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질염 치료 미루다 자궁질환 키울 수도
[칼럼] 질염 치료 미루다 자궁질환 키울 수도
  • 지태섭 기자
  • 승인 2021.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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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산부인과 최동석 원장

"왜 생기는 거죠?", "꼭 치료해야 하나요?" 질염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들이다. 질염은 질병관리본부 통계를 바탕으로 하면, 여성의 75%가 일생에 한 번은 발병하는 질환이며 45%는 두 번 이상 발병하는 질환이다. 

질염은 자궁근종과 함께 '여성의 감기'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궁근종처럼 평소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다, 건강검진이나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발병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기도 한다. 그만큼 자주 발생하지만 발병 사실을 모르거나 치료를 미루는데, 두 질환 모두 감기처럼 흔하지만 방치시 심각할 경우 난임, 불임, 기타 자궁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질염은 질 점막에 세균이 감염돼 일어나는 염증이다. 질의 특성상 습도가 높아 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거니와 오염된 균이 질 내부로 유입되기 쉽다. 또 폐경기 이후에는 질 점막이 얇아져 발생하기도 한다. 간혹 질염의 원인을 성관계나 청결의 문제로 오인하기도 하는데 질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질 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불균형 때문이다. 질 내에 유익균이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균형이 깨지고 유해균이 증가해 발생하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치료의 경우 질 내 드레싱과 항생제 복용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어 부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질염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냉의 양이 많아져 속옷이 젖는다’, ‘노랑, 초록, 회색 등 불투병한 분비물이 발생한다’, ‘분비물이 치즈처럼 덩어리져 있다’, ‘외음부에 따가움, 가려움 등이 느껴진다’, ‘성교통, 통증, 약간의 출혈이 있다’, 이중 1개 이상 증상을 갖고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질염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자궁 건강과도 관련이 높다. 질염을 방치하다 만성이 될 경우, 질 내 유해균이 자궁 내부까지 올라가 자궁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골반염, 방광염뿐만 아니라 자궁질환인 자궁경부염, 자궁경관염, 자궁내막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질환들은 난임, 불임 등도 유발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질염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통풍이 잘 되는 속옷이나 하의를 착용하고, 질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최선의 예방은 정기적인 검진과 이상 증상을 잘 체크하는 데 있다. 

글 : 산부인과 전문의 최동석(최상산부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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