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아동학대 2015년부터 매년 5000건 증가
[진단] 아동학대 2015년부터 매년 5000건 증가
  • 채민석 전문기자
  • 승인 2021.03.3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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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대부분이 가정...학대 행위자 80%가 부모, 친인척
지난해 입양아 '정인이 사건'이 국민적 관심 크게 일으켜

[베이비타임즈=채민석 전문기자] 지난 17일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하고 1주일간 시신을 집에 방치한 40대 엄마(44)가 구속됐다.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딸의 코와 입을 수건으로 막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동거남과 함께 지내던 피의자는 딸의 출생신고와 경제적 문제로 대립하다 동거남에게 복수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출생 신고를 하지도 않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도 보내지 않았지만 교육 당국과 기초자체단체도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살 된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자 수사에 나선 경찰은 엄마인 김 모(22)씨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빈집에서 6개월 동안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DNA 검사 결과 숨진 아이의 친모는 김 모씨가 아니라 김 모씨의 어머니인 석 모(48)씨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 모씨가 자신의 출산은 물론 신생아 바꿔치기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 중이나 좀처럼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석씨가 딸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 뒤 딸이 낳은 아이와 몰래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해 지난 11일 구속했다.

이 외에도 지난 1월 경기 고양시의 한 빌라 단지에서 갓 태어난 영아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된 사건도 있다. 피의자인 20대 여성의 범행 동기 중 하나가 연하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여서였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연하의 남자친구(24)와 교제 중이던 피의자(29)는지난 2020년 7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혼인을 하지 않는 채 출산을 하는 게 두려워 임신 사실을 숨겨왔다. 부모에게는 물론이고 남자친구가 알게 될 경우 관계를 끊을 것이라는 판단에 남자친구에게도 임신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산부인과 치료도 받지 않고 계속 임신 사실을 숨겨왔던 피의자는 지난 1월 16일 오전 6시께 화장실에서 출산을 하게 됐지만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화장실 창문 밖으로 영아를 던졌다.

이 외에도 지난 3월 5일 10살 조카를 물고문 해 살해한 이모가 있는가 하면, 2월 28일 천안에서 발생한 7살 딸아이 살해사건, 한겨울 지적장애를 앓는 의붓아들을 찬물이 담긴 욕조에 방치해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계모, 9살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7시간이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 등 다양한 아동학대 살해 사건이 최근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피해아동 연령별 구분 및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 그래프 (출처=보건복지부, ‘2019 아동학대 주요통계집’ 발췌)
피해아동 연령별 구분 및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 그래프 (출처=보건복지부, ‘2019 아동학대 주요통계집’ 발췌)

지난 2020년 10월 발생한 16개월 ‘정인이’의 입양부모가 아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일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생후 7개월 무렵 입양된 정인 양이 양부모의 학대로 입양 271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다. 사망 당시 심각한 장기손상과 7군데 골절 등 심각한 학대정황이 발견됐다. 더욱 큰 문제는 정인양이 입양된 이후 어린이집 교사, 의사 등의 3차례에 이르는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는 데도, 부모의 말만 믿고 제대로 된 분리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이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SBS 한 시사프로에서 내용이 다뤄지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왜 시스템이 작동되지 못했나”라며 깊이 분노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로 아동학대 관련 뉴스가 폭발하듯 터져나오게 되었다. 그 이유는 우선 정인이 사건 이후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신고율이 높아진 데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정인이 사건 발생 이후 약 47%가량 신고율이 증가했다.

그 이전까지는 수많은 아동학대 및 사망사고가 끊임없이 있었지만 수면 아래에 있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연도별 아동학대 사례수 (출처:보건복지부, ‘2019 아동학대 주요통계집’ 발췌)
연도별 아동학대 사례수 (출처=보건복지부, ‘2019 아동학대 주요통계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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