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태기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대표원장, "Bravo My life"
[인터뷰] 정태기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대표원장, "Bravo My life"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05.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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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오피니언 여섯 번째 이야기
아이들의 행복은 내 인생의 원동력
교육 통해 아이들의 삶 바꿀 수 있어
(photo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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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일생을 살면서 자기의 적성을 찾아 한 가지의 직업에 정착하는 것도 굉장한 운이다. 아마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소위 말하는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은 일을 하며 그냥 세월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의 직업도 모자라 '세 가지'의 직업을 병행하고 있는 의료인이 있어서 화제다. 김해서울이비인후과-독립바이오제약 대표-지구촌 교육나눔 대표를 겸하고 있는 정태기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필연코 이러한 독특한 이력에는 어떠한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터뷰를 끝마치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잘 만났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가치 있게 살기를 원한다. 어떤 이는 소비하며 비싼 물건을 수집하는 자, 어떤 이는 누군가에게 봉사를 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채우는 자, 누군가는 권력을 쌓으며 더 높은 직군에 올라가고 싶은 자 등이다. 저마다 기준은 다르며 정답도 없다. 다만 나는 아이들을 통해 위로와 행복을 더 얻고 있다. 그것이 내가 가치있게 사는 삶이다"고 말했다.

원고를 작성하며 인터뷰했을 때를 생각해 보니 그가 가진 화려한 이력보다도 의료인으로서 아이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파랑새' 정태기 원장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란 무엇일까? 그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확인해보자.

Q. 원장님 안녕하세요 독자들께 인사말씀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해서울이비인후과 정태기 대표원장입니다. 베이비타임즈 독자들과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니 처음 병원을 시작할 때가 생각나는군요. 처음 창원에서 개원한 후 아이들을 진료해보니 편도가 너무 커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 질환으로 인해 아이들이 삶을 사는 데 고통을 받는 것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소아 편도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편도 치료를 잘한다"는 입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1년에 500명 정도를 수술할 정도의 병원으로 규모가 커지게 되었습니다.

김해서울이비인후과 정태기 원장 (Photo 편도왕블로그)
김해서울이비인후과 정태기 원장 (Photo 편도왕블로그)

하지만 정작 기본적인 것에 소홀히 하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도전, 아이들을 위한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초심을 점점 잃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싶은 그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 김해로 옮겨 김해서울이비인후과를 다시 개원했습니다. 그 선택은 지금도 후회가 없습니다. 제 마음이 편하고 오히려 아이들과 다시 가까워진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고 신나는 병원으로 아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병원에서 진료 중인 소아 편도-아데노이드 질환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편도 조직이란 코와 입의 후벽(인두) 점막 속에 위치해 있는 림프세포인 여포의 집합체를 말하며, 외부로부터 체내로 들어오는 물질에 대한 방어 역할, 특히 태어나서부터 수년간 면역학적 방어 기전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표적인 것은 목젖의 양측에 있는 호두 모양의 조직으로, 흔히 편도선이라고 부르는 구개편도와 목젖의 위 쪽에 위치해 쉽게 보이지 않는 아데노이드라고 부르는 인두편도가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종류의 편도들이 입안 뒤쪽에 고리처럼 둥근 모양으로 퍼져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편도(구개편도)-아데노이드(인두편도)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전체 소아 인구 비율로 따진다면 10% 정도가 되며, 이 질환은 편도가 커지게 되면서 수면 무호흡증, 코골이 및 수면의 질이 매우 낮아지게(누워서 잠을 잘 수 없는 매우 불편한 상황) 됩니다. 그 후 더 악화되면 질환(아데노이드)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는 아이들의 돌출입, 만성 귀 질환, 치열이 바뀌는 등 얼굴의 형태가 바뀌게 되는 위험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급성 편도선염이 잦은 경우에는 류마티스 심장질환, 류마티스 관절염과 신장염 등 심각한 면역 질환 합병증이 증가하게 되며, 만성편도선염시 이물감과 구취를 발생시킴으로 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보통 이 질환(편도-아데노이드)에 대해 모르는 보호자들은 '엉뚱한 진료과'를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의 답답함과 고통이 길어지며, 성장 장애를 초래하게 됩니다. 언급 드린 증상이 보이거나 의심이 된다면 늦기 전에 진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4~6세가 최적의 수술 시기)

Q. 그렇다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치료는 크게 약물과 수술요법이 있습니다. 보통 수술이 필요한지 여부는 발병 횟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1년에 3-4회 이상 고열을 동반한 편도선염(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전신의 저항력이 감소했을 때 편도 내 세균으로 인해 급성감염이 일어나는 질환)을 앓으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동시에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코골이와 무호흡이 동반된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합니다. 

정태기원장과 진료받은 아이들 (Photo 편도왕 블로그)
정태기 원장과 진료받은 아이들 (Photo 편도왕 블로그)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많은 사람들이 전신 마취를 하면 머리가 나빠지는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데 이런 부작용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 검증된 의약품과 의료진을 믿고 불편함을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최근 레이저, 코블레이터, 혼합형 전기소작 절제기 등을 이용해 미세수술로서 편도절제를 하면 합병증도 적고 수술 후 출혈 및 통증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병든 편도 비대부문만 절제하는 편도 아데노이드 부분 절제술은 편도선의 고유방어기간을 보존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Q. 병원 업무 이외에도 여러 가지 업무를 하고 계시는데, 그중 독립바이오제약 회사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독립'이라는 회사 이름이 눈에 띄는데요.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가요?

사실 제약회사를 설립하게 된 이유 중에는 이후에 말씀드릴 '지구촌교육나눔'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길어질 것 같지만 최대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원해 진료를 하다 보니 '전자 차트'에 대한 불만이 높았습니다. 기술 좋은 장비를 하나 추가시키면 추가 수수료를 요구하니 환자를 위해서는 안 할 수도 없고 답답하더군요. 그때 결심을 했습니다. "재벌 자본-다국적 제약기업 등으로부터 '의료 독립'을 하자! 우리가 약을 생산해서 우리가 처방하자!"라는 심플하지만 무모한 생각을 말이죠. (웃음) 그 후 2013년 7월 대학 동기 2명, 1년 후배를 포함해 4명이서 제약회사를 만들기로 결의를 했습니다. 그날 맥xxx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결의를 해서 우린 '맥도결의'한 날이라고 부릅니다.

(Photo 독립바이오제약)
정태기 대표이사 (Photo 독립바이오제약)

최종적으로 2013년 10월에 독립바이오제약을 설립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반에 고생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도와주신 분들, 미안한 분들이 지금 말씀드리고 있는 순간에도 스쳐 지나갑니다. 회사가 조금씩 성장해 현재는 폐렴, 류마티스 관절염을 비롯한 각종 염증성 질환 등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의료진이 진료 현장에서 느낀 니즈를 현실에 반영한 EMR 의료포털솔루션 개발로 의료IT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전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다국적 제약기업, 재벌 자본 등으로부터 진정한 의료 독립을 이루어내고 헬스케어 분야의 플랫폼이 될 독립바이오제약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세계 30대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앞서 말씀하신 지구촌교육나눔이란 곳에서도 대표이사의 직함을 가지고 계시는데, 이곳에서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

2005년 딸아이와 함게 탄자니아, 케냐 등에 의료봉사를 하러 갔어요. 한국에서 온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 보려고 3~4시간씩 걸어오던 마사이족의 맨발을 보니 궤양과 염증이 심한 상태여서 마음이 참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동시에 케냐 나이로비 빈민촌에서 수녀님이 운영하시던 병원에서 마주한 수많은 결핵 환자들을 보며 '그들 앞에 우리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그렇게 의료봉사를 하며 그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의료환경 이외에도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후부터 저소득 국가 교육지원에 대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2018.5.17 트리부반 고등학교 준공 및 기증 (Photo 지구촌교육나눔)
2018년 네팔 트리부반 고등학교 준공 및 기증 (Photo 지구촌교육나눔)

결정적으로는 2010년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를 방문했을 때 '카스트제도'에 들지 못하는 불가촉 천민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나서입니다. 제가 태어난 곳도 경상남도 진주와 마산 사이에 있는 시골 마을 '한골'이라는 곳입니다. 소위 말하는 깡촌입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저 또한 환경이 열악한 조건으로 성장했던 것이 기억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 역시 교육을 통해서 삶이 바뀌었는데 이들 또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삶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즉 '교육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자'라는 목표가 생긴 것이죠. 주위에서는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냐" "저 양반 또 사고 치네" 식의 반응을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행복을 찾기 위해 전 제 길을 묵묵하게 걸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지역 화가들과 네팔 어린이를 돕기 위한 바자회를 개최해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주변인들을 설득해 '한국-네팔 교육 나눔'이라는 후원회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Photo 지구촌교육나눔)
(Photo 지구촌교육나눔)

이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결과적으로 도움을 주신 후원 업체들도 많이 늘어 네팔 오지에 열 개의 학교를 지었으며, 현재도 계속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니 버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건립한 학교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원 업체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자금'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니깐요.

즉 병원과 독립바이오제약을 운영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지구촌교육나눔'의 영속적인 후원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결국에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멋지고 좋은 일이잖아요.

또한 회사를 더욱더 성장시키고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시킨 후 나중에 제 회사 주식을 망설임 없이 '지구촌교육나눔에' 넘길 예정입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너무 무모하고 큰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손가락질은 하지 말아 주세요.(웃음) 제가 존경하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상상력은 종종 우리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나 상상력 없이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아무데도 없다." 독자들께서도 하고 싶은 일을 생각만 하지 마시고 지금부터 한 가지라도 실행해 보시길 권유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Q.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으신 것 같습니다. 그 밖에 아이들을 위해 진행한 교육이 있다면?

특별한 건 아니지만 지난 2017년 제가 운영하고 있는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병원 로비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습니다. 대부분의 소녀상은 야외에 있지만 실내에는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머무르는 공간에 세워 시민들이 자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병원에 설치했습니다. 특히 병원에 하루 200명 정도가 내원을 하는데 그분들에게 역사에 대한 진실을 자연스럽게 알린다면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Photo 김해서울내과)
변재봉 작가 작품 평화의 소녀상 (Photo 김해서울이비인후과)

(참고로 이 작품은 전신상으로 앉아 있는 모습인데 의자가 없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는 영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정 원장은 설명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병원에 보호자와 같이 온 자녀들이 소녀상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경우가 생기니 부모가 설명을 해주는 상황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설명을 위해서는 역사 상식을 알아야 하잖아요. 역사에 대해 잊었던 가족들도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게 되니 그걸로 충분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역사가 남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잖아요. 역사를 알고 공부한다는 것은 나의 뿌리를 잊지 않는다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번 인터뷰를 제안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이렇게 말씀드리게 되어서 과분한 마음입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압축해서 말씀드리다 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무엇보다 저도 그동안 달려왔던 일들을 복기하는 시간을 가져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제가 한 가지 중요한 걸 빼먹고 있었던 게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시는 김해서울이비인후과 의료인들, 독립바이오제약 직원, 지구촌교육나눔 관계자 분들께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이 있기에 행복한 꿈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바라며 항상 정직하고 올바른 의료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태기 원장 약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의학박사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

미 하버드 의대 이비인후과 전임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외래교수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외래교수  

김해서울이비인후과 원장

독립바이오제약 대표이사

지구촌교육나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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