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감성육아] 아이 연령대에 따른 엄마의 감정&시간관리법
[김연수의 감성육아] 아이 연령대에 따른 엄마의 감정&시간관리법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10.28 15: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수 작가 겸 부모교육 코치
김연수 작가 겸 부모교육 코치

엄마라서 행복하고, 나를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운 존재가 바로 아이다. 그런데 나를 엄마라고 불러주는 이 소중한 아이에게 왜 이렇게 사소한 일로도 화가 날까?

육아하면서 감정 조절이 어렵고 사소한 일에 화가 난다면 아이를 탓하기 전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언제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돌아봐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새벽 시간, ‘미라클 모닝’도 시도해볼 만하다.

하지만 모든 엄마가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지는 않다. 오히려 숙면을 취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육아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도 있으니 아이의 나이와 상황에 따라서 엄마도 현실을 직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아 씨는 42개월 외동아들을 키우고 있다. “늦게 얻은 아이라서 더 소중해요. 그런데도 왜 이렇게 화가 날까요? 특히 아침에 제가 일찍 일어나서 뭘 하려고만 하면 아이가 바로 깨서 절 불러요. 아이에겐 무슨 엄마 감지기 센서가 달려있나 봐요. 아이가 저를 부르면 ‘엄마 할 거 많은데 좀 더 자지, 왜 벌써 일어나!’라는 욱하는 마음이 하염없이 올라와요. 아침부터 짜증 내고 아이의 마음도 받아주지 못하면서 혼자 자기 계발 하겠다고 일어나서 꾸역꾸역 공부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 더 화가 나요. 저는 엄마가 될 자격이 없나 봐요.”

마법의 육아 타임, 1분의 법칙을 활용하자

엄마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뭐라도 하려고 하면 아이가 따라서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잠결에 엄마가 느껴지지 않으니까 엄마를 찾아오는 것이다. 이때 아이의 수면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거나 아이가 지나치게 엄마를 찾는다면 과감하게 일을 내려놓고 아이 곁에 가줘야 한다. 아이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아이가 엄마를 원할 때 딱 1분만 아이와 눈 마주침 해주면 되는데 그걸 해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에게 짜증을 낸다. 마음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아이는 계속 짜증과 징징거림이 이어진다. 그럼 엄마는 아이에게 또 “왜 아침부터 짜증을 내고 그래!”하고 소리를 꽥 질러버린다. 애초에 아이 마음만 잠깐 읽어줬으면 좋았을 것을 말이다. 뒤돌아서서 후회하지만 아이의 감정은 이미 상했다.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평생을 두고 봤을 때 그렇게 길지 않다. 아니 매우 짧다. 그러니 엄마가 마음을 살짝 바꿔보자. 육아는 힘들지만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니까.

아침마다 아이가 엄마를 부른다면, 엄마를 조건 없이 좋아하며 1등 연예인처럼 찾아주는 내 아이 곁에 기쁜 마음으로 가주어도 좋을 것이다. “엄마를 좋아해 줘서 고마워. 엄마가 그렇게 좋아~?”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와 엄마 냄새, 엄마 품이 좋아서 아이는 아침부터 엄마를 불렀을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엄마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는 소통의 시간도 꼭 필요하다. “엄마 할 일이 있는데, 엄마 잠깐 가서 하던 일 마무리해도 될까?” 이런 식으로 화내거나 짜증 내지 않고 좋게 물어보면 된다.

아이도 숙면을 취했고,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고, 배가 고픈 게 아니라면 기꺼이 엄마만의 시간을 허락해주는 날도 곧 올 것이다. 더불어 아이는 엄마를 통해서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엄마와 아이 사이가 매일 이렇게 낭만적이지는 못하겠지만,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가 엄마를 조건 없이 사랑해주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엄마가 정해놓은 상황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엄마의 감정이 널을 뛰고 있지는 않은가? 엄마라면 이제 우리가 정해놓은 벽을 허물고 아이를 마주할 필요가 있다.

아이의 요구와 엄마의 상황이 늘 일치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 1분, 아이의 시선을 먼저 마주하고 감정선이 벌어지기 전에 엄마가 아이 마음을 읽어준다면 육아가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엄마 인생의 골든 타임, 아이의 6~12세

몬테소리 박사는 아이의 성장을 6년씩 4단계로 나누었는데 모든 인간은 불안정한 상태로 태어나서 6세에서 12세는 안정기, 13세부터 사춘기라는 불안정기를 거쳐서 다시 18세 이후, 안정기를 맞이한다고 한다.

아이가 6~12세인 시기는 정서적인 교감을 충분히 나누며 아이도 부쩍 성장하는 때이니 엄마 인생의 골든 타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시기 아이는 한 번 잠들면 밤에 잘 깨지도 않는다. 또한 낮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아이들은 밤에도 누우면 평균 30분 이내로 잠든다. 그러니 엄마도 본인 인생을 위해서 무언가를 시작하기 좋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유아기 때는 엄마의 몸을 힘들게 했다면,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엄마의 정신을 힘들게 한다. 아이가 6~12세라면 그 중간 즈음이기에 엄마도 본인 인생의 다음 단계를 준비할 특별한 기회를 가능하면 놓치지 않고 무엇이라도 시작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독서를 하고, 운동을 하고, 주식과 재테크 등 관심 분야 공부를 하고, 작가의 꿈을 키우며 매일 글을 쓰는 등 무엇이든 좋다. 이때 무엇이든 작게라도 시작을 해야 40대 후반, 50대에도 도전할 용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단, 아이들이 미라클 베드타임을 해야 엄마의 진정한 미라클 모닝이 이뤄질 수 있다. 아이들이 밤 9시면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난다면 엄마만의 시간은 당연히 확보된다. 하지만 ​아이가 밤 11시쯤 자고 8시에 겨우 깨워야 일어난다면 엄마가 온전히 본인의 일에 집중하긴 어렵다.

부부만의 시간은 자녀교육에 중심이 된다

아내가 미래를 위해서 자기 계발을 하는 것도 좋지만 새벽 기상을 하겠다고 퇴근하는 남편 얼굴도 제대로 못 보는 생활을 한다거나, 남편이 뭘 먹고 다니는지도 모르면서 아이만 챙기고 있다면 어느 정도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부부만의 시간은 아이가 성장할수록 더 중요하다. 부부 사이가 흔들리면 서로의 배우자에게 충족되지 못한 기대감이 아이에게 쏠리고, 그 기대감은 어김없이 아이에게는 거대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역량을 벗어난 엄마의 욕구는 욕심이 되고, 아이와의 관계를 망가뜨린다. 이럴 때 부부가 함께 의지하면 부모의 불안감이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투영되지 않고 조금은 걸러질 수 있다. 아이를 일찍 재우고 꼭 부부만의 시간에 관심을 가져보자.

​엄마만의 시간 확보는 엄마의 성장에도 감정 조절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것도 나의 상황에 맞지 않는데 계속 갈망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아이와 남편,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며 행복한 ‘나’로 살아가는 엄마가 되길 바란다.

 

<김연수 작가 프로필>
- 시드니대학교 피아노 연주과 학사·석사 졸업
-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 졸업
- 現 대한민국 인증 코치
- 現 미타임캠퍼스 대표
- 前 동서울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
- 저서: ▲미라클 베드타임 ▲9시 취침의 기적 ▲악기보다 음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