴 때는 마른 수건으로 닦아 주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젖은 상태로 있으면 오히려 땀이 날아가면서 체온을 빼앗겨 시린감이 심해질 수 있다. 면 소재 옷도 좋지만 땀 배출 기능성 옷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

Q3. 여름철 산후 조리에도 한약이 도움이 될까?

임신과 출산은 여러 신체 변화를 가져온다. 평소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 몸이 허한 상태를 겪게 된다. 단순한 피로와는 다른 느낌이다.

산모에게 산후조리 한약을 처방하기 위해서는 임신 후반기부터 철분 요구량이 늘면서 임산부의 몸에 혈이 부족해 지는 증상과 함께 기(氣)가 허해지는 산모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기(衛氣)라고 해서 우리 몸 표면 부위를 지켜주는 기운이 약해지면서 인대나 근육도 덩달아 약해지고, 땀구멍을 조밀하게 닫아주지 못해 출산 후에도 땀을 계속 흘리거나 피부가 시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인대와 근육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한의약 치료와 함께 위기(衛氣)에서 회복될 때까지 잘 치료해 정상적인 균형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 산후풍을 치료하는 데 관건이 된다.

출산 후 몸조리하는 한약을 처방할 때 혈액과 몸의 수분에 해당하는 음이 부족해지는 ‘혈허(血虛)’상태와 배출되지 않는 노폐물과 나쁜 혈액인 ‘어혈(瘀血)’의 개념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래서 산후풍 환자들에게 단순히 기를 높이고 보충하는 치료만을 강요하면 안 된다. 혈을 보충해 줄 때도 있고, 어혈을 없어야 할 때도 있다.

첫 출산이 고령화되면서 산후 회복이 느리고 힘들다고 느낄 때는 전문 한의사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산후 한약 처방을 진료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센터 황덕상 센터장>

경희대학교한방병원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여성의학센터장

대한한방부인과학회 편집위원장

대한암한의학회 교육이사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임상시험 심사위원(기관생명윤리위원회)위원

대한통합암학회 연수이사

<저서>

아기100일 엄마100일, 한방여성의학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한방부인과 전문의 황덕상의 여성 건강 처방전)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