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글로벌 차(茶) 마스터 박성휘 대표, '글로벌 차 유니콘 기업' 꿈꾸다
[파워인터뷰] 글로벌 차(茶) 마스터 박성휘 대표, '글로벌 차 유니콘 기업' 꿈꾸다
  • 이봉수 기자
  • 승인 2021.09.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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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ITI에서 세계 최초 캡슐차로 '국제 우수 미각상 수상
스트레이트티 제품 라인업 세계 1위…6대 다류 유일기업
중기부 지원 영월군창업보육센터 입주…대량생산 체계 구축

[베이비타임즈=이봉수 기자] 강원도 영월군창업보육센터에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차(茶)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ITI(International Taste Institute)'에서 3년 연속 수상한 차(茶) 마스터 박성휘 대표의 시그네이처 아시아가 ‘글로벌 티 유니콘 기업’을 꿈꾸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그네이처 아시아 박성휘 대표는 청년 창업가로 국내 유일의 6대 다류(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 제다기술 보유자이며, 자체 개발한 137종의 오리진 티를 개발했고, 소비자가 편리하게 품질 좋은 차(茶)를 즐길 수 있는 캡슐 차(茶)를 개발했다.

글로벌 차(茶)마스터를 넘어 직접 개발한 차(茶) 종자 개발을 통해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박성휘 대표를 만나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글로벌 차(茶) 마스터 박성휘 (주)시그네이처 아시아 대표
글로벌 차(茶) 마스터 박성휘 (주)시그네이처 아시아 대표

Q. 박성휘 대표에게 차(茶)는 무엇인가?

A.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일반적으로 굉장히 멋진 수식어로 내 업에 대한 열정과 가치관 등을 담아 표현을 하겠지만 저에게 있어 차는 그냥 ‘차’ 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 일을 가볍게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저는 차를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애호가가 아닌 정성을 다해 만든 차를 수많은 분들에게 전달해 드려야 하는 기업의 대표이자 티 마스터이기 때문에 실체를 넘어서는 판타지나 과도한 의미 부여로 자기 세계에 지나치게 매몰될 경우 결국 내 자신 내가 만든 차에 대한 판단의 객관성을 무너트리게 될 우려가 있다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차를 차 그 자체로 바라보고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창업하기 전에 한 일과 창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시그네이처 아시아를 설립하기 이전에 강원도 영월에 작은 한옥찻집을 만들고 그곳에서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티 다이닝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그곳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3년이란 시간동안 차 업계의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솔루션을 구상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설들을 고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하면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하루 다섯 팀이란 한정적인 인원을 받는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매달 1500건 이상의 예약이 들어올 정도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고 자동차가 없으면 올 수도 없는 외진 곳에 위치한 찻집을 사랑해주셔서 저 역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고객 한분 한분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대부분의 솔루션은 이 시기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창업을 한 이유는 대부분의 청년 창업자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 누구도 제가 느끼는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제가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들이 워낙 덩치가 크고 본질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 낸다는 게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저는 이런 근본적인 난해한 문제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Q. 좋은 차(茶)를 선정하는 기준과 박성휘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차(茶)는?

A. 가끔 휴식이 필요할 때 저를 위한 차를 만들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맛과 향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공과정에 힘을 빼고 차의 순수한 싱그러움만 간직한 차를 만들어 즐기는 편입니다. 수색도 백탕에 가깝고 향도 맛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차를 만들어 즐깁니다.

차에서 공간감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머릿속에 복잡한 것들을 덜어내 주는 그런 느낌이 있어 좋습니다. 저는 좋은 차는 이런 것이라 생각 듭니다. 찻잎의 외형, 맛, 향, 수색, 우린 잎의 형태와 같이 일반적인 품평의 기준을 넘어서 제다를 한 사람의 의도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차, 그것이 오롯이 잘 느껴지는 차 주로 이런 차를 조금 더 높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Q. 일반인들은 차(茶)를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차(茶)를 대중적인 음료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과 계획이 있는가?

A.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차와 관련된 시장 조사를 하고 리서치 자료를 확인하면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결과가 있습니다. 바로 많은 소비자들은 차의 전통적인 추출방식을 어려워 한다는 사실입니다. 차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차는 전다법이라는 2시간 동안 끓여 마시는 방식에서 그 과정과 시대가 지날수록 그 과정과 시간을 축소시켜 결국에는 티백이라는 편리한 방식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즉, 차는 불편함과 추출시간을 감소시키는 과정을 통해 발전해 왔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티백보다 더 간편한 방식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 캡슐형태의 차를 개발하였습니다. 이것은 네스프레소 캡슐머신에 호환되는 제품으로 금년도 6월에 벨기에 세계대회에서 세계최초 캡슐제품의 수상이란 성과를 내게 되면서 대중성뿐만 아니라 품질까지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그네이처 아시아에서 개발한 6대 다류 (사진=시그네이처 아시아 제공)
시그네이처 아시아에서 개발한 6대 다류 (사진=시그네이처 아시아 제공)

Q. 차(茶) 종자 개발을 직접하고 있다. 연구 성과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소개해 달라.

A. 앞으로의 농업은 종자전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종자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저희가 개발한 신품종 차나무인 SH-1은 냉해피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근본적 해결책으로 내한성을 2배 이상 끌어올려 무려 영하 20도에서도 냉해 피해 없이 생존 가능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금년도 국내 차 생산량 38%를 담당하는 보성의 경우 전체 다원의 80%가 냉해피해를 입고 생산량이 절반이하로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재앙과도 같은 수치죠. 국내 문제 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급격한 기후변화에 위협을 받고 있고 세계 생산량 2위인 인도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펀드를 조성해 대응해 나갈 정도이지만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이죠.

SH-1으로 종자시장에 진출할 경우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다원의 냉해피해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우선 1차 시장으로 국내 다원을 중심으로 종자 보급을 시작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국내 농업 분야 최초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영월, 강원도를 차(茶)의 성지로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A. 첫 시작은 강원도 내륙 지역 중 조금 더 차를 키우기 적합한 환경 조건을 가진 곳을 찾고 신품종을 테스트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던 중 대상지역 가운데 하나였던 영월에 대해 공부하게 되면서 파락사(波樂使) 엄림의(嚴林義)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죠. 파락사는 당나라의 음악을 전파하기 위한 사신인데 엄림의는 당 현종이 지은 악장을 전파하기 위해 영월에 왔다가 안록산의 난으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하게 된 인물입니다.

저에게 흥미롭게 다가온 지점은 엄림의가 정착하게 된 시점이 육우가 차에 대해 집대성해 ‘다경’을 간행한 시점(760년)과 같다는 것입니다. 문득 차 문화의 전성기였던 당나라시대 사람인 엄림의가 영월에 정착해 차 한잔을 못 마시는 그 갈증이 얼마나 심했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품종 개발을 통해 강원도 내륙에서 생장이 가능한 유일한 품종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해 과거의 그 누군가에게 그토록 간절했을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앞서 언급한 SH-1으로 영월을 중심으로한 대규모 다원을 만들고 이것을 6차 산업과 연계해 이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이자 관광자원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려면 다양한 컨텐츠가 만들어질 소스가 필요합니다. 제 상상에서 시작된 것이긴 합니다만 저는 강원권에서 그 어떤 지역보다 영월이 지리 환경적 요건이나 차와 관련된 컨텐츠를 생산해 내기 적합한 가장 좋은 지역이라 생각이 됩니다.

Q. 한국의 차(茶) 문화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A. 국내 차 산업의 문제 중 첫번째는 녹차 위주의 한정적 차종 생산입니다. 매년 중국에서 차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하고 저 역시도 6대 다류 제다법에 대해 초청받아 교육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품질 좋은 다양한 차들이 나오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러는 와중에 대부분의 차를 수입에 의존하는 비정상적인 시장구조가 견고하게 짜여지고 있다는 것이죠. 몇 년전 불화수소 문제로 인해 기술의 국산화가 화두가 된적이 있습니다. 차 역시 모든 차를 수입에 의존하게 된다면 시장의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되고 그 피해를 고스란이 소비자가 보게 되는 것이죠. 기술의 국산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Q. 창업자로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아이디어 중심이 아닌 기술 중심의 창업을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입니다. 차만해도 전통적인 시장에서 곧 디바이스를 이용해 추출하는 시장으로 변화할 초입에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강점은 빠른 변화와 성장에 있다고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준비해온 사업아이템이 트렌드의 변화에 사장된 케이스를 굉장히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디어가 중심이 아닌 기술 중심의 단단한 뿌리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문제에서 생각보다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시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선구안과 문제를 해결할 기술력 그리고 내 사업아이템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시점까지 버텨낼 수 있는 의지만 있다면 성공의 가능성을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Q. 차(茶) 마스터로서 앞으로 계획과 꿈은 무엇인가?

A. 2019년도 미국 세계대회에서 수상할 당시 심사위원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이다’, ‘다음 시대의 차를 맛보는 기분이었다’.

국내 차 생산량은 세계 차 생산량의 0.05%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규모의 경쟁을 하는 것은 사실상 힘듭니다. 하지만 기술의 혁신을 통해 지금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 차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저는 시그네이처 아시아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기술 중심의 혁신을 통해 차의 미래를 선도할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 이것이 저의 한결같은 꿈이자 목표입니다.

시그네이처 아시아가 개발한 '캡슐 차(茶)'
시그네이처 아시아가 개발한 '캡슐 차(茶)' (사진=시그네이처 아시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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