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교수] 경희야 부탁해 19편 ‘섬유근통증후군’
[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교수] 경희야 부탁해 19편 ‘섬유근통증후군’
  • 최인환 기자
  • 승인 2022.06.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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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한방척추관절센터 이승훈 교수와 함께하는 한방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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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이승훈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이승훈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픈데 검사해도 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진통제를 복용해도 통증이 반복되면서 점점 만성 피로와 수면장애를 동반하게 된다. 이런 만성 다발성 통증은 왜 생기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다면 이번 시간에는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이승훈 교수와 함께 대표적인 만성 다발성 통증인 섬유근통증후군의 치료와 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1. 온몸 여기저기가 아픈데 검사해도 원인이 나오지 않아요. 왜 그런거죠?

허리를 삐끗하거나 무리한 운동 후에 갑자기 생기는 근육통은 급성 통증으로서 ‘우리 몸의 이상이 생겼으니 휴식을 취하고 치료를 받으라’는 경고 신호입니다. 이 때는 치료하면 금방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급성 통증이 약 3개월 이상 넘도록 지속된다면 통증 자체가 질환이 되어 점점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만성화됩니다.

이런 만성 통증 상태가 지속되면 통증이 뇌로 전달되는 신호 체계가 변하면서 아픈 부위가 더 민감해지고 그 주변까지 아프게 되며, 심지어 약한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처음에는 한쪽 목이나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점점 퍼져서 온몸 여기저기가 아픈 다발성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 때는 영상 검사나 혈액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서 신경성이라는 소견을 듣거나 주변에서 꾀병이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2. 병원에서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어떤 질환인가요?

섬유근통증후군은 우리 몸을 상하·좌우·중앙의 5개 영역과 19개의 부위로 나눌 때 최소 4개 영역, 4개 부위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피로, 수면장애,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 두통, 우울감 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전신 다발성 통증 질환입니다. 다시 말해 환자 분이 좌우 어깨, 목, 허리, 우측 엉덩이처럼 다양한 영역의 부위에서 통증을 호소하면서 통증 이외의 전신적인 증상을 동반할 때 진단하게 됩니다.

보통 섬유근통증후군은 온몸 여기저기가 아프면서 소화도 안 되고, 잠도 잘 안 오고, 우울한 느낌도 드는 상태가 지속됩니다. 예전에는 이런 증상이 있어도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근막통증증후군처럼 다른 질환이 있으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하지 않았지만,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2016년 제안한 최신 진단 기준에서는 다른 질환이 있더라도 위 기준만 만족하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되면서 원인 모를 전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받게 됐습니다.

섬유근통증후군은 주로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4배 이상 높고, 40대 이상의 여성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특별한 검사로 진단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진단이 나오기까지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진료를 받곤 합니다. 

3. 섬유근통증후군과 같은 전신 다발성 통증은 진통제로도 잘 듣지 않던데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섬유근통증후군은 일반 소염진통제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삼환계항우울제나 항전간제, 선택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등의 약물이 주로 사용됩니다. 다만 이러한 약물들은 일반적인 진통제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나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보다는 부작용이 조금 더 크다고 알려진 만큼 장기 복용 시에는 이상 반응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이러한 약물을 수개월 이상 복용하고 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어느 정도 통증이 줄어들어도 불면, 우울, 피로 등의 전신 증상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진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섬유근통증후군 치료에 대한 국제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약물 치료와 더불어 운동이나 명상 뿐만 아니라 침 치료 같은 한방 치료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다발성 통증 환자라도 추위를 심하게 타거나 몸이 잘 붓고 수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데, 이 때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부종과 냉증을 개선하는 한약 치료를 병행한다면 보다 더 효과적으로 통증과 동반 증상들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이승훈 교수>

대한한의학회 홍보이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자문위원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서울신문 연재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교수

<저서>

침의 과학적 접근과 임상활용(2019 세종도서)

침의 과학적 접근의 이해(2021 세종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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