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코로나19‘ 소아·청소년 비만율 ↑
‘미운 코로나19‘ 소아·청소년 비만율 ↑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4.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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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비만‘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
걷기, 달리기, 수영, 축구 등 유산소 운동 효과적
“생활 환경· 활동 양상 사회적 관심을 두고 대책 세워야“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배달음식, 운동부족 등으로 인해 한국인의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다. 비만이란? 체내의 지방이 정상 수치보다 많이 쌓인 경우를 말한다. 만약 당신이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더라도, 체내 지방이 많다면 비만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했고 최근에는 비만인 부모 사이에 있는 자식도 비만일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비만은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최근 소아비만의 증가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지난해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생의 33%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 비만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이후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학교 수업은 휴교 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소아청소년은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는 등 생활방식에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외부 활동이 줄고 배달음식, 간편식 등을 먹게 되는 시간이 길어졌다. 특히 밀가루와 자극적인 음식들은 소아·청소년들의 옆구리를 늘리는 일등 공신이었다.

맛있게 먹고 난 후 일정한 에너지를 소비해 칼로리를 덜어줘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인해 체육시설, 운동장 등이 폐쇄되며 활동의 감소로 이어졌다. 이러한 종합적이 이유들이 청소년들의 비만 증가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경고하는 의료인들의 목소리가 연일 커지고 있다.

최근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발생 전후에 이 병원 성장클리닉을 찾은 아이들의 체질량지수(BMI) 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밝혔다. 보통 체질량지수는 체중(단위 ㎏)을 신장(단위 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과체중과 비만 등을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 2019년 5월~7월까지 병원을 찾은 환아 113명 중 과체중 또는 비만한 비율은 여아 25.3%, 남아 23.3%였다. 그로부터 1년 뒤 같은 기간 병원을 방문한 환아 201명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한 비율은 여아 31.4%, 남아 45.8%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1년 새 과체중 또는 비만한 비율이 여아는 6.1% 포인트, 남아는 22.5% 포인트 증가했고, 이러한 변화는 남아에게서 더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상대적으로 활동적인 남자아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활동량을 줄이면서 체중이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아이들의 성장 상태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측정 계산기를 통해 기본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자료=질병관리청 갈무리)
아이들의 성장 상태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측정 계산기를 통해 기본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자료=질병관리청 갈무리)

건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소정 교수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운동량 감소, 식생활 양상 변화, 비활동 시간 증가로 인해 계절적 차이를 보이는 국내 소아청소년의 정상적인 성장 양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소아청소년의 생활 환경과 활동 양상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는 “2020년부터 체중이 지속해서 심하게 늘어 성장과 비만을 걱정하며 병원을 찾은 어린이와 보호자가 많아졌다. 코로나19 유행 전후의 소아청소년 신체활동에 대한 분석이 추후 필요하다“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의 더 큰 관심과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o 소아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현대사회에서 비만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및 사회적 건강 등 건강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비만은 키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속에 체지방이 많아지면 혈액순환이 방해받고, 염증 상태를 일으킨다. 늘어난 체지방으로 인해 다량 분비된 성호르몬은 성장판을 빨리 닫히게 한다. 심각하게는 성조숙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고혈압, 당뇨, 편두통, 수면 무호흡,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등의 원인이 된다. 어릴 때 찐 살일수록 지방세포의 크기뿐 아니라 개수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소아비만은 그대로 성인비만으로 이어져 살을 빼기 힘든 체질이 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소아비만에서도 무증상 관상동맥질환, 무증상 동맥경화증, 혈압증가, 지방간질환, 천식발병 및 악화, 당뇨병, 고인슐린혈증, 발구조 또는 기능의 이상, 우울, 자존감 저하, 식이장애 및 신체불만족이 잘 동반된다고 전했다. 특히 어린이 비만에도 동일한 합병증 발생이 가능하며, 소아 비만은 잠재적 질병위험도가 더욱 높다. 따라서 조기에 상담받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비만과 관련된 동반질환은 후속연구에 의해 추가적으로 계속 밝혀지고 있다.

소아비만은 결국 ‘성인병‘이라고 불려지는 여러 증상들이 이른 시기에 다양하게 노출된 것이며, 그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의학계에서 비만은 유전적, 행동적, 환경적 등 다양한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지목하고 있다.  

o 비만을 극복하는 방법

의료 전문가들은 비만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밸런스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전했다. 또한 소아·청소년의 자녀들에게 비만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지해 주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식단조절과 운동 등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리하게 굶는 다이어트나 하나의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하루 한 끼만 먹는 1일 1식 다이어트 같은 경우 오히려 집중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다른 질환이 생기기 쉽다고 밝혔다.

특히 성장을 한참 해야 하는 시기에 이러한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적절한 식단조절과 운동 등의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동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준형 트레이너는 “무리하게 세운 계획 때문에 더 큰 좌절감 맞볼 수 있다. 무작정 고강도 운동이나 절식부터 나설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계획과 목표를 세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이뤄낸 성취감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달리기, 수영, 축구, 수영, 축구, 테니스, 자전거 타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남이 추천해주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체중 감량은 유산소 운동과 활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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