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건강정보를 거르는 방법
[건강칼럼] 건강정보를 거르는 방법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07.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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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칼럼 세 번째 시간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형석 교수 (사진=경희대의료원 제공)

가끔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필자의 신문기사를 접한 후에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가 있다. 이를 보면 요즘은 웬만한 오프라인 광고보다 인터넷에서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접하던 시대에서 능동적으로 검색하여 지식을 쌓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인터넷은 건강 관련 신문기사, 블로그, 동영상, 의학사전 등 각종 다양한 정보로 넘쳐난다. 필자도 급할 때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특정 질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도 하고 환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 있을 때에는 즉석에서 검색해서 모니터에 띄우기도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 모든 건강 정보가 다 들어있지는 않다. 의사 소견이 필요할 정도의 전문적인 지식은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안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의학 교과서나 논문에서만 접할 수 있는 정보도 있는 것이다. 의학뿐 아니라 어떤 특정 분야의 지식을 검색했다가 결국 실패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것 못지않게, 찾은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터넷 상의 건강정보를 거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누가 하는 말인지 확인한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만한 면허증, 자격증이나 경력 사항이 있는지 확인한다. 신문기사의 경우에는 글의 맨 끝에,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의 경우에는 소개란에서 보통은 그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전문가는 특수 교육을 통해 폭넓은 간접경험을 쌓게 되는데 여기에 직접적인 경험치까지 쌓였다면 믿음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무자격자는 흔히 자신의 한두 번의 우연한 경험을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착각은 맹목적인 믿음이 되고, 언뜻 보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이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둘째, ‘이걸 하면 무조건 낫는다’라는 것은 일단 거르고 본다.

‘이 질환에는 이 약이 무조건 듣는다’, ‘이 증상에는 이 치료가 무조건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한 것이 존재한다면 이미 노벨상을 타고도 남았다. 그 흔한 감기약을 먹어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음은 환자를 조금이라도 경험해본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셋째, ‘원인은 이것이다’라고 단정 짓는 것도 일단 거르고 본다.

비슷해 보이는 허리 통증만 하더라도 통증의 양상을 관찰하거나 검진을 해보면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때에는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그것을 판별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의사는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환자에게 나오는 정보의 경중을 따지는 법을 알게 된다. AI가 인간을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이다.

자신에게 생긴 새로운 증상에 대해 혼자서 인터넷 정보에만 의지해 상상의 나래를 펴나간 경우, 가벼운 질환인데도 마치 중병인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료기관에 방문했을 때에는 이미 마음까지 체념한 비장한 모습이다. 강직성척추염은 젊은 남성에게 압도적으로 흔한 질환임에도, 이를 모르는 50대 여성이 골머리를 앓다가 오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질환의 빈도에 대한 정보도 중요하다. 의학계열 학생들이 교과서를 공부하다가 경험하는 ‘의대생 증후군’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 건강에 대한 인터넷 검색은 무조건 독인가? 그렇진 않다. 손쉬운 검색을 통해 질환에 대한 대강을 파악하고, 실제 판단은 직접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받는 것이 정답이라 하겠다. 의사가 어떤 표정으로 어떤 뉘앙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직접 봐야한다. 인터넷을 끈기 있게 뒤지는 것보다는, 세 명의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오히려 시간도 정신도 아끼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라고 한다. 사람 몸에는 우주가 다 담겨있으며,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 몸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통해서는 더더욱 실수하기 쉽다.

〈경희대한방병원 김형석 교수 프로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석·박사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임상조교수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한방재활의학과학회 이사

-한방비만학회 이사

-추나의학 교수협의회 간사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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