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물놀이 안전
[교육칼럼] 물놀이 안전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07.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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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어릴 때 수영을 배웠다. 처음에는 키보다 물이 깊어서 수영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 싫었지만 수영을 배우면서 차차 물이 좋아졌다.

중학생이 되어 수영에 자신이 생긴 나는 자유 수영을 한 적이 있다. 접영 발차기를 하는데 종아리에 무엇인가 당기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강하게 발차기를 할수록 당기는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근육이 생기는 것인가?’라고 생각해 오히려 발을 더 힘차게 찼다. 그 순간 갑자기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종아리 근육이 뭉친 것이다. 종아리를 만져보니 울퉁불퉁하고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종아리는 종아리대로 아프고, 긴장은 긴장대로 해서 물을 계속 먹었다. 내 나름으로 수영을 오래 해서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근육이 긴장되니 순간 당황했다. 다행히 옆에 수영 강사 선생님이 계셔서 상황을 파악하고, 물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만약 수영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큰일이 생겼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물놀이가 많아지는 여름철을 맞아 물놀이 안전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강이나 바다 등 야외에서 이뤄지는 물놀이

여름철 강가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수상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부터 타지만, 보통은 주로 한 여름인 7월과 8월에 많이 탄다.

수상스키를 타면 중간에 일부러 물에 빠트린다. 중심을 잃은 것도 아니고, 걸리지도 않았는데 일부러 물에 빠트리니 처음에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조금 익숙해지니 중간에 주는 신호를 보고 물에 빠질 것을 예측하여 준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부러 물에 빠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큰 것은 물에 빠지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면서 물에 빠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미리 연습해보는 것에 있다고 한다. 경험해보지 않고 타다가 실제로 물에 빠지면 분명히 당황할 것이다. 미리 실전처럼 안전 체험을 해보는 것도 위험이 발생했을 때의 상황을 대비하는 방법이다.

해수욕장에 가면 수영할 수 있는 구역을 부표 등으로 표시해놓는다. 보통 모래사장 근처에는 사람들이 많기에 물놀이를 마음껏 즐기기 어려워서인지 수영에 익숙한 사람들은 경계선 근처에서 수영을 하곤 한다.

문제는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나머지 경계선을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곧바로 수상구조대가 출동하여 경계선을 넘어간 사람들을 안으로 다시 보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수영이 자신 있다고 해도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선 안에서 수영해야 한다.

수영장, 수심이 낮은 물에서 안전사고

다이빙은 수영의 꽃이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수영장에 가면 ‘다이빙 금지’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뛰지 마세요’라는 경고 표지판도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이는 수심이 낮은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면 머리, 목과 같은 곳이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닥에 물기가 많은 수영장에서 뛰다가 잘못하여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 수영장의 경고 표지판은 안전한 수영장 이용에 도움을 준다.

한편으로 수영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수심이 낮은 곳에서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잠수 등 물놀이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물놀이 안전사고는 의외로 수심이 낮은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얕은 물에서 익사 사고가 발생하는 과학적인 이유는 이산화탄소 농도와 관련이 있다. 잠수하기 전 여러 번 숨을 크게 쉬는 과호흡을 하다 보면 체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체내 산소가 부족해도 뇌에서 숨이 찬 것을 인지하지 못해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게 된다. 이때도 뇌는 계속 숨을 쉬기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물이 폐로 들어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수심이 낮은 곳에서 물놀이할 때도 방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픽사베이)

물놀이 안전 장비 및 준비 운동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을 하면 움직임도 불편하고 생각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물놀이할 때는 안전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필자의 경험처럼 갑작스럽게 다리에 근육 경련이 발생했을 때 안전 장비를 착용했다면 물에 자동으로 뜨기 때문에 구조를 요청하고 기다릴 수 있다. 그러나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 허우적거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또 물놀이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여름철 온도는 30도 초중반, 몸의 체온은 36.5도이지만 물의 온도는 20도 중후반으로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다. 준비 운동 없이 물에 들어갈 경우, 근육이 갑작스럽게 수축될 수 있다. 심장 근육이 수축되면 심장 마비도 올 수 있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땀이 날 정도의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준비 운동을 하면서 몸에서 열이 나고 있는지, 입술의 색깔이 무슨 색인지 등 몸의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물놀이의 즐거움 때문에 자신의 몸 상태는 생각지 않고 계속 놀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반드시 아이의 컨디션을 확인해야 한다.

익수자 발견 시 대처 방법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경우,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구조 경험이 없는 사람이 직접 익수자를 구출하는 것은 구조자와 익수자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 본인이 수영에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들어가서 직접 구조하려 하지 말고, 119 등에 연락하고 주위에 있는 도구(튜브, 막대 등)를 이용하여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체육 시간에 안전 수영을 필수적으로 배우게 되어 있다. 자유형, 평형, 접영 등의 수영 영법을 배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물에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하는 수영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또한 해마다 7월이 되면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 물놀이 안전 예방 동영상 시청 등 여름철 안전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해 물놀이 관련 안전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물놀이 안전사고는 사람의 목숨과 직접 관련이 있기에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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