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정남 칼럼] 코로나19를 만난 보건교사의 제자 사랑
[보건교사 안정남 칼럼] 코로나19를 만난 보건교사의 제자 사랑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07.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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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남 서울동원초등학교 보건교사
안정남 서울동원초등학교 보건교사

“아침 등굣길 걷기로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다.”

요즘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코로나19와의 만남…. 2020년은 생애 가장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코로나19가 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2019년 12월, 학교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인성교육부장 보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교감선생님께 태양과 같은 따뜻한 보건교사로 한 해를 지내려 한다고 했는데, 2020년 2월부터 보건교사의 태양이 뜨겁게 떠올라 뜨거운 태양 빛으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겁 없이 학교일을 하겠다고 했던 걸 생각하면 웃음이 저절로 입가에 피어오릅니다. 과도한 업무로 오른쪽 팔이 아프고 저리고 옷을 입기도 불편한 상황. 서서히 회복은 되고 있지만, 파스를 붙이지 않고는 통증의 고통스러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발걸음만큼이나 애타는 마음으로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움직였던 시간들이였습니다. 코로나19 관련 학교에 특이사항이 발생하는 순간은 발 빠르고 긴박하게 움직여야만 했고 교직원, 학부모, 학생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했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업무는 세심하게 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매순간 피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방역요원들의 관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구청에서 보내주는 인력, 청년청에서 보내주는 인력, 학교자체에서 채용한 봉사인력 등 점점 늘어나는 방역요원들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노고하는 방역요원을 챙기기 위해 간식을 준비하고, 추운 날 사용할 수 있는 핫팩, 날이 더워지고 난 후엔 얼음냉수 준비 등 방역요원들이 학교 방역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정성스럽게 지원했습니다.

코로나19 업무가 끝나면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인성생활부 업무처리가 이어졌습니다.

비대면 수업상황이 발생하면서 집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과 함께 진행하는 ‘토닥토닥 쌤카’에도 참여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손소독제, 마스크, 생리대, 학생들의 교육에 공백을 막기 위한 학습 책 등을 준비해 학생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면서 전달해주고, 학생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보살핌을 주는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상황에서 하루하루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고 나름의 노하우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2020학년도 인성교육 우수학교 교육감표창과 교육장 표창을 받게 되었고 학교에 좋은 일을 선물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2021년 3월, 새로운 학교로 발령가게 되어 2월부터 미리 업무를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방역요원을 선발하고 새학기에 방역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나하나 점검해갔습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1학년 신입생 중 매일 머리가 아프다고 열이 난다면서 보건실을 방문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었습니다. 두통과 복통으로 학교 적응에 힘들어하던 그 학생이 스승의 날 손에 들고 온 엽서는 지쳐있는 일상에 감동이었습니다. “보건선생님께! 아플 때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보건선생님이 있어서 행복해요” 학생들이 있어서 행복한 보건교사입니다.

안정남 보건교사가 스승의 날 학생에게 받은 엽서
안정남 보건교사가 스승의 날 학생에게 받은 엽서

한편 서울형 건강증진학교도 신청하여 진행 중입니다. 중랑구보건소와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간식꾸러미 제공, 아침 등굣길 걷기, 영양교육, 운동교육, 팝스측정, 백만보 챌린지 등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등교를 힘들어했던 학생들도 아침 등굣길 걷기에 즐겁게 참여하면서 점점 활력을 찾아간다는 담임선생님들의 격려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걷기 활동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학부모님들은 자녀들의 걷는 모습을 학교 울타리 밖에서 지켜보시면서 흐뭇해 합니다. 이 활동을 통해 학교가 점점 활기를 찾아가고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코로나19라고 움츠려 들지 말고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간다면 슬기롭게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보건교사로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심에 우뚝 서서 자부심을 갖고 하루하루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업무 외에도 경희대학교에서 학교현장실습을 나왔던 3명의 학생 중 2명이 졸업과 동시에 기간제 보건교사로 근무하고 있어,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학교업무의 고충을 들어주고 협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보건교사 컨설팅 지원단 활동을 하면서 신규교사들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고, 코로나19 상황에 학교에 하나뿐인 의료인으로 당당하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꾸준하게 2019년까지 매달 보건교육 수업나눔 모임 활동을 진행했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되어 아쉬움이 많습니다. 안전한 학교 일상이 돌아오면 보건교육 수업나눔 활동을 시작해 후배들과 소통, 배움의 시간을 가져보길 희망합니다.

앞으로 보건교사로 학교에 근무하면서 진행하고 싶은 사업이 2가지 있습니다. 한 가지는 학생들의 사춘기 성장파티를 열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학부모, 산부인과의사, 가족,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 학생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파티를 열어보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는 어린이 명상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2가지 꿈은 과연 언제 이루어질까요. 스스로도 궁금해집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함께 배우고, 도전하고, 성장하는 방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싶습니다.

 

<안정남 보건교사 프로필>
- 경희대 교육대학원 보건교육 석사
- 現 서울동원초등학교 보건교사
- 現 서울특별시보건교사회 초등부회장
- 現 전국보건교사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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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형 2021-07-18 16:12:01
보건교사로서 코로나19 학교방역에 대단히 노고가 많으신데, 일반교사도 어려운 인성부장까지 하시고 훌륭하신 교사입니다. 더군다나 보건교사회 임원까지 맡아 학교보건 교육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고 계신분입니다. 최고^^

이재현 2021-07-18 20:42:45
너무 멋지고 든든해요~☺️☺️

김나연 2021-07-19 20:25:15
코로나 19로 힘든 상황임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멋집니다~ 선생님의 미래 꿈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안정희 2021-07-19 21:10:39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님들이계셔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네요~ 감사합니다^^
모두 코로나19를 잘 극복해 일상으로 빠르게 회복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