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은행권 전산오류, 이유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은행권 전산오류, 이유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5.2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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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국민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KB국민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 20일 저녁 KB국민은행 모바일 뱅킹으로 계좌이체를 진행하려던 A씨는 당황했다. “거래처리 중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다”는 문구가 나오고 앱 자체를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KB국민은행의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는 다 같은 불편을 겪었다. 20일 오후 5시 15분부터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과 인터넷뱅킹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전산 오류가 일어난 것은 올해만 벌써 6번째다.

이에 퇴근 후 계좌 잔액을 확인하거나 이체 거래를 이용하려던 KB국민은행 고객들은 고충을 겪었다. 다만 자동인출기 입출금 업무와 체크카드 결제 업무 등은 정상적으로 유지됐다.

전산 오류는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7시 45분께 정상화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산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업그레이드 후 점검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 주요 시중은행 전산오류 올해만 ‘여섯 번째’...왜?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일에도 모바일 뱅킹과 인터넷뱅킹에서 전산 오류를 일으켜 사용자들로부터 지적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저녁 이후 시간대, 오후 9시 30분부터 11시 20분까지 두 시간 정도 오류를 보였다.

이에 국민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한 달 사이에 비슷한 원인으로 계속해서 오류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며 불편을 호소했다. 지난달 오류가 발생했을 때도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산센터의 백업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전산시스템을 교체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시스템 교체 후 3일 만에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간헐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시중은행 전산 오류는 금융소비자들에게 민감한 이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일상화된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잠깐의 전산 오류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기 쉽다.

20일 KB국민은행의 전산 오류로 올해만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총 6번의 전산 오류가 일어났다.

지난 1월 2일에는 우리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와 인터넷뱅킹이 오후 5시 40분 정도부터 약 2시간 동안 장애를 일으켰다.

1월 25일 오전에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오류가 발생했고, 2월 15일 새벽에는 IBK기업은행에서 일시적으로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사업 등 시중은행이 ‘디지털 혁신’에 발맞추는 과정에서 늘어난 정보 처리량(트래픽)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오픈뱅킹은 금융소비자가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금융사에 가입된 자신의 계좌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2019년 은행권에서부터 도입을 시작해 지난해 12월부터는 상호금융과 증권사가 뛰어들었다. 오는 29일부터는 저축은행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문제는 고객의 금융 계좌가 많이 연동될수록 오픈뱅킹을 지원하는 금융사 앱에서 처리해야 하는 트래픽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오는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은행권의 ‘트래픽’ 고민에 무게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데이터 처리를 대비해 전산 시스템을 교체하는 등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서는 새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은행권이 ‘디지털 혁신’을 외치면서 모양만 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KB국민은행을 이용하는 한 고객은 “KB금융은 어플은 여러 개씩 만들면서 제대로 구동이 안 된다”며 실질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초부터 앞다퉈 '디지털 혁신'을 외쳤던 은행권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고객의 불편을 줄이면서 서비스를 개선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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