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클라우드·IDC ‘물적분할’...이번엔 다를까?
KT, 클라우드·IDC ‘물적분할’...이번엔 다를까?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2.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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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제공)
(사진=KT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KT가 물적분할에 나선다. 지난 15일 KT 이사회는 클라우드와 IDC 사업 부문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신설 법인 ‘KT클라우드’는 오는 4월 1일 설립 예정이다.

KT는 분당과 강남 목동, 용산 IDC 등 장부가 약 90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와 IDC 사업부 자산, 현물 1조6000억원, 현금 1500억원가량을 출자할 예정이다.

이후 모회사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의 신규발행 주식 전체를 취득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투자자들이 이번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물적분할로 인한 주주 지분가치 하락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초 LG화학에서 물적분할 한 LG에너지솔루션이 재상장한 데 이어 최근 포스코도 물적분할 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 투자자는 “물적분할 후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시장에 상장하면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KT의 물적분할은 조금 결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KT의 투자자 보호 정책이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KT는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KT클라우드 상장은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한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KT의 사업부문 분할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불거졌던 물적분할 이슈는 이미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투자포인트로 작용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상장했거나 메인 상버부를 분할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던 사례들”이라며 “KT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에 분할되는 KT의 클라우드와 IDC 사업부는 지난해 KT 연결 매출액의 1.8%, 별도 매출액의 2.5%를 차지했다. 실적 비중이 크지 않은 셈이다. 분할하더라도 별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사업 분사를 미리 염두에 둔 상황에서 사업계획과 배당 정책을 밝힌 만큼 DPS(주당배당금)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KT는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을 개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KT의 클라우드·IDC 사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파이를 키울 기회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별도 법인화를 통해 KT와의 이해관계를 넘어선 다양한 사업자들과의 제휴가 가능하다는 점은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육성하는 데 기회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라이프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 커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T는 국내 1위 규모의 IDC 시설을 보유하고 매출 규모도 1위”라면서 “KT 내부에서는 5G, 콘텐츠, 금융 등과 경쟁을 벌이면서 그 중요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독립할 경우에는 1위 사업의 가치가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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