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하는 우리 아이,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건강칼럼]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하는 우리 아이,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12.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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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여섯 번째 건강이야기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
서울성모병원 류인혁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류인혁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엄마~ 또 배가 아파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배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통계적으로는 약 10% 정도의 아이들이 1주일에 한 번 이상 복통을 호소한다고 한다. 복통이 심하고 지속된다면 당연히 병원을 데리고 가겠지만, 심하지는 않은 복통이 자주, 또 오래 반복되는 경우라면 부모들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떨 때는 꾀병 같다가도, 또 어떨 때는 아닌 것 같고… 이번 시간에는 아이들의 만성 복통은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병원에 가서 진료가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 만성복통

만성복통은 최소 2달 동안,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이상 배가 아픈 것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하면 한달에 한두 번 정도만 배가 아프거나, 배가 아픈지 아직 한달 밖에 안된 경우라면 아직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만성 복통은 아닌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복통이 심하거나 점점 악화되는 경우라면 병원 진료가 필요하지만 만성 복통이 있을 때 의심하는 질환들을 생각하기에는 이르다. 

만성복통이 중요한 이유는 의심해야 하는 질환이 급성복통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만성복통의 2/3정도는 ‘기능성 복통’으로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염증성 장질환, 호산구성 위장염, 간, 담도, 췌장 질환, 심한 식도염, 위염, 감염성 위장염 등이 원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기능성 복통이란? 

기능성 복통은 뚜렷하게 장기에 이상이 있는 질환(기질성 질환)은 없는 복통을 총칭하는 용어로, 아이들 만성복통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변비 등도 기능성 복통에 속하며, 위장관의 통각 과민, 장에 가스가 차서 팽창할 때 발생하는 통증, 위장관의 예민, 운동성의 감소 등을 원인으로 보통 설명하지만 뚜렷한 기전은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하다. 기능성 복통도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기능성 복통인지, 얼마나 증상이 심한지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기능성 복통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호전되거나 적응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통증이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상생활에 큰 장애를 주지는 않는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 기능성 복통과 치료해야 하는 원인이 있는 만성복통을 구분하는 것이다. 만성복통의 경우는 원인을 해결해야지만 복통이 호전되고, 또 질환에 따라서는 빠른 치료가 예후에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는?

간단하게 말하면 만성 복통과 함께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와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을 정도의 복통이 반복되고 오래가는 경우에는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만성복통과 함께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는 기능성 복통이 아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경고 증상
체중 감소(특히 10% 이상)반복적인 구토 (음식물을 토해내는 확실한 구토)만성 설사 (특히 설사 때문에 밤에 자다가 깨는 경우)항문 주변 질환 (반복되는 농양, 누공, 열상, 피부꼬리등)삼킴곤란입안에 반복적인 궤양토혈, 혈변설명이 안되는 반복적인 발열성장부진, 사춘기 지연뚜렷한 위장관 질환 가족력 (특히 염증성 장질환)지속적인 우상복부, 우하복부 통증장외 증상 (심한 어지럼증, 피곤, 두통, 흉통, 팔다리 통증 등)

일상생활의 장애 
또 위와 같은 경고 증상이 없더라도 복통이 아이의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예를 들어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를 자주 빠지거나, 학원이나 학업 등에 심한 방해를 줄 정도)라면 만성 복통에 대한 진료를 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검사에서 기질적 질환이 진단되는 경우도 있고, 또 기능성 복통이라도 치료를 통해 증상 조절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어떤 검사를 하게 되나요?

만성복통의 기간, 심한 정도, 동반 증상 등에 따라 다르지만 신체검진, 혈액검사, 소변검사, 대변검사, x-ray 검사 등을 기본검사로 하고, 필요에 따라서 초음파, 복부 CT,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등의 검사도 진단을 위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변의 염증 수치를 보는 대변검사가 염증성 장질환의 선별검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 결론 

아이들이 만성적으로 복통을 호소하면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참 어렵다. 복통은 너무나 다양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진료가 아닌 이런 글을 통해 어떤 것은 괜찮고, 어떤 것은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위에서 말한 경고 증상이 동반되어 있거나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의 만성복통은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부모들이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절한 진료를 통해 아이의 증상을 상담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류인혁 교수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졸업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수료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전임의

현)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영양분과 임상진료 조교수

현) 대한소아과학회 정회원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정회원

현) 소아소화기영양분과 세부전문의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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