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렬 한유총 이사장 “교육 다양성·자율 보장해야”
[인터뷰] 김동렬 한유총 이사장 “교육 다양성·자율 보장해야”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2.0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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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렬 한국유치원총연압회 이사장. (사진=베이비타임즈)
김동렬 한국유치원총연압회 이사장. (사진=베이비타임즈)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아이가 네 살에서 다섯 살(만 3세) 정도가 된 부모들은 연말연초가 다가오면 분주하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가 됐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동네에서 눈여겨봤던 유치원에 대해 입소문으로 알아보기도 하고 아예 유치원에 직접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원아모집에 나서는 유치원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자체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등으로 승부해야 하는 사립유치원은 자신들의 경쟁력을 드러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연초를 맞아 이러한 사립유치원의 조력자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를 방문했다. 김동렬 한유총 이사장은 대선이 다가오는 시기인 만큼 회원을 대변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강구하고 있는 듯 했다.

김 이사장은 “대선 시즌이라 바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여당과 야당의 관련 정책 공약집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환경적 어려움으로 유치원 포기치 않아야

민법 제32조에 명시된 한유총의 설립 목적은 ‘유아교육 발전에 공헌하며 회원의 권익을 강화하고 유치원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에 기여함’이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한유총은 회원 상호 간 유대를 강화하고 유치원 교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사업을 주로 펼친다. 또한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해 보급하거나 관계부처, 기타기관에서 위임받은 사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서는 회원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지원금 사업과 마스크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한유총에 가입한 유치원장은 실질적으로 2000명이 좀 넘는데, 한유총은 비접촉 체온계 총 3000개와 마스크 총 550만매를 회원에 보급하는 등 팬데믹 대응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비대면 시기를 맞아 공모전도 진행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어린이 교통안전 비대면 강의 공모전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UCC 공모전을 회원들의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이사장은 “어떻게 하면 실질적으로 회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며 여러 규칙이나 규정을 정할 때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중요하게 꼽았다. 김 이사장은 “교육부에서 나오는 샘플에는 꼭 넣어서 지켜야 하는 내용도 있지만, 넣지 말아야 하는데 들어갈 뻔한 내용도 있다”면서 “원장 고유의 권한이나 재량인 부분을 지킬 수 있도록 고문 변호사와 회계사들께 검토를 부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단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나 국회에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국회에 누리과정지원금 인상을 요청한다든지, 유치원비 인상율을 당해연도 최저임금상승률로 맞출 수 있도록 법 일부개정을 요청한다든지 하는 일이다.

김 이사장은 “유치원 3법이 통과되고 나서 그런 일이 더 많아졌다”며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예로 들었다. 급식 시설 없이도 인가를 받을 수 있던 때 운영을 시작한 유치원들은 새로운 법에 현실적으로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특히나 아파트 안에 있는 유치원의 경우는 건물 전체를 시공하면서 이미 건폐율을 딱 맞게 써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신규 개원을 하는 유치원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전부터 운영해온 유치원들은 유예를 받아놓고 소급 입법이 안 되게끔 하는 쪽으로 의원들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공립과 사립은 수레바퀴의 양 축...교육 질 향상에 사립 역할 중요

한유총의 조력으로 사립유치원은 운영 상의 여러 어려움을 해결해가고 있지만 최근 추세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업무 계획에서 올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전국에 총 550개소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 이사장은 “사립유치원이 교육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사립유치원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커리큘럼과 서비스 등을 강화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기 때문에 이른바 ‘상향 평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교육부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지만, 원장님들이 교사들과 창의력을 발휘해 만드는 특성화 프로그램 등도 그 못지않게 좋다고 본다”면서 “물론 유치원 사이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조금 어려워하는 유치원이 잘 따라올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교육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사립유치원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어떻게 모든 아이를 똑같이 키울 수 있겠냐”면서 “앞으로는 더 다양하고 특화된 분야, 여러 영역이 서로 교차된 산업이 발전하게 될 것이고,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개개인의 기질과 특성에 맞게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은 수레바퀴의 양 축과 같다”며 “교육계에서 자율성과 다양성을 억누르지 않아야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사진=베이비타임즈)
(사진=베이비타임즈)

◆ 만 3~5세 무상교육, 저출생 해법 될 것

한편 김 이사장은 ‘만 3~5세 무상교육’을 저출생 해결의 실마리로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0~2세까지는 거의 무상교육에 가깝고,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이제는 고등학교까지도 무상교육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3~5세도 빠질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3~5세 자녀를 둔 부모가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라는 것이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육아휴직이 끝나면 일터로도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원해줘야 둘째 아이를 계획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고등학교까지도 무상이 다 됐으니 이제는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충청남도에서는 올해부터 만 3~5세 모든 유아에게 유아교육비를 추가 지원한다. 전국 최초로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100% 무상교육’을 진행하게 된 셈이다.

김 이사장은 “충남에서 이번에 먼저 시작하는 데 1400억원이 들었고, 이를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전국 단위로 한다고 하면 예산이 3~4조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충분히 쓸 수 있는 재원이라고 본다. 어려운 학부모들을 도와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 힘들어도 유치원 들어가면 행복...남은 과제 잘 마무리 할 것

여러 정책적인 아쉬움을 토로하는 김 이사장이지만, 유치원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고 했다. 여전히 유치원 원장이기도 한 그는 “밖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유치원에만 들어가면 행복해진다”며 웃었다. 

김 이사장은 “처음엔 아내의 부탁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를 좋아해서 그런지 유치원이 잘 맞는다”면서 “아무리 여기서 머리 아픈 채로 돌아가도 아이들이 원장님, 부르며 뛰어오면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전했다.

끝으로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을 묻자 김 이사장은 자신의 동료이기도 한 한유총 회원들이 이처럼 ‘행복한 일터’를 떠나지 않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여러 제도적 압박이나 행정적인 어려움으로 문을 닫지 않도록, 함께 끝까지 사명감을 갖고 같이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님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풀어드리고 싶다”면서 “사회생활이나 출산 모두 주저하지 않도록 정책이 마련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 대선 기간에 정책 제안에 힘쓰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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