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분기 매출에도...‘6만 전자’ 된 삼성전자, 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에도...‘6만 전자’ 된 삼성전자, 왜?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10.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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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올라간 시장 눈높이에 못미쳐
관건은 여전히 '비메모리'...반등은 언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7일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사진=삼성전자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한글날 연휴 직전이었던 지난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괄목할만한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휴가 지나고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2일,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급기야 ‘7만원’ 선을 깨고 6만원대로 진입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73조원, 영업이익은 15조8000억원에 달한다. 분기 매출 70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8년 3분기에 17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기록했던 최고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주가는 오히려 힘을 받지 못하고 고꾸라지는 모양새다. 시장이 여전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것일까.

우선 기대치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환율 등 우호적인 환경 탓에 그 이상 올라간 시장 눈높이에는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고려해 상향 조정된 최근 전망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4분기를 향한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연구원은 “IM과 CE 부문에서 원가 및 물류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마케팅비 규모도 확대될 것이며 DP 부문은 QD OLED 양산에 따른 감가비 부담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4분기에는 메모리 판가 하락세가 가속화 구간에 들어가며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감소를 유발할 것”이라며 “공급자들은 수요 지연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연말과 연초 기간 전 공급조절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호실적 요인 중 D램 반도체의 비중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서 D램 물량 판매는 전분기보다 한 자리 초반 퍼센트 성장했고, NAND는 한 자리 후반 퍼센트로 성장했다”며 둔화세를 지적했다.

이어 “4분기 D램 판매도 3분기 수준과 같이 한자리 초반 수준 성장이 예상돼 기대를 크게 웃돌던 상반기 상황은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반등은 언제쯤..."저가 매수 기회 vs 신중해야"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적 변동성이 차츰 줄어들고 이른 시점에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관점도 나온다.

관건은 역시 비메모리 분야에서의 개선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상반기 부진했던 로직반도체에서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파운드리 공정에서의 수익성 제한을 레거시 공정의 마진이 메우고 있다고 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포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내년 2분기 말 1세대 3나노 제품이 양산될 것”이라며 “제품 일정에서는 TSMC를 제치고 최초로 GAA 기반의 3나노 입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와 LSI 사업부의 내년 매출액이 전사 사업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중장기 성장 국면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6만 전자’인 지금이 매수 시점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짧은 조정을 거쳐 내년 이익은 올해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주가는 이미 메모리 업황의 다운사이클 진입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실적 개선과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 호조를 고려하면 이른 시점에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나 3분기의 반도체 가격 상승 전환을 기대하며 당장 반도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것보다는 당분간 업황 리스크 요인과 밸류에이션 배수 관련 지표를 더 점검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적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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