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비대면 시대’는 또 다른 인구 위기일까?
포스트코로나, ‘비대면 시대’는 또 다른 인구 위기일까?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7.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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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 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21 제8회 전국대학생 인구토론대회’ 4강전에서는 포스트코로나, 즉 ‘비대면 시대’가 또 다른 인구 위기인지를 두고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벌써 두 해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사적 모임부터 공공 기관 업무까지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 비대면 기조가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제를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주제를 놓고 ‘토론카페’ 팀은 찬성 입장을, ‘씨앗’ 팀은 반대 입장을 맡아 토론에 임했다.

우선 토론카페 팀은 기조 발언을 통해 “대면활동의 감소로 심도 있는 교류가 약화되면서 개인 파편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대면 시대는 개인에게 책임을 가중해 출산과 육아에 더욱 척박한 환경이 될 것이며 비대면으로 인한 양극화도 저출생을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씨앗 팀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진정한 관계가 회복돼 관계의 질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관계와 만남이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섰고, 더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분위기를 넘어서는 발판을 마련했다고도 언급했다.

4강전 반대 입장을 맡은 '씨앗' 팀 (사진=베이비타임즈)
4강전 반대 입장을 맡은 '씨앗' 팀 (사진=베이비타임즈)

반대 입장을 전한 씨앗 팀의 입장은 확고했다. 코로나 이전 시기는 대면 만남이 주류였다면 코로나 시기는 비대면 만남이 주류가 됐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 즉 포스트코로나 시기에는 두 방식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주류가 된 ‘비대면 만남’으로 인해 불필요한 관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고도 언급했다. 씨앗 팀 발언자는 “불필요한 관계가 없어지면 진정한 관계가 회복된다”며 “(비대면 시대를 통해) 출산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관계가 늘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찬성측 토론카페 팀은 “비대면 시대로 일상에서 개인의 파편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대면활동의 감소로 교류가 약화되면 개인의 파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SNS 등의 온라인 교류가 감정의 본질적인 해소를 가져다주지는 못한다”고 역설하며 “온라인 교류는 피상적 교류를 통한 느슨한 연대일 뿐”이라고 짚었다.

4강전에서 찬성 입장을 맡은 '토론카페' 팀. (사진=베이비타임즈)
4강전 찬성 입장을 맡은 '토론카페' 팀. (사진=베이비타임즈)

비대면 시대와 양극화의 연관성을 두고 벌어진 논쟁도 치열했다. 토론카페 팀은 비대면 관계가 기존에 없던 양극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봤다. 디지털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그것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토론카페 팀 발언자는 “새로운 포스트코로나는 극소수의 특혜층과 나머지 다수를 만들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측 씨앗 팀은 오히려 포스트코로나가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 저소득층 문제 등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씨앗 팀 발언자는 “인구 문제에 대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코로나로 인해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 한국형 뉴딜 등이 논의될 수 있었던 건 코로나 시기였기 때문”이라며 “고질적인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양 팀은 비대면 시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재택근무’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맞섰다. 반대측 씨앗 팀은 재택근무 활성화가 곧 인구 문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육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찬성측 토론카페 팀은 재택근무를 코로나19의 피해가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가지 않고 차별적으로 가는 사례라고 봤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에 여성이 가사노동을 더 많이 하게 됐는데, 여성들이 코로나19 시기 이후에 가사 부담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면 결혼과 출산을 망설일 수 있다는 것이다.

토론카페 팀 발언자는 “재택근무 역시 특정 업종만 가능한 형태”라며 “오히려 재택근무를 하지 못하는 업종이 코로나 때문에 더 큰 타격을 입었는데,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말은 그들에게 와 닿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치열한 토론 끝에 4강전 승리를 거두고 결승전에 진출한 팀은 찬성측 입장을 맡은 ‘토론카페’ 팀이었다. 이들은 “상대편 팀에서도 우리가 다 생각해봤던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준비한 이야기를 잘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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