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러시아는 왜 이렇게 우크라이나에 집착할까?
[취재수첩] 러시아는 왜 이렇게 우크라이나에 집착할까?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3.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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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이나 침공 24일째... 민간인 사망자 800명
국제정세요동, 자국 중심주의·새로운 신냉전 시대 열리나?
2차 전범 국가들 화력 카드 만지작... 독일 국방비 인상, 일본 NATO 핵공유 언급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를 침공한 지 오늘(19일 기준)로서 24일 차다. 러시아군의 무차별한 공습으로 인해 피해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숨진 민간인 수가 800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풀 민간인 주거지역이 80%파괴됐으며, 시민이 3만 명이 피난을 떠났다“고 전했다. 현재 하루 평균 50~100개의 폭탄이 떨어지고 있으며, 35만 명이 방공호 또는 지하실에 대피해 있는 상황이다. 연일 사망자수는 늘어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이러한 무모한 상황을 전개하면서까지 왜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고 할까?

과거 우크라이나는 유럽, 아시아인들에게는 중요한 ‘길목’이였다. 북쪽에 위치한 러시아인에게도 우크라이나는 매우 중요했다. 바다를 가기 위해서는 지나가야 했으며, 13세기 몽고 침입 이후부터 소련연방이 해체될 때까지 오랜기간동안 주변강대국의 분할 지배를 받아왔다. 이후에도 서구 열강의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동방 진출의 교두보로, 러시아는 흑해를 거쳐 지중해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였다. 크게는 대북방전쟁, 나폴레옹 전쟁, 크림 전쟁,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등의 아픔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다.

우크라이나의 북쪽지역은 프랑스까지 뻗은 평지이며, 남부는 카르파티아 산맥, 알프스 산맥 등이 가로막는 자연국경이 있으며, 해상작전을 할 수 있는 북쪽 발트해에는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남쪽 흑해에는 그리스와 터키가 있다. 앞서 발트3국은 NATO에 가입했는데 지리적 요건상 매우 중요했다. 위쪽은 스웨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 좌측은 서유럽, 아래는 동유럽, 우측은 러시아 사이에 끼여 있다. NATO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발트3국을 가입시켜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속셈이었으며, 그 전략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NATO란? 세계 주요 국제기구 중 하나로 유럽과 북미 지역 30개 회원국 간의 정치 및 군사 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말한다. 최초 냉전 시대 동유럽권 공산주의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창설된 일종의 국방 조직으로, 당시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30여 개 회원 국가로 구성된 군사 동맹체로, 창설 당시에는 사회주의 냉전체제의 대장 노릇을 했던 소련을 막기 위해서 창설됐다.

지난 1994년 우크라이나는 핵을 폐기하는 대신 미국과 영국에게 주권과 안전보장을 약속받았지만, NATO의 일원으로는 받아주지 않았다. NATO가 우크라이나를 다른식으로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발트3국과는 다르게 영토가 평야 지대로 대부분 이뤄졌다. 이는 방어를 해야 하는 지역이 매우 넓다는 뜻인데, 천문학적인 군비가 들어가며, 경제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된다. 빅 데미지를 입어가며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후미에서 우크라이나를 적절하게 이용해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푸틴도 우크라이나가 지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점령부터 지금까지 계속 집착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으며, 아이들을 포함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행위를 맹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미적거리며 우크라이나 뒤에서 러시아를 압박했던 NATO도 이번 침공에는 책임이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NATO의 가입이 이뤄졌다면, 러시아가 침공까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는 자국 중심주의, 새로운 신냉전 시대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독일이 움직이고 있다. 독일 라프 숄츠 총리는 지난 2월 의회 연설에서 무기 현대화에 1000억 유로를 투자하고 공군의 낡은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의 첨단 스텔스기 F35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GDP 대비 1.3% 수준인 국방비를 2% 이상으로 끌어올리겠고 전했다. 그동안 독일은 지난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이라는 반성에 따라 군비 지출을 억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후지TV 갈무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후지TV 화면 갈무리)

옆 나라 일본도 아베 전 총리가 불을 지폈다. 일본 아베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NATO 회원국 일부가 채택 중인 ‘핵공유‘를 일본에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러시아·영국이 주권과 안전보장을 약속한 지난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를 언급한 뒤 “그때 전술핵을 일부 남겨뒀다면, 러시아가 쉽게 침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아베의 ‘핵공유‘ 발언은 일본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가인 일본에게 이러한 발언이 나온 것은 상당히 거북하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논란에 기시다 총리는 “비핵 3원칙을 견지하는 일본 입장에서 생각할 때 핵공유는 인정할 수 없다“며, 빠르게 논란의 불을 식혔다.

지난 1일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 속에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각 나라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대통령도 신냉전 상황으로 치닫는 국제정세에 대한 경계와 대비를 주문했다.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면교사 삼아 결국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이웃나라도 아닌 자주국방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잊지 말자.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은 휴전 중인 나라이다. ‘휴전‘은 국제법상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해 전투를 잠시 멈춘 상태를 말하며, 언제든지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본은 독도에 대한 야욕을 못 버리고 끈질긴 분탕질을 하고 있다.

앞으로 두나라의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생각보다 완강한 우크라이나의 저항 때문에 쉽게 점령을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한 경제적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 무엇보다 아무런 힘없는 시민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이 더 이상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4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와 꽃다발 등이 놓여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지난 4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와 꽃다발 등이 놓여있다. (사진=최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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