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우크라이나 위기, 글로벌 금융 시장 리스크는
[취재수첩] 우크라이나 위기, 글로벌 금융 시장 리스크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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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ixiv)
(출처=픽사베이)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단행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는 24일 오데사와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뿐 아니라 수도 키예프에도 군사 행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국은 우크라이나 파병에는 선을 그은 상태였고 유럽도 원유에 대한 제재는 배제한다는 입장이었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독립 정도만 요구하거나, 상황이 나빠져도 동부 친러시아 지역을 무력으로 확보하고자 나서리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까지 전격적으로 타격하면서 시장 상황은 예상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근처까지 감행한 군사 행동은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무너뜨릴 정도의 강한 압박이다. 친 러시아 정부를 수립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통제권 아래 두는 게 목적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과 러시아가 지리적으로 급격히 가까워진다. 이는 미국 입장에서 가만히 두고 보기 어려운 수준의 진격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미국은 강력한 대(對) 러시아 제재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원자재를 수출하는 러시아 대형기업과 금융 기관에 대해 강한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 러시아는 이런 제재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유럽으로의 에너지 공급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원자재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 곡물가와 유가가 급등하고 금융 기관 제재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12%, 옥수수 수출의 16%를 차지하는 곡창지대다. 또한 에너지 산업이 곧 계절적 비수기로 진입하긴 하지만 여름과 겨울의 성수기를 위해 원유나 천연가스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이미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으로 선회한 상태라는 점이다. 여기에 추가 인플레이션이 더해지면 분쟁 상황 때문에 경기가 둔화해도 각국은 재정 확대에 나서기 어려워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신냉전’을 언급한다. 러시아의 군사 행동 배경에는 유럽의 질서를 1990년대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야망이 있다고 보는 분석이다.

특히나 러시아의 군사 행동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난 직후 이뤄진 점은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최근의 미-중 갈등, 혹은 미-러 갈등이 미-중·러 갈등 구도로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역학관계, 즉 ‘신냉전’시대가 본격화된다면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먼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또 다른 신냉전시대를 여는 빌미가 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명 미국과 러시아, 양 측 모두 최악의 시나리오는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가 한 수를 빨리 놓았다. 우크라이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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