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이어간 키움증권...하반기 남은 숙제는?
호실적 이어간 키움증권...하반기 남은 숙제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5.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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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공여 늘리려면 자기자본 확충해야
토스·카카오페이증권과 'MTS' 경쟁도
(사진=베이비타임즈)
(사진=베이비타임즈)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키움증권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2621억원으로 전 분기(지난해 4분기) 대비 25% 증가했다.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33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견고한 브로커리지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본다. 올해 1분기는 사상 최대 거래대금이 경신될 정도로 유가증권시장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리테일 부문에서는 해외주식 브로커리지가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1분기 해외주식 수탁 수수료 수익 규모는 57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무려 113%나 증가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수익기반이 다양화되면서 높은 리테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높은 1분기 기저와 비교해 2분기 이후 거래대금이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끌어올린 키움증권의 이익은 덩달아 둔화할 수도 있다.

전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회전율 또한 이미 고점 형성 이후 하락추세여서 향후 이익둔화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용공여를 위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올해 키움증권에 주어진 숙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신용공여를 할 수 있고,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구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기준 2조5000억원 정도에 머물렀다.

지난해 연 매출 규모가 비슷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2일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까지 받은 것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하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이 자기자본 확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실적 발표와 함께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키움증권 관계자는 “자본확충 계획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보통주 유상증자보다는 전환상환우선주 형태의 자본확충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1년 3월말 기준 키움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2조7200억원으로 연내 3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향후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 업계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상반기 새롭게 증권업에 진출한 이른바 ‘빅테크’ 증권사들은 사용자 친화적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주요 증권사들 사이에서 ‘MTS 강자’로 불린다.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키움증권의 MTS 월간활성화이용자(MAU) 수는 평균 310만명으로, 주요 증권사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토스증권이 쉽고 직관적인 설계로 사용성을 극대화하고, 카카오페이증권이 원장관리시스템을 코스콤과 협력 개발하는 등 MTS에 주력하며 ‘쉬운 투자’를 걸고 나오자 키움증권도 마냥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어졌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는 온라인 자산관리 사업영역을 포함해 디지털 플랫폼 강점을 보유한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 과제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차세대 MTS 개발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컨퍼런스 콜에서 키움증권 관계자는 “통합 MTS 공개를 올해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며 “향후 마이데이터 인가를 받는다는 전제하에 자산관리와 AI 트레이딩 서비스 등을 녹여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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