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과학상식] ‘발 없는’ 대나무가 이동한다고요?
[어린이 과학상식] ‘발 없는’ 대나무가 이동한다고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10.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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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림청 제공)
(사진=산림청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대나무는 왕성한 번식력과 강한 생명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대나무는 씨앗이 아닌 땅속 뿌리줄기로 번식하는데 해마다 새로운 뿌리줄기가 발달해 어린 대나무가 자라나도록 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박현)은 대나무의 확산 특성을 구명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시행한 결과, 대나무가 연간 최대 11m, 연평균 2.8m씩 이동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지역은 경남 진주, 하동, 산청, 의령 등 27곳이며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조사한 결과이다. 

또한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진주, 사천, 거제 등 8곳을 항공 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20년 동안 평균 약 2ha, 최대 4ha까지 확산했는데 이는 축구장 5∼6개를 지을 수 있는 면적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전국에 분포된 대나무 숲의 연간 확산 면적을 개별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평균적으로 1ha 기준 매년 1000㎡씩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대나무 면적은 약 2만ha 정도이며 종류는 왕대속의 왕대, 솜대, 맹종죽이 대부분이다. 대나무는 연간 평균 10도 이상, 강수량 1000㎜ 이상의 생육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에 주로 남부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전라도와 경상도에 96%가 자생하고 있다. 

대나무는 탄소흡수, 연료, 가구 재료, 식용, 황폐지의 토양 개량, 조경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중요한 목본성 초본이며 매년 뿌리줄기의 생장 덕분에 죽순이 발생해 바이오에너지 자원으로의 활용 가능성도 매우 크다.

특히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나무 숲 1ha에서 1년 동안 흡수하는 온실가스 양은 30톤 이상으로 소나무 숲보다 3배 이상 많아 온실가스 흡수원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그러나 최근 방치된 대나무 숲의 확산이 일본, 중국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문제로 제기되기도 한다. ‘발 없는’ 대나무가 인접 농경지, 묘지, 건축물 등으로 침입해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손영모 소장은 “탄소 흡수량이 많고 화석연료 대체재로 활용 가능한 대나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건강한 대나무 숲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도록 꾸준히 연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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