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조건부 승인...주가 전망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조건부 승인...주가 전망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2.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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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는 대한항공 보잉 787-9기.(사진=대한항공 제공)
이륙하는 대한항공 보잉 787-9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대한항공이 마침내 아시아나와 하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메가 캐리어’의 탄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1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주)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심사에서 국제선의 경우 양사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의 경우 중복노선 총 22개 중 14개 노선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결합한다면 이후 우리나라 국제선 전체의 약 48.9%, 국내선 제주 노선 전체의 약 62%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이에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이 있는 국내외 여객 노선에 대해서는 경쟁 항공사의 신규 진입 등을 촉진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슬롯·운수권 이전 등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해당 노선을 운항하고자 하는 항공사가 10년 내에 나타나면 대한항공은 슬롯(공항이 항공사에 배정한 시간)과 운수권(특정 국가에 취항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을 반납하게 된다.

또한 반납 전까지 조치 대상 노선의 운임 인상폭이 제한되고 좌석 수나 간격, 서비스 질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내세운 이러한 조치가 대한항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본다. 우선 국내 경재사가 슬롯과 운수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인 LCC(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중 서울-뉴욕, 서울-로스앤젤레스 노선과 같은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항공기는 극히 제한적이거나 아예 없다”면서 “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LCC는 항공 연계편 확보, 환승객 모집, 화물 사업 등 기존에 하지 않던 사업을 새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한항공의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는 미주 본토와 서유럽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도입 예정인 중대형 항공기로도 취항이 어려운 지역”이라며 “대형기를 도입해 장거리 노선을 취항하는 것은 LCC에는 상당한 위험 부담이 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웨이가 2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A330-300은 동유럽과 미국 서부까지는 운항할 수 있다”면서 “같은 LCC라도 티웨이항공의 수혜 정도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경쟁사가 슬롯과 운수권을 가져갈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 강성진 연구원은 “통상 국제선에서 국가 간 운수권 배분은 양국에 똑같이 부여된다”면서 “만약 어떤 국제선에서 현재 한국 국적 항공사가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면 이는 상대 국가 항공사가 한국노선의 운수권을 사용하지 않기로 이미 결정해 놓은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정위 관련 불확실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된 만큼 이번 조건부 합병 승인은 대한항공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국내 공정위를 통과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의 심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두 항공사의 통합은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3사 통합도 동반하는 만큼 향후 국내 항공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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