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증권가 키워드는 ‘금소법·IB’...호실적 예상 속 선두는?
1분기 증권가 키워드는 ‘금소법·IB’...호실적 예상 속 선두는?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4.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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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국민은행 제공)
지난 20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1분기 증권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유가증권시장을 향한 관심이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3220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에도 증권업계가 호황을 맞아 실적 잔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투자 광풍’을 맞아 이미 '역대급' 실적을 여럿 갈아치운 바 있다.

정길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1분기 순이익은 지난 4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겠지만, 사상 최고치의 주식 거래대금 및 해외주식 거래의 확대로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소법은 증권업계에 왜 유리할까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은 금융 시장 전반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특히 당장 고객들을 가장 많이 상대해야 하는 시중은행들이 창구에서 큰 혼란을 겪었다.

금소법 시행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채널 중 하나인 증권사 역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계속 문제가 터졌던 사모펀드나 파생결합증권 등에서 고객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판매 후 문제가 발생하면 금소법은 판매사에 대한 과징금을 판매액의 최대 5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영업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소법 시행이 한편으로는 증권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보다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를 더 강화하면, 그만큼 브로커리지 수입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은 금소법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금소법 시행으로 인해 간접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라면서 “직접투자 수단인 주식의 거래대금 레벨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증권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계좌는 올해 들어 다시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시장 전체 활동 계좌 수는 약 4064만개로, 작년 4분기 대비 14.5% 증가한 수준이었다.

정길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직접투자의 대체재가 없고, 저금리의 대안이 없는 환경”이라며 “수수료 수익의 호조는 일단은 유동성 흐름이 줄어들 때까지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 “IPO 활성화는 대형 증권사에 수혜”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하면서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었지만, 기업금융(IB)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어 올해는 IB 부문에서 증권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1분기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피비파마) 등 굵직한 IPO 이슈가 증권가의 관심을 끌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주관했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은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상장을 주관했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IPO 시장의 꾸준한 호황으로 대형 증권사의 관련 수수료 수입이 견조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이후에도 조단위 규모의 대형 상장이 대거 예정돼있다. SK IET,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뱅크 등이다.

이러한 대형 IPO의 주관사를 보면 대부분 1분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피비파마의 상장을 주관한 ‘대형’ 증권사들과 거의 같다. SK IET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크래프톤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는 KB증권이 상장을 주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주관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역시 대형 증권사가 상장 주관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활성화는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과 리테일 실적을 모두 견인할 것”이라며 “IPO 활성화는 대형 증권사에 수혜”라고 설명했다.

(사진=베이비타임즈)
(사진=베이비타임즈)

◆ 실적 앞서 가는 곳은 어디?

1분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IPO 대어’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주관한 데다, 업계는 올해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지분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4.67%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0%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리테일과 기업금융 모든 부문에서 호실적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시장 자금을 기반으로 리테일 수익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 IPO와 기업금융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1분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주관에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도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이후 SK IET, 일진복합소재, 크래프톤의 상장 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근탁 키움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꾸준하게 IB 실적을 내는 가운데, 작년 대비 미래에셋증권의 주관 실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 거래대금이 급증해 리테일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면서 “국내외 성공적인 대규모 상장이 이어지고 있어 그랩, 디디추싱 등 투자에 대한 성과가 실적에 드러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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