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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임신 말기 만삭 때의 성교로 조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레이시아의 한 연구팀이 국제 임산임부학(BJOG) 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의 조사 결과 예정일 가까운 시기에 성교를 한 임부들과 조심하느라 하지 않은 임부들의 출산 시기는 별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논문의 주 집필자이며 조사 팀장인 말레이시아 의대 산부인과 교수 탄펑치용은 밝혔다.

조사 대상은 임신 35~38주의 임부들로 조사 시점 이전의 6개월 동안 한번도 성교를 하지 않은 여성들 1100명이다.

그 중 절반에게는 의사가 마음놓고 자주 섹스를 하는 것이 진통과 분만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충고해주었고, 나머지 절반은 임신 중 성교도 안전에는 상관이 없지만 조기 진통을 불러올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얘기해 주었다고 했다.

그 결과 많이 하라는 충고를 들은 절반의 임부들의 85%, 그렇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80%가 부부 관계를 다시 지속했고 회수는 전자가 3대 2 정도 후자보다 많았다.

하지만 조기 진통과 분만의 비율은 성관계 회수와 상관없이 큰 차이가 없었다. 많이 하라는 말을 들은 임부들의 경우가 22%. 그렇지 않은 절반이 20.8%로 우연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적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솔직히 우리는 조금 실망했다. 만삭 시에 조심조심 모든 안전 조치를 취하면서 행하는 부부 간의 교접으로, 원한다면 조금 일찍 출산을 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탄 박사는 말했다.

대다수 임부들은 섹스가 진통을 빨리 시작하게 한다고 믿고 있으며, 거기에는 과학자들이 섹스가 조기 진통을 유발하는 이유를 여러가지 그럴 듯한 생리학적 원리로 설명해온 것도 일조했다고 그는 말했다.

예컨대, 그런 이론 중에는 정액에 프로스타글랜딘이라는 일종의 호르몬 비슷한 물질이 들어 있어 그것이 임부의 체내에서 진통을 유도하는 합성물질의 일종을 만들어낸다는 얘기도 있다고 탄은 설명했다.

예전의 연구는 모두 만삭기 임부의 성교 경험 여부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조사는 실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섹스를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을 분류해놓고 했다는 데 차이가 있다고 오하이오주립대 의대의 조나단 셰퍼 박사는 평가했다.

만삭기 섹스가 어느 정도의 비율로 조기 진통을 유도할 수 있는가를 계량화하는데는 미흡하지만, 이 연구 결과로 임신 중 섹스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미신으로 밝혀졌고 부부관계도 위험하지 않다는 통념이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