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에도 실손보험 적자 지속...“보장기준 개선할 것”
보험료 인상에도 실손보험 적자 지속...“보장기준 개선할 것”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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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최근 매년 보험료가 오르고 있음에도 실손보험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0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향후 대응계획’을 발표하고 실손보험 운영에 대해 평가했다.

실손보험은 피보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완형으로 도입해, 국민의 사적 안전망 구실을 하는 대표보험으로 불린다.

그러나 실손보험의 보험손익은 지난 2016년부터 5년 연속 손실을 이어왔다. 금감원은 2020년 실손보험 보험손익은 -2.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손실 규모가 컸다. 손보사 보험손익 손실은 지난 2019년 -2조3545억원에서 2020년 -2조3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149억원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의 보험손익 손실 규모는 그나마 나았다. 생보사 보험손익 손실은 지난 2019년 -1588억원에서 2020년 -1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약 비중이 적은 생보사의 보험손익은 손보사와 달리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발생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합쳐 보험료수익으로 나눈 값인 합산비율도 100%를 초과했다. 보험료로 얻은 이익보다 사업비와 손해액을 합친 값이 더 크다는 의미다.

매년 큰 폭으로 보험료를 인상했음에도 지난해 실손보험의 합산비율은 123.7%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보사의 실손보험 합산비율은 전년 대비 1.5%p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27.3%에 육박해 적자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실손보험 상품 구조상 과잉 의료에 대한 통제장치가 부족하고,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이처럼 적자가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상품구조를 개선하고 비급여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실손보험의 보장기준을 개선해 필수적인 치료비는 보장을 확대하되, 보험금 누수가 심한 비급여 항목은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한다.

의료 서비스를 과다하게 이용해 보험금 누수를 유발하는 비급여 항목은 분조위 결정과 판례 등을 참고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요인을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비급여 보험금의 통계집적과 관리를 강화한다.

향후 비급여 진료비 통계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관계 당국과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정액보험 감독도 강화한다. 실손보험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을 유발하지 않도록 정액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보험회사 내부적으로 통제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필요할 경우 사후 관리도 병행해 상품변경이나 판매 중지 등 여러 권고 조치도 적용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제2의 국민보험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상품구조를 개선하겠다”며 “꼭 필요한 치료비는 보장을 확대하되, 소수의 과다 의료이용이 선량한 다수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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