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교수] 경희야 부탁해 13편
[경희대한방병원 이승훈 교수] 경희야 부탁해 13편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2.03.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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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한방척추관절센터 이승훈 교수와 함께하는 한방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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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이승훈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이승훈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풀리는 봄철에는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을 많이 하게 된다. 또한 봄철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면서 발목을 접질리는 경우가 많다. 발목 염좌로 알려진 이 질환은 아마도 한의원을 가장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수개월이 지나도 낫지 않는 발목 염좌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경희야 부탁해 13번째 시간은 발목 염좌의 초기 치료와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발목을 삐끗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발목 염좌 발생 시 응급처치는 PRICE를 기억해야 합니다. 우선 붕대나 부목으로 발목을 고정시키고(Protection, 보호), 아픈 발목으로 서거나 움직이지 말고 움직임을 최소화합니다(Rest, 휴식).

이후 후끈하게 열감이 있는 발목 부위를 얼음 등으로 차갑게 식히고(Ice, 냉찜질), 부어오른 발목을 압박 붕대 등으로 압박하며(Compression, 압박),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발목 아래 쿠션이나 베개를 두어 발목이 심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게 합니다(Elavation, 거상). 이후 의료 기관에 방문하셔서 인대 손상 정도와 골절 여부에 대해 진단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언제까지 냉찜질을 해야 할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보통 손상 후 48시간 정도 냉찜질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들어 냉찜질이 초기 인대 손상 회복 과정에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냉찜질의 목적이 초기 과도한 염증 반응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손상 후 발목의 후끈거리는 열감이 사라졌다면 본인의 상태에 따라 냉찜질을 중단해도 좋습니다. 이후 같은 부위에 바로 온찜질을 시행한다기보다는 손상된 발목 주변부터 따뜻한 정도의 찜질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목 염좌에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치료를 하나요?  

우선 침 치료는 손상된 인대의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신경 경로를 조절해 통증을 줄일 뿐 아니라, 손상된 인대 자체의 자연 회복 기전을 도와줍니다. 또한 천연 소염진통제로 알려진 봉독약침 치료는 정제된 봉독을 발목 인대 주변에 주입해 인대 파열로 인한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입니다. 부항 치료는 공기를 흡입해 피부 표면과 조직의 압력차를 만들어 고여있는 어혈을 제거하고 발목 주변 혈액 순환을 도와줍니다.

깁스를 한 상태에서 침 치료를 받아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골절이 아닌 이상 대부분은 반깁스의 형태로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이때 잠깐 깁스를 풀고 침 치료를 받으시고 다시 착용하시면 되며, 적절한 소독 후에 치료가 시행되기 때문에 발목 염좌 부위에 감염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오히려 침 치료를 통해 발목 손상이 빨라지면 깁스 착용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발목을 자주 삐거나 3개월 이상 지났는데도 아직도 아프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발목 초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인대의 상처가 호전 악화를 반복하면서 만성 염증의 악순환이 생기고 발목 인대가 점점 느슨해지면서 작은 염좌들이 반복됩니다. 또한 발목에 연결되는 정강이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굳어 외측인대 만성불안정성이 발생합니다.

이때는 '매선요법'이나 '가열식화침술' 같은 특수침 치료를 병용하면 좋습니다. ‘매선요법’은 늘어난 발목 인대나 힘줄 주위에 매선실을 자입해 염증 치유 과정을 통해 약해진 부위를 강화합니다. 이를 통해 불안정성이 유발하는 만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합니다.

이 특수침은 식약처에서 안전성을 인증받은 의료용 약실을 사용하며,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분해되어 오랫동안 재생 효과가 지속됩니다. ‘가열식화침술’은 침을 놓은 상태에서 불로 열 자극을 주어서 손상된 인대나 힘줄에 미약한 상처를 주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이때 불안정성을 일으키는 발목 주위 인대가 스스로 재형성하도록 도와 만성 통증을 치료합니다. 또한 발목 주위뿐 아니라 이미 굳어진 정강이나 종아리 근육에 전기침 치료를 진행해 발목 불안정성을 악화시키는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단순히 발목을 고정해서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는 기능적 재활 치료를 빨리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골절이 아닌 이상 깁스나 보조기로 발목 고정은 최대 6주 이내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통증이 줄어들면 발가락을 굽혔다 펴거나 한 손으로 발목을 고정하고 다른 손으로 발목을 돌리는 운동을 해주면 좋고, 통증이 사라지면 천천히 발목에 체중 부하를 가하면서 서서히 걷는 것이 좋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이승훈 교수>

대한한의학회 홍보이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자문위원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서울신문 연재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교수

<저서>

침의 과학적 접근과 임상활용(2019 세종도서)

침의 과학적 접근의 이해(2021 세종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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