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학생들의 미래와 진로 교육
[교육칼럼] 학생들의 미래와 진로 교육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1.06.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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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범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방승범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최근 TV를 보다가 우연히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서의 일과를 찍은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됐다.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남극 세종기지는 이미 익숙했지만 새로 만든 장보고 과학기지와 관련된 내용을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장보고 과학기지의 모습과 그곳에서 지내는 연구원들의 일상 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다면 장보고 과학기지를 단순히 대한민국의 2번째 남극 연구 기지로만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 프로그램은 다양한 직업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어 학생들의 진로 교육에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학교 친구 중에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학교를 그만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 게임을 몇 번 해 본 적이 있었는데 게임을 정말 잘했다. 준프로 단계까지 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후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었다.

그러다 길에서 우연히 그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가웠다. 근황을 들어보니 그 친구는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현재 미국에서 박사 과정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친구는 과거 프로게이머를 준비했던 시절은 힘들었지만,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현재 공부를 하는 것도 즐겁다고 했다.

이 말을 하는 친구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거나 듣게 되면 정말 멋있어 보인다.

학생들이 필자에게 학창 시절 장래 희망은 무엇이었는지 종종 물어볼 때가 있다. 그럼 과거 필자가 학생이었을 때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처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멋진 조종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허준 드라마를 보고 한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장래 희망은 계속해서 바뀌었던 것 같다.

진로 교육은 학생의 미래와 관련이 있기에 학부모, 교사, 학생들 모두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둔다.

진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에 대한 경험과 체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직업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매일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그중 하나다. 과거에는 소속사에 소속되어 있거나 방송사 오디션에 합격한 사람 등 소수의 사람이 방송에 나올 수 있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유튜브 등을 이용해 개인 방송을 자유롭게 한다. 이는 시대가 바뀌면서 새로이 생긴 직업의 예라고 볼 수 있다.

2021년 2월에 교육부에서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생 6학년 6352명, 중학교 3학년 8339명, 고등학교 2학년 8532명, 학부모 1만6065명 등 총 2만3223명이 참여한 조사다.

초등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으로는 운동선수, 의사, 교사, 크리에이터, 프로게이머가 있었으며, 중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은 교사, 의사, 경찰관, 군인, 운동선수였으며, 고등학생들은 교사, 간호사, 생명·자연 과학자 및 연구원, 군인, 의사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된 직업들의 특징은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직업군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장래 희망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진로 교육의 측면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에 대해 경험, 체험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직업 체험은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진로 체험관이나 교육청, 지역 자치 단체에서 운영하는 진로 직업 박람회 등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진로 선택에 있어서 부모가 좋다고 생각하는 직업을 자녀에게 추천할 수는 있지만, 선택을 강요하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생각과 자녀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친구 중에 의대에 간 이가 있었다. 그 친구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부모님이 의대를 권유하여 의대에 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피를 보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결국 의대를 다닌 지 3년 만에 자퇴하고, 다시 시험을 봐 애니메이션 학과에 진학했다. 친구에게 물어보면 의대를 자퇴한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고 했다. 또 현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또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장래 희망에 대해서 언제나 응원해주는 것이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처음부터 자신의 장래 희망을 생각해 놓은 아이들도 있지만, 다수 학생은 장래 희망이 자주 바뀐다.

최근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인해 장래 희망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필자도 앞서 말한 것처럼 드라마 허준을 보고 난 뒤에는 한의사가 되고 싶었고, 의학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에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 이와 관련된 직업을 하고 있지 않다.

만약 부모님이 학생의 장래 희망을 듣고 난 후에 아쉬운 마음으로 학생에게 ‘그 직업은 별로야!’ ‘다른 좋은 직업들도 있는데 왜 그 직업을 하려고 하니?’라는 표현을 하게 된다면 학생은 마음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자녀에게 ‘그 직업을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니?’, ‘너와 잘 어울릴 것 같다’ 등의 긍정적 관심과 응원의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는 아이의 긍정적 자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진로 교육에 있어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학생들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주는 것이다.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매우 바쁘게 지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 공부 외에도 학원 공부, 운동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매우 바쁘게 지낸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볼 시간은 자신을 성찰하고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에 학생의 성장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진로 교육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학교 현장과 진로 교육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학생의 참여가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진로 교육의 긍정적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학생의 미래를 다루는 진로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홍대부속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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