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동거' 부부...법률혼 부부보다 배우자 만족도 높아
'비혼동거' 부부...법률혼 부부보다 배우자 만족도 높아
  • 구미라 기자
  • 승인 2021.09.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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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 ‘법률혼 부부와 정서적 유대감 동일하다’
40~50대 동거사유 ‘형식 얽매이기 싫어서’ 응답
비혼동거 가족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비혼동거 부부는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가 법률혼 부부보다 높고 정서적 유대감도 다를 바 없다고 여기고 있지만 사회적 편견과 제도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비혼동거 가족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비혼동거 부부는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가 법률혼 부부보다 높고 정서적 유대감도 다를 바 없다고 여기고 있지만 사회적 편견과 제도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베이비타임즈=구미라 기자] 정부가 비혼동거 가족에 대해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비혼동거 부부는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가 법률혼 부부보다 높고 정서적 유대감도 다를 바 없다고 여기고 있지만 사회적 편견과 제도때문에 겪는 불편함과 불이익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혼 동거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만 19세 ~ 69세 국민 가운데 이성과 동거하고 있거나 과거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 300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12일~11월6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먼저 현재 동거 중인 경우 사유를 보면 전 연령층이 ‘별다른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38.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의 사유로는 남성은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6.9%), 여성은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28.1%)가 높아 남녀의 인식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연령별로는 20대의 경우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38.6%), 30대는 ‘집이 마련되지 않아’(29.6%), 40대와 50대는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각33.7%, 48.4%), 60세 이상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43.8%)로 나타나 연령대가 높을수록 결혼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낮게 인식하고 있었다. 

동거의 긍정적인 면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88.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상대방의 생활 습관을 파악해 결혼 결정에 도움’(84.9%), ‘생활비 공동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음’(82.8%),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음’(75.4%),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 덜함’(72.0%)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편견과 제도때문에 동거를 하면서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도 많았다. 동거로 겪는 불편함으로는 ‘주택 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제도 이용 어려움’(50.5%), ‘부정적 시선’(50.0%), ‘법적인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함’(49.2%)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현재 동거 중이며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경험한 비율은 ‘출생신고’(52.3%)가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의료기관에서 보호자 필요 시’(47.3%),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가족관계 증명 시’(42.9%)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혼 동거 가족에게 필요한 정책에 대한 질문에 ‘수술동의서 등과 같이 의료적 결정 시 동거인을 법적인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하도록 관련 법제도 개선’(65.4%)을 꼽았다.

이어 ‘동거관계에서 출생한 자녀에 대한 부모 지위 인정’(61.6%), ‘공적 가족복지서비스 수혜 시 동등한 인정’(51.9%), ‘사망, 장례 시 법적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50.2%) 순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비혼동거 파트너와의 만족도는 법률혼 관계의 배우자 만족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관계에 대해 응답자의 63%가 만족한다고 답해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인 배우자 만족도(57.0%)보다 6.0%포인트 높았다.

특히 가사・돌봄 수행과 관련해 배우자 간 똑같이 하는 비율은 ‘시장 보기,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노동’ 70.0%, ‘자녀 양육과 교육’ 61.4%로 나타나 비혼 동거 가족에서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가사・돌봄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족 다양성 인식과 관련해 가족은 ‘심리적 유대감 있는 친밀 관계’(74.1%)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으며 이혼・재혼(64.2%), 무자녀(56.6%), 비혼독신(53.0%)에 대한 동의율 또한 높아 새로운 삶의 방식과 가족 가치관에 보다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제도권 밖으로 밀려났던 국민들을 포용하고 모든 아이들이 가족형태와 상관없이 보편적 인권을 가진 사회구성원으로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혼 동거 가족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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