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판덱스 급성장’ 효성티앤씨, 긍정적 전망은 어디까지?
‘스판덱스 급성장’ 효성티앤씨, 긍정적 전망은 어디까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8.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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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판덱스 가동률 97%에도 재고일수 4일
수요 과잉에서 공급 과잉으로 넘어가는 시점은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에 위치한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공장 전경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에 위치한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공장 전경 (사진=효성티앤씨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그야말로 ‘스판덱스’의 시대다. 스판덱스는 신축성이 높은 합성 섬유로, 최근 섬유산업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섬유로 불린다. 고무가 아니면서도 원래 길이의 5~8배 정도 늘어날 수 있으며 고무줄보다 가볍고 원래의 탄성을 유지하는 특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트레이닝복과 레깅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스판덱스를 취급하는 기업 역시 가치 재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도 예외는 아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3일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2분기 잠정실적은 그보다 조금 빠른 지난달 30일에 미리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2분기 매출액은 2조14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9% 늘었다. 영업이익은 387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성장이다. 효성티앤씨의 ‘깜짝 실적’의 배경에는 스판덱스가 있다. 요가복과 일상복의 스판덱스 혼용률이 구조적으로 상승하면서 스판덱스 판매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의 2분기 섬유사업 영업이익은 366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61.3%나 늘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 판매가격이 전분기 대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스판덱스의 원재료인 PTMG와 PTMEG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생산에 사용하고 남은 원재료 물량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영찬 연구원은 “2분기 섬유사업에는 PTMG 가격 상승에 의한 실적 증가도 긍정적이었다”면서 “중국 스판덱스 공장들의 가동률 상승으로 PTMG 수요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PTMG 수요 증가로 높은 판가 수준이 유지되고 있으며 BDO(PTMEG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와 플리츠마마가 서울지역 페트병을 모아 만든 의류
효성티앤씨와 플리츠마마가 서울지역 페트병을 모아 만든 의류 (사진=효성티앤씨 제공)

◆ 3분기에도 스판덱스가 간다

증권가는 하반기에도 효성티앤씨의 추가적인 실적 호전을 예상한다. 재고일수가 여전히 낮고 원재료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중국 스판덱스 가동률은 97%이며 재고일수는 4일에 불과해 타이트한 수급 지속을 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을 열심히 가동하고 있음에도 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는 동사 터키공장 증설 물량도 반영된다”면서 “업황이 좋은 상황에서 판매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그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TMEG 원재료인 BDO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2~3월 중국 정부의 석탄 사용 억제 정책으로 중국 BDO 가격은 톤당 40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3월부터 계절적 수요 감소로 가격이 빠르게 떨어졌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6월 말 기준 BDO 가격이 2500달러까지 하락했다”면서 “원료가격 하락으로 3분기 스판덱스 수익성은 2분기보다 상승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 사이클 시점 우려...수요에 맞춘 증설, 수익성 영향은?

다만 증설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중순 45일이었던 재고일수가 11월 중순 9일로 감소한 후 유지되고 있다”며 “3개월만에 35일의 재고일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35% 가량 앞서고 있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수요 과잉에 맞춰 생산량을 늘렸다가 공급 과잉이 될 수 있는 시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와 비슷하게 반도체 수급 사이클 이슈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전 연구원은 “또한 현재도 PTMG 부족에 스판덱스 생산이 어려운데 스판덱스 증설에 맞춰 PTMG 부족이 해소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Huafon 4만톤을 시작으로 중국 메이커들의 신규 설비가 예정대로 완공 후 가동된다면 오는 2022년부터는 공급 과잉”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좋게 볼 요인들이 많다는 평가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 호시황은 2022년 초부터 점진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면서도 “혼용률 상승에 따른 스판덱스 시장의 구조적 확대, 글로벌 1위로서의 확고한 포지션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효성티앤씨를 긍정적으로 볼 요인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올해는 여러모로 효성티앤씨에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스판덱스 수급 이슈로 부채비율을 줄일 것으로 보이는 효성티앤씨가 향후 경쟁사들의 추가 증설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을 축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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