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코로나 2년간 지속 저하”... 고2 국어 실력 하락 ‘뚜렷’
“기초학력, 코로나 2년간 지속 저하”... 고2 국어 실력 하락 ‘뚜렷’
  • 김정아 기자
  • 승인 2022.06.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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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활동 중요한 국어, 비대면 수업이 학습결손으로
대도시 비해 읍면지역 학생 학업성취 수준 낮아 격차 여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베이비타임즈=김정아 기자] 코로나 2년차인 지난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모든 교과에서 2020년과 유사한 비율을 보여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조사에서 전년에 비해 모든 교과목의 1수준(기초학력 미달을 의미) 비율이 증가해 코로나로 인한 학습결손이 심각함을 확인했었다. 그런데 지난해도 중3의 경우 그 비율이 다소 하락한 반면 고2의 경우 국··수 모든 영역에서 1수준의 비율이 증가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코로나 2년차에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국어의 경우 보통학력을 나타내는 3수준 비율마저 64.3%를 나타내 전년에 비해 5.5%p나 감소했다.

(자료=교육부 제공)

이 같은 결과는 14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교육부는 학업성취 수준 파악과 분석을 통해 학교 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해마다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3, 2 전체 학생의 3%를 대상으로 실시하는데, 지난해는 914일에 실시됐다.

2021년 결과에 대해 전문가와 현장 교원들은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가 교육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 시행 이전에 시행돼 성과를 점검하기 어려웠고, 단기간에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원격수업기간 동안 다양한 학습 방법에 대한 습득이 부족했고, 대면수업 상황에서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로 토의 등 모둠활동 및 동아리 활동이 제한돼 학습의욕 감소와 함께 학업적 노력을 포기하는 학생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2 국어 3수준의 비율 하락에 대해서는 국어 교과는 글쓰기, 토의 등 생각을 공유하는 의사소통 활동이 중요하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상황과 제한된 학습 활동의 여파가 학습결손으로 이어졌으며, 이 기간에 디지털 세대인 중고등학생의 영상 매체 이용 습관이 강화돼 제한된 시간 내에서 긴 글을 이해해야 하는 국어과 평가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반적으로 여학생 학업성취도 남학생에 비해 높아

성별 성취수준를 비교하면 중·고등학교 모두 여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남학생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3수준 이상 비율은 중고등학교 국어, 영어 교과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높았고, 1수준의 경우는 여학생이 중고등학교 모든 교과에서 남학생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자료=교육부 제공)

지역별로는 중학교 모든 교과와 고등학교 수학 3수준 이상 비율에서 대도시가 읍면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의 경우 특히 수학 18.8%p, 영어 19.2%p 등의 큰 차이를 보였다. 고등학교 수학도 12.9%p 정도 대도시의 보통학력 비율이 높았다. 

1수준의 경우 역시 중학교 모든 과목에서 대도시보다 읍면지역의 비율이 높았으며, 수학이 특히 심했다. 고등학교 역시 수학의 편차가 가장 커 대도시에 비해 읍면지역의 기초학력 미달자가 많았다. 

이는 지리적 여건, 교통 접근성 등이 낮은 읍면지역의 학생들이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 체험 및 상담, 멘토링 등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전문가들은 읍면지역 학생들의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읍면지역 단위 센터 설립 등을 통해 교()사 교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교육부 제공)
(자료=교육부 제공)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학교생활 행복도조사에서는 중학교 57.2%, 고등학교 60.5%높음으로 나타나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조사를 시작한 2013년에 비해서는 각각 13.6%p, 20.1%p 증가했다.

고등학교의 학교생활 행복도 높음비율이 2013년에는 중학교에 비해 낮은 편이었으나, 지속적인 증가로 2018년 이후 중학교와 유사한 수준을 이루었고, 2021년에는 중학교에 비해 높아졌다

학업에 대한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의욕을 조사하는 교과기반 정의적 특성에서는 중고등학교 모두 국어, 영어에서 자신감, 흥미보다 가치와 학습의욕이 높았고, 중학교 수학에서 전반적으로 높음비율이 감소하고 낮음비율은 증가했다. 이는 전년 대비 학생들이 수학을 더 어렵게 생각하게 되었고, 수학이 일상생활에 주는 유익성에 대한 인식도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습량 부족 등으로 학년 위계성이 강한 수학 교과를 더욱 어렵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학은 초등 저학년 단계부터 학습결손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결손이 누적된 상태에서 중·고등학생이 되면 자포자기하게 되는 경향 뚜렷하다는 것이다.

교사 2명 배치 협력수업으로 기초학력 지원

교육부는 이번 성취도 평가 및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학습뿐 아니라 심리·정서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결손을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과제를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지난해 9월 이후 추진된 교육회복 정책의 효과를 분석하고 현장의 요구사항을 수렴하는 등 상향식 정책과제 발굴을 토대로 중장기 교육결손 해소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8월까지 전문가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하반기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 책임 이행하기 위해 지원대상 학생 선정 방안, 전담교원 배치 방안, 맞춤형 학습 지원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도 수립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및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시안을 마련하고, 기초학력보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9월 중 최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기초학력 강화를 위해 교육부는 학년 초 정밀한 진단을 통해 학습지원대상을 선정하고, 즉각·종합·전문적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초학력 부족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 기준 전체 학교의 96.7%가 기초학력 진단을 실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국어, 수학 등 교과 수업에 2명의 교()사를 배치하는 협력수업 운영 학교를 확대해 기초학력 부족 학생에게 즉각적인 보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교 내 다중지원팀을 운영해 인지·정의적 복합요인으로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종합적인 교육적 처방을 제공하며, 모든 교육지원청에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설치해, 전문 인력을 활용한 학습 및 심리·정서 회복 지원하는 방안이 실행된다.

읍면지역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부는 비대면 대학생 튜터링을 활성화하고, 향후 민간·공공의 콘텐츠 등을 한곳에서 이용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수학습 통합플랫폼2025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청 진로체험지원단 운영을 통해 진로체험지원센터(222개소)의 역량을 강화하고, ··도서벽지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접근성이 열악한 지방 소도시 및 도서벽지 등은 화상자문시스템을 통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부터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면 도입해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평가 대상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올해는 초6, 3, 2를 평가하고, 내년엔 초5·6, 3, 1·2로 확대한 이후 2024년부터는 초32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디지털 교수·학습 통합플랫폼과 연계한 인공지능(AI)기반 학력진단시스템을 구축해 개별 학생의 수준 및 결손 부분 등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맞춤형 교육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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