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이모저모] “3인 이상 집합금지? 메타버스에선 문제없지!”
[비대면 이모저모] “3인 이상 집합금지? 메타버스에선 문제없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7.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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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슬기로운 비대면 생활’ ②
“MZ세대 잡아라” 메타버스 뛰어든 은행들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 12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데 이어 15일부터는 세종·전북·전남·경북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다.

4단계를 적용받는 수도권 지역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고, 비수도권에서도 지역에 따라 사적 모임은 4명~8명까지만 허용된다.

이처럼 ‘모일 수 없는’ 상황에 시중은행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은행은 너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 세계를 뜻한다. 재작년부터 화제였던 VR(가상현실)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대면 접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메타버스 열풍은 급격히 퍼지기 시작했다. 북미 지역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엄청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3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제페토’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현된 하나글로벌캠퍼스.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캐릭터 '라울(Raul)'이 보인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제페토에 구축한 하나글로벌캠퍼스는 지난 2019년 인천 청라에 연 하나은행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똑같이 재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의 이러한 도전은 신입행원들이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손수 만들면서 실현됐다는 후문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 연수만 받고 한 번도 직접 연수원에 가보지 못했던 신입행원들이 ‘가볼 수 없다면 직접 만들고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또 하나의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완성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가상세계 연수원’에서 신입행원을 위한 행사도 진행했다. 이날 하나은행은 하나글로벌캠퍼스 투어, 그랜드 오프닝 기념사진 촬영, 신입행원 벗바리 활동 수료식 등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호 하나은행장도 제페토 내 아바타 캐릭터 ‘라울(Raul)’을 만들어 함께 참석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입행원들은 라울에게 자신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공간을 안내하며 기념사진은 물론 함께 ‘셀카’를 촬영하기도 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전광석화'라는 이름의 캐릭터로 직원들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도 메타버스 세계에 빠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권광석 은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날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에 권 행장은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MZ세대 직원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이날 메타버스 플랫폼 기능을 활용해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과 단체 사진 촬영 및 셀카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권 행장이 자신을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부르게 하는 등 은행장과 행원이라는 직급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소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영목표를 ‘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로 설정한 만큼, CEO부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인 것이다.

권광석 은행장은 “디지털 트렌드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였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 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금융과 연계하는 실험에 나섰다고 밝혔다. 올해 안으로 아바타와 가상 영업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를 시도해 활용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해 ‘KB금융타운’을 연 국민은행은 테크그룹 임원들과 부서장들이 참여하는 경영진 회의 등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개최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향후 디지털자산과 융합해 새로운 금융시장을 열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 실험을 토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 채널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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