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경운 교수 "소아-청소년 ADHD 함께 고민해 볼까요"
[인터뷰] 정경운 교수 "소아-청소년 ADHD 함께 고민해 볼까요"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1.04.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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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오피니언 네 번째 이야기
문턱 넘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이 건강해지는 첫 지름길
전문의-보호자-아이들 서로의 노력이 중요

[베이비타임즈=유경수 기자] 정신의학 전문의들은 소아-청소년 시절의 건강한 정신건강이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자신의 능력 개발은 물론 학령기에 있을 수 있는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함으로써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해가 지날수록 늘어나는 학업 및 경쟁, 급격하게 변해가는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는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영향은 소아-청소년에게도 미쳐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최근 들어 소아 ADHD의 증가가 늘어나고 있는데, 각종 TV 프로그램들까지 편성해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진단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사회적으로 심각성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부모들이 육아를 하다 보면 "혹시 내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도 수없이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시간은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준비해 보았다.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전문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경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대해 알아보자.

소아-청소년 전문의 정경운 교수 (사진=가톨릭 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제공)

Q. 교수님 안녕하세요? 건강한 육아에 앞장서고 있는 베이비타임즈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톨릭관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정경운 교수입니다. 모든 의료인들은 아픈 환자들을 돌보는 게 당연한 임무이지만 저 같은 경우는 소아와 청소년의 건강을 더 책임지는 의료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정신의학 및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우울, 불안, 스트레스, 양극성장애, 조현병 등 정신건강과 관련해 불편함을 가진 환자들을 위해 연구 및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속해 계신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나요?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1983년도부터 시작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의학과를 전공한 의사들이 모여 학문적으로 교류를 위해 모인 학회입니다. 전반적으로 정신건강 인식과 관련 부분들의 근거기반을 통해 진단과 치료 소아청소년 정신과 관련된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학회는 400명 정도의 회원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소아청소년들의 질환이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소아 ADHD의 원인 및 대표적인 증상은 무엇이 있을까요?

보통 ADHD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 ADHD의 기본적인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음주, 스트레스 등)과 환경적인 위험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물학적인 변화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즉 하나의 단일 원인이라고는 보기는 어렵습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3가지로 크게 구분이 되는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주의력 결핍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않거나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 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과잉행동 같은 경우는 아이가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산만하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마지막 충동성은 어떤 상황에 대해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날카롭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대표적인 세 가지 증상들은 연령 때별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질환이 동시에 발생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보통의 경우를 살펴보면 어릴 때는 과잉행동 질환이 많이 나타나며, 반대로 나이를 먹을수록 과잉행동 장애는 줄어들고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이 지속되는 것을 확인되고 있습니다.

Q. 시기마다 치료의 방법은 다른가요? (심리치료, 약물치료 구체적으로)

결과적으로 ADHD의 질환으로 판정이 된다면 표준화된 치료는 약물치료 및 행동치료 2가지로 나눠집니다. 일차적으로 ADHD 질환으로 판정받은 아이는 약물치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건 ADHD라는 질환 자체가 증상이 심해져 어느 정도 생활하는데 기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기본적인 질환의 수준 보다는 높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일차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보호자들께서는 걱정을 하시게 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국제적으로 허용된 안전한 약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인체에는 무해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치료 효과가 좋으며, 무엇보다 이 분야 전문가의 관찰과 진단을 통해 안전하게 진행되니 믿고 치료를 하시길 바랍니다.

행동치료는 필요에 따라서 약물치료와 병행을 하게 됩니다. 특히 보호자들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특성, 여러 가지 행동, 집안의 환경 조성 등의 교육과 상담을 진행합니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 할 수 있게 돕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떤 치료가 더 효과적이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소아-청소년 정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다양한 치료방법을 의논하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Q. 교수님께서 지난 2018년도에 개발하신 심리치료 프로그램 '마음봄봄'은 무엇인가요?

'마음봄봄'은 청년세대의 '마음을 들여다 봄, 마음을 돌봄'이란 뜻으로 집단 심리 개입 치료 프로그램 명칭입니다. 처음 프로그램이 디자인된 이유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우리나라의 청년층의 자살률이 세계적으로 상당히 높아 그런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대상자는 우울증, 불안증 질환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 전단계까지 가 있는 '고위험군자'들이었습니다. ▲우울 유발적 사고 탐색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기법 ▲나 자신에게 하는 말 'Self-Talk' 등 총 8회차의 집단상담을 통한 심리치료와 심리교육과정으로 진행을 했으며, 현재 복지센터, 대학교 상담 센터 등을 통해 누구든 무료로 '워크북'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제공)
(사진=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제공)

 Q. 많은 진료과 중 정신건강의학과의 길을 선택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는군요. 사실 저는 처음 의대에 입학할 때부터 '정신건강의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의학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도 다른 과와는 다르게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복합적인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대에서 실습을 하다 보면 마음이 더 가는 환자들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저는 평소에 관심 있어 했던 정신건강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 마음이 가게 되었습니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들을 위해 "나의 도움을 통해 이들에게 건강을 찾아주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과도 면담을 하지만 주로 보호자와 가장 많은 상담을 하게 됩니다. 먼저 보호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진심을 받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문제로 속상해하는 보호자들을 볼 때 저 또한 아픈 마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정말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이 건강하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상담을 통해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충분히 전문의와의 단계별 상담을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소아정신과에 오시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는 약물 한 가지로도 해결이 되지 않으며 전문의-보호자-아이들 모두가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내 아이는 그럴 리가 없어"라는 개인적인 판단보다는 부모가 그 문턱을 넘는 것이 아이들이 건강해지는 '첫 번째 지름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경운 교수 약력>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원 석사/박사 취득
-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인턴/레지던트 수료
-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강사
-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임상연구조교수
-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
- 국립서울병원 청소년정신과 과장
-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학회 홍보이사(현)
-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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